【서울=빅뉴스】 김휘영의 행복문화= 1월 6일 매맞는 남편의 이혼 소송에 대한 가정법원의 판결(한숙희 부장판사)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입방아 중이다. 무엇보다 매맞는 대상이 여성인 아내가 아니라 남편이라서 말로만 듣던 ‘매맞는 남편’의 실체를 법정에서 직접 확인한 일이라서 그런 것 같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적잖이 있다고 한다.
필자의 친구 중 한 명도 아내에게 폭행을 몇 번이나 당하고서 도저히 함께 살 수 없다고 생각해서 이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결혼 후 임신과 출산으로 자신의 성취욕구가 좌절된 이유때문인지 몰라도 하여간 아내에 의한 폭력의 정도가 도저히 참기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한번은 아내가 자동차를 모는 중에 서로 다투었고 화가 난 아내가 핸들까지 놓고 폭력을 행사해서 목숨이 위험한 적도 있었다고 하고 또 한번은 명절 날 시댁에 갔다 오다 이런 일을 당했는데 이때는 신혼 집에 도착할 때까지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고 한다. 사연인즉 그 친구의 품에는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갓난애가 안겨 있었고 왼손으로 운전하면서 오른손으로 연신 두들겨 패는 아내에 맞서 대항하다가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게 너무나 뻔했기 때문이라 했다.
성격이 아니라 질병입니다!
집안에서도 폭력이 자행되었는데 이를테면 사소한 일로 다투다 화가 나서 길길이 뛰면서 의자를 집어 던져 의자 다리가 부셔졌는데 그걸 보고 남편이었던 그 친구가 아내에게 “이거 가정폭력 아니냐?”고 했더니 “ 왜? 내가 가져온 의자, 내가 부셨는데 왜?” 라고 하며 더 화를 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아내가 화를 내면 마치 무당처럼 길길이 뛰곤 했는데 별 것도 아닌 일에 불같이 화를 내고서는 "꿇어 앉아 빌어!" 라고 명령해서 아내의 성질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꿇어앉아 빌면, 그래도 화가 덜 풀려서인지 "각서 써!"를 강요해서 각서를 몇 번이나 써 주었는지 모를 정도라고 했다.
또 한번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역 앞에서 남편인 자신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다니며 폭력을 행사해서 이를 목격하던 택시기사들이 크락션을 울리고 뜯어 말린 적도 있다고 한다. 이 일을 당한 후 필자의 친구는 이혼을 결심했고 그는 그 이혼을 ‘해방되었다‘고 표현하는 걸 보니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 가능하다.
세월이 한참 지나서 만나 보니 그 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그 부부의 신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고려하여 옮기면 다음과 같다.
“전처의 그런 이상 행동이 분노조절장애 같은 일종의 정신장애라는 걸 몰랐다. 그때 아내에게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자고 권했지만 극구 반대하며 오히려 자신보고 정신과 상담을 받으라고 강하게 반론하길래 그러면 ‘두 사람이 같이 상담을 받아 보자’고까지 했지만 끝까지 거부했다고 한다. 만일 그때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면 이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친구 집안의 격렬한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할 만큼 전처를 사랑했었지만 계속되는 폭언과 폭행을 당하면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문제는 그 친구의 아내가 자신의 이런 행동에 대해 단 한번도 사과한 적이 없으며 그게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하지도 못할 정도로 무감각했다는 데 있었다고 한다.
그 친구는 최근 행복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데 자신의 남다른 경험때문인지 한 챕터를 “성격이 아니라 질병입니다” 라는 제목으로 할애해서 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분노조절장애
필자는 며칠 전 판결에 나온 아내의 폭력과 필자 친구의 아내가 저지른 폭력의 원인이 ‘분노조절장애’ 같은 일종의 정신질환에서 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 네이버 지식에 분노조절장애를 검색어로 치면 이런 사례가 매우 많음을 알 수 있다. ‘성격은 고치지 힘들지만 질병은 많은 경우 상담이나 투약 등으로 관리(control)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필자 친구 부부도 그때 정신과 상담을 받을 수 있었더라면 상당히 다른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한다. 폭력행사를 하는 상대방을 정신과 의사에게 데려가기가 싶지는 않겠지만, 일단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다면 무엇보다 근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게 된다. 그리하면 부부 상호간 대화의 시작 단계부터 달라져서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서로 무엇을 양보해야 할 것인가 부터 제대로 또 냉정하게 인식하게 되므로 원인을 모르고 있는 경우와는 매우 다른 상황에 처하게 된다. 세상 일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당사자들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게만 되더라도 많은 갈등이 해결될 수도 있다. 또 산후우울증 등과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하여 이런 장애 증상이 '일시적' 인 증상일 수도 있어 원인만 안다면 충분히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겠기에 하는 말이다.
이혼 판결 전 정신과 상담 법적 강제제도
하지만 이해하기 힘든 일이 생기면 정신과 상담보다는 점집(무속인)부터 먼저 찾는 한국의 바람직하지 못한 문화 풍토상 그게 싶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필자 친구의 아내 또한 그 당시 대학원까지 나온 학력 엘리트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독히도 무속인의 말을 신봉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물론 며칠 전 판결로 이혼하게 된 부부도 소송 전에 정신과 상담을 먼저 받을 수 있었다면 가정 파탄을 막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혼은 부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자녀의 미래와 주변 친지까지도 영향을 끼치는 큰 사안이므로 이런 경우 이혼 판결을 하기 전에 판사의 재량으로 정신과 상담을 먼저 받게 하는 법적인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면 어떨까 한다. 물론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는 조건하에서다. 한부모 자녀들에 대해 지원되는 국가의 재정부담을 생각하면 근본적으로 이혼을 줄이는 게 더 이롭다. 현재 이혼을 줄이기 위해서 이혼숙려제도를 두고 있지만 이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또 필요한 제도일 것 같다. 물론 이혼숙려제도와 이혼 소송에 이른 특정한 부부들에게는 정신과 상담 의무화제도를 함께 시행하면 더 효과적일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역술가를 찾기보다 정신과 상담을 생활화해야
한국인들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전문 카운슬러들을 양성하고 정신과 상담을 생활 깊숙이 도입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학생들의 왕따 자살 등 급증하는 자살율의 상승으로 정신과 진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학교 등에 조금씩 도입되고는 있으나 사회적 수요에 비해서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단 한명의 폭력이나 자살도 그 주변에 불행을 전파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러므로 이런 일을 방지하는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최선을 다하는 건 그 당사자들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행복지수를 상승시키는 일임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서구 선진국의 경우처럼 학교, 기업, 스포츠 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 카운셀링 시스템을 도입하여 국민의 불행을 가능한 줄이고 그리하여 진정한 국민행복시대를 열어 갔으면 한다.
글/ 김휘영 행복문화발전소장·문화평론가
뱀다리) 기타 이번 매맞는 남편의 이혼 판결에서 원인을 제공한 아내에게 두 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주고 남편이 매월 100만원의 양육비를 주도록 한 판결에 대한 네티즌들의 불만이 많은 바 이는 양육권과 양육비가 이혼한 부부 사이의 ‘아이들의 복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한숙희 부장판사를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왔다. 즉 아내의 폭력이 남편에게 이루어졌지 아이들에 대한 폭력은 없었다는 점과 또 아이들이 엄마와 살겠다고 주장한 경우일 수도 있겠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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