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미디어인사이드'가 이른바 조중동 언론권력 비판에만 몰두하는 반면 신흥 언론권력으로 자리매김한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선정성과 불공정성 문제에는 눈을 감고 있다는 시청자위원의 지적에 KBS 측은 “문제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황의원 시청자위원(주간 미디어워치 산하 연구진실성검증센터 센터장)은 지난 시청자위원회의에서 의견제시를 통해 “‘미디어인사이드’가 신흥 언론 권력인 포털(네이버·다음)의 폐해를 아이템으로 전혀 다루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본지보도 : “KBS는 포털 뉴스 폐해 왜 안 다루나”)
하지만 이에 대해 KBS 시사제작국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제작진은 포털 뉴스의 문제 등 전반적인 뉴미디어 생태계에 대해 심층적인 보도 비평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고 답했다.
KBS 시사제작국의 변, “미디어인사이드, 공정성과 균형 잡힌 비평한다는 평가 받는다” 주장
시사제작국은 “특히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뉴스 편집과 관련해 뉴스 스탠드 방식 개편으로 인한 문제점과 대안을 두 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다룬 바 있다”며 지난 1월 12일에 방송 된 ‘낚시 기사’, 선정성…대책은? 편과 4월 21일 방송된 ‘인터넷 뉴스’ 판도 변화? 편을 근거로 들었다.
시사제작국은 이어 “또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국수주의를 부추기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가 작성되는 문제 (8.11. 글로벌 시대, 맹목적 애국주의?)를 보도한 바 있고, 네이버에서 가장 많은 기사가 노출되고 있는 연합뉴스와 주요 신문사간 갈등 상황, 온라인 뉴스 유료화 문제 등을 짚기도 했다. (8.11. 신문사-연합뉴스 갈등, 속사정은?)”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와 함께 제작진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한 보도, 언론사 해킹 등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새로 등장한 저널리즘, 뉴미디어 현상과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보도 비평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제작진은 신문·방송 등 전통적 매체뿐만 아니라 포털의 뉴스편집 문제 등 온라인 미디어 생태계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시사제작국은 조중동의 편집 문제는 다루면서 반면 포털의 심각한 좌편향 편집 문제는 다루지 않고 있다는 황 위원의 지적에 대해선 “또한 지난 15일 방송된 “공인의 사생활 보도, 어디까지?” 아이템은 특정 신문의 편집 문제 비판과는 관련이 없으며 해당 언론의 보도를 계기로 우리 언론들이 ‘공인’의 ‘사적 생활’을 보도할 때의 기준을 알아보고, 과거 법원 판례, 외국 사례를 알아봄으로써 향후 언론 보도 시 주의점 등을 환기하려는 내용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디어인사이드’는 비평에 있어서 공정성과 균형을 주요 가치로 삼고 있으며, 대내외적으로도 균형 잡힌 비평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프로그램의 비평 영역은 신문에 국한돼 있지 않으며 방송·온라인 뉴스·디지털 미디어·소셜 미디어·다양한 문화 현상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또한 매체간 상호 비평 뿐 아니라 ‘주목 이 기사’ 코너 등을 통해 언론의 잘하는 부분을 정당하게 평가하고, 미래 언론의 나갈 길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위원 “‘사실에 어긋나는 지적’ 답변한 부분과 관련 착오를 인정·사과하라”
그러나 시사제작국측의 이러한 답변은 핵심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비켜간 것으로 보인다. 황 위원의 지적은 언론 기능까지 흡수하며 급속히 확산되는 포털의 정파성, 특히 다음과 같이 노골적 편집을 통해 반정부·친야 여론을 조성하는 문제였는데 KBS 시사제작국이 이 문제에 답변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포털사의 심각한 독과점 문제 뿐 아니라 여론조작 논란 등 언론권력 횡포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고, 포털 규제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KBS측은 이 문제를 단 한 번도 정면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게 황의원 시청자위원의 판단이다.
황 위원은 시사제작국 측이 이러한 답변을 보내온데 대해 “거듭 지적한다. ‘미디어인사이드’는 지금껏 네이버와 다음 포털의 편향적·선정적 뉴스 편집 문제를 제대로 다룬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인사이드’ 제작진이 이번 답변서를 통해 사실관계를 호도한 부분에 대해서 참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황 위원은 “‘미디어인사이드’가 일찌감치 포털 문제를 지적했다면서 언급한 네 꼭지들(1.12. ‘낚시 기사’, 선정성…대책은? / 4.21. ‘인터넷 뉴스’ 판도 변화? / 8.11. 글로벌 시대, 맹목적 애국주의? / 8.11. 신문사-연합뉴스 갈등, 속사정은? )은 본 위원이 지적한 네이버·다음 포털 뉴스의 편향적·선정적 편집 문제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거나 혹여 관계가 있더라도 포털 뉴스를 포함한 우리나라 모든 언론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편집 문제를 다루었던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황 위원은 “포털의 언론 권력, 뉴스 편집 문제란 바로 ‘다음 메인화면 뉴스’와 ‘네이버 뉴스’의 웹버전, 모바일버전의 편향적·선정적 편집과 관계된 것”이라며 “‘미디어인사이드’는 이 문제를 꼭지로서 하다못해 간접적으로라도 제대로 다룬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실 ‘네이버 메인화면’의 경우는 이미 오래전부터 일반 인터넷 언론사에 편집권을 넘긴 지 오래인데 ‘미디어인사이드’는 ‘네이버 메인화면’과 관계된 뉴스스탠드 문제를 다뤘다면서 그게 본 위원의 지적하고 있는 문제를 이미 다룬 것인 양 곡해를 해서 답변을 했다”며 시사제작국측의 답변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미디어인사이드’가 균형 비판한다? 이 주장이야말로 사실과 달라, 출처 밝혀야”
황 위원은 또 “‘미디어인사이드’의 조선일보 비판 보도(9.15, 공인의 사생활 보도, 어디까지?)와 관계된 문제의 경우도, 물론 ‘미디어인사이드’의 해당 조선일보 비판 보도 자체에도 지적할 부분이 있지만, ‘미디어인사이드’의 지금까지 조중동 비판 편집 기조를 기반으로 본 위원이 비판을 했음도 상기바란다”면서 “포털 뉴스 권력은 놔두고 왜 항상 신문 권력 문제만 지적하냐는 지적”이라고 말했다. 즉 황 위원은 ‘공인의 사생활 보도’에 대한 비평은 그 한 예에 불과할 뿐, 그 한 아이템을 문제 삼은 게 아니라 ‘미디어인사이드’의 전반적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 위원은 그럼에도 “사실과 다르다”면서 제대로 된 명확한 근거로 설득력 있는 답변도 하지 못하면서 마치 시청자위원이 허위주장을 하는 것처럼 답변을 내놓은 시사제작국 측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미디어인사이드’ 측은 일단 본 위원이 사실에 어긋나는 지적을 했다고 답변한 부분과 관련 착오를 인정하고 먼저 사과부터 해주기 바란다”면서 “아울러 ‘미디어인사이드’가 ‘대내외적으로도 균형 잡힌 비평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디서 나온 평가인지 출처를 밝혀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 6월 27일 한국언론학회와 KBS의 공동심포지엄인 'TV 매체 비평 10년, 성과와 전망'에 나왔던 패널들은 각자의 정치적 입장이 달랐음에도 한 목소리로 ‘미디어인사이드’의 균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꼬집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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