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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한반도 문제 최고 전문가, “북한의 위장 평화 공세에 속지 말라”

“국제 사회가 김정은의 당근 연설에 취해있는 동안, 그의 무력 남침을 기도하는 강압적 흉계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미국의 유력지가 북한의 위장 평화 공세에 속으면 안된다는 내용이 담긴, 미국 거주 한국계 외교안보 전문가의 서신 형식 칼럼을 게재해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화제다.

‘더힐(the Hill)’은 의회전문지로서 정치 분야로는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에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매체다. 이 매체는 4일자로 ‘미국 전상서: 평양의 위장 평화 간계에 현혹 되지 말아야 한다(Dear America: Don't fall for Pyongyang's predictable, poisonous ploy)’ 제하 이성윤 교수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성윤 교수는 미국 터프츠 대학 플래처 외교전문대학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외교안보 전문가다. 이 교수는 미국내 한반도 문제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며 그의 견해는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등 주요 매체에도 빈번히 인용되곤 한다.

이 교수는 미국인들에게 보내는 서신 형식으로 쓰여진 이번 기고문 서두에서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유사-화해적인(quasi-conciliatory)’ 톤으로 ‘주체 혁명의 완성을 다짐하면서, 다음달에 있을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 기원까지 덧붙여, 북측 대표단을 서울에 파견하겠다’라는 의사를 표명했다”면서 “그러나 국제 사회가 김정은의 그런 당근 연설에 취해있는 동안, 그의 무력 남침을 기도하는 강압적 흉계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윤 교수는 미국인들이 북한의 수법에 속으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김정은은 기존의 호전적 성향의 수사법과 다른 부드러운 대화 제스처를 통해 국제 사회에게 평화적 외교 해법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하지만 평양발 유화 제스처는 평양의 오래된 위장 전술이다”라고 단언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북한에게는 한국의 평창올림픽을 앞둔 시점이 곧 위장 평화 공세를 재개해야 하는 시점이다. 북한은 늘 이런 식으로 북한 정권에 대한 이미지 개선, 그리고 한국의 비굴한 지지를 얻어서 과실을 편취해왔다는 것이다.

이성윤 교수는 “(북한은) 지난 4반세기 동안 수십억 달러의 현금, 식량, 연료를 남한과 미국으로부터 비핵화의 헛된 대가로 갈취해 왔다”고도 지적했다.

이성윤 교수는 김정은이 이전에 계속 해왔던,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을 잠시 멈추고서 동계올림픽에 참여하려는 목적을 정확하게 봐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정은은 바로 그렇게 같은 한민족에게는 민족주의 감성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보내고, 또 동시에 미국에게는 한국이 신뢰할 수 없는 동맹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의 경우를 본다면) 서울은 평양에게 고위급 회담 및 정상회담을 갈구할 것이며, 이런 일들은 늘 새로운 대북 지원 합의로 귀결됐다”며 “한국은 지난 2002년, 2003년, 그리고 2005년에 개최된 국제 대회 행사에서 북측 응원단에게 엄청난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 관례가 됐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민족주의 감성으로 흥분된 시기에는 수십억 달러가 실제 북으로 흘러갔다”며 “ 이 대가로 서울은 평양의 대변인을 자처하면서 대북 제재를 준비하는 워싱턴과 이견을 노출시켜서 한미동맹의 균열을 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펼쳐질 그림도 뻔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응원단의 박수와 춤사위에 한국은 물론 미국 선수들까지 장단에 맞추어 흥겨운 축제의 장이 연출된다. 일촉즉발의 북핵 긴장 국면에서 하룻밤만에 한반도가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분위기 전환이 급격히 일어난다. 북한의 참가로 인해 동계올림픽 TV시청률이 급상승하고, 대회 참석에 망설이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아베 일본 총리가 개회식에 방문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연출 공작을 통해서 김정은은 미국의 강한 압박에 맞서 평화적 해법을 진정성 있게 고민하는 지도자로 포장될 것이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동계올림픽 이후 국제사회에 또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인가. 이성윤 교수는 “‘부드러운 기조’를 앞세워 서울, 베이징, 모스크바를 통해 워싱턴에 긴장 완화를 위한 평양과 합의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띄울 것이다”라며 “물론 그 합의 내용은 제재 약화, 정례화된 한미 군사훈련 연기, 평화협정에 대한 협상 개시 등등이다”라고 예측했다.

이어 이 교수는 “김정은은 어쩔 수 없이 생존권 차원에서 자위적 핵 보유를 하는 편집증적 행태를 연출할 것이고,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파쇼적인 과대 망상적인 압제자로 몰아갈 것”이라며 “북한의 비합리적인 선결 조건이 마치 신뢰도높은 대안처럼 포장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렇게 김정은은 종간에는 주한미군 철수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얻어냄으로써, 압박과 검열로 한국을 굴복시키리라는 것이 이성윤 교수의 진단이다.

이 교수는 “이것이 바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주체 혁명 완수이다’”라며 “(이 전략은) 아무리 북한이 가난과 기근으로 정통성 없는 국가일지라도, 북한으로서는 양보가 불가능한 절대 전략이면서, 생존을 보장할 유일한 전략이다”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북한의 이런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윤 교수는 북한이 늘 미국에 대해서는 상시적 핵 협박을 하고, 반대로 다른 미국의 동맹국들에게는 위장 평화 공세로 갈라치는 짓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얻는다면 이런 행태는 더욱 심화되리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

이성윤 교수는 상황을 비관했다. 평양의 평화공세는 무력 도발의 전조현상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아 게임 폐막식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한 후, 곧바로 대북 풍선을 향한 기총 사격을 가하고 그로부터 한달 후에는 미국의 소니 영화사에 대한 사이버 테러 도발을 했었던 사례, 그리고 2010년 남북 군사 회담 직후에는 사상자 46명의 천안함 어뢰 피격 사건이 있었던 사례를 떠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1950년 6-25 전쟁 발발 직전에도 남북통일 회담을 제의했던 전력까지 있다.

이 교수는 “미국은 북한이 추후에 감행할 무력 도발에 대한 보험이 바로 김정은의 위장평화 공세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며 “이유인즉슨 북한의 위장평화 공세에 의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남북간 장밋빛 평화 화해 분위기가, 이후 감행할 북한 무력 도발에 대한 미국의 강한 보복 응징 제재 및 압박을 무력화시키는 도구로써 활용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따뜻한 거짓 평화 분위기에 굴복해서는 절대 안된다”며 “설익은 제재 완화라든지, 혹은 서울의 비상식적인 대북지원 정책같은 것을 방관했다가는 미국은 ‘새로운 재앙’을 마주해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기고문을 마무리했다.

미국이 마주하게될 ‘새로운 재앙’이란 무엇인가. 바로 “동북아 역내가 아닌 태평양을 가로질러 미국 본토 상공에서 듣게될 ICBM의 굉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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