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개월 여군 과로사 사건, 국방부는 단순사망 처리 '국민권익위원회는 순직권고'

10일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성보)의 조사로 은폐되었을 뻔 했던 앨리트 임신 여군장교 故이신애 중위(29세)의 순직에 대하여 전국민이 분노하였다. 이미 지난 6일 화령장승전 기념행사에서 전쟁도 경험하지 못한 현역들의 들러리가 되어 볼썽사나운 참전용사 퍼레이드가 진행되었다는 것이 알려지고 난 직후라 많은 국민들이 실망한 것은 분명하다.

이미 국가권익위원회는 국방부가 단순 사망으로 처리한 이 사건에 대해서 '순직 권고'를 한 바 있다. 故이신애 중위는 임관 당시부터도 주목을 받았던 여군장교로서 책임감이 강한 군인이었다. 여군 학사장교 임용규정상 4년제 대학 졸업자의 나이보다 많은 26세라는 늦깍이로 임관한 이유도 교사를 하다 그만두고 군인가족의 전통을 이어받기 위한 것이 그를 지휘관으로 경험한 퇴역군인이 증언이 있을 정도이니 나라사랑과 군대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故이신애 중위는 임신의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운영과장이라는 보직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과장급 보직이 고참 대위들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분명 능력이 뛰어나고 책임감이 강했던 군인이 순직한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다. 하지만, 국가관과 직업관이 투철하고, 군인가족이면서 임관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던 여군 장교의 죽음을 단순 사망으로 처리하려고 했던 육군본부는 부대관리에 대한 평판과 부대장의 진급 등을 고려하여 은폐하려고 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그간 본보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6.25전쟁 경험도 구경하지 못하고 월남전에도 참전하지 않은 그야말로 훈련만 치룬 현역군인들의 치부가 드러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복지예산 100조 시대, 군 장병들 인권은 6.25 수준

한편 故이신애 중위(만 28세)가 과로로 인해 임신 7개월째에 쓰러진 것을 2월 2일 마침 남편이 숙소를 방문하여 발견하고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가 다시 강릉의 병원으로 도착해 수술을 받았지만 죽음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결혼하고 임신한 여군 장교가 숙소에서 남편과 별거하여 살 수 밖에 없는 군부대 주택보급 문제도 발견되었고, 1차 병원에서 상급의료기관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헬리콥터라던지 119구급차 및 군용비상차량을 이용하여 신속하게 이동하지 못한 문제가 설명되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현재 국방부와 육군본부가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과 단순 사망으로 처리하였던 책임을 면할 수 없으나, 이제 고인을 위해서는 출산한 신생아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당시 임신7개월 상태의 故이신애 중위가 아이부터 살리기 위해 제왕절개를 시도하여 출산하였다. 하지만 다음날 故이신애 중위는 아이도 안아보지 못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아이는 2월 2일 697g으로 태어나 4개월을 인큐베이터에서 자고 다행히 지금은 건강하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국제 의학계와 세계보건기구에서는 2.5kg미만을 저출생체중아, 1.5kg 미만을 극소저출생체중아라고 한다. 특히 1.0kg미만을 초극소저출생체중아((ELBW, extremely low birth weight)라고 하여 상당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른둥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초극소저체중출생아의 생존 확률은 65~83%를 보이고 있는 데 故이신애 중위의 아이가 위기를 넘긴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간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미숙아의 위험성에 대하여 인지하고 고위험군의 신생아와 산모를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모자보건법”을 개정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 근거를 마련하였다. 따라서 이번 그러나 故이신애 중위의 안타까운 순직에는 국방부의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한 합당한 대우 뿐만 아니라 아이의 건강한 삶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적극 발벗고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제 故이신애 중위의 순직은 국방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여성이 힘들어하고 있는 고위험군의 신생아에 관한 국가의 책무가 필요한 시기이다. 사상최초 복지예산 100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정작 누구를 위해 복지예산이 사용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할 이정표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그간 부대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해당 부대장과 간부의 출세를 위해 불편부당하게 처리되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