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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디지털 전체주의’의 변태적 진화...게임 앱으로 충성 확인

조지오웰 소설보다 오싹한 ‘빅브라더’ 완성단계, 검열·감시 넘어 국뽕·충성 강요

만일 대한민국 정부가 ‘학습 문재인’라는 게임 앱을 개발한 뒤 전 국민에게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면 어떨까. 게임 점수는 각급 관공서에 전송되고, 회사 인사고과나 개인 신용평가에 활용된다면? 또 앱을 실행할 때 정부가 모든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도록 강요한다면?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중국에서 벌어지는 실제 현실이다. 



중국은 첨단 IT 기술을 활용해 국가 주도의 국민 감시체제를 강화하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사회신용시스템(social credit system)’은 전 인민의 온·오프라인 활동 정보를 모아 이를 감시·포상·처벌 등에 활용하는 제도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에는 시진핑을 찬양하고 홍보하는 게임 앱마저 출시해 인민들에게 설치를 강요하고 있다. 국민을 검열·감시하는 수준을 넘어 국뽕(맹목적 애국주의)을 강요하고 확인하는 단계로 진입한 셈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영국 IT전문 매체인 와이어드(Wired)는 ‘중국의 전체주의(오웰리언) 선동 앱, 그 치하에서의 기괴한 현실(The odd reality of life under China's Orwellian propaganda app)’이라는 제목으로 에이미 호킨스(Amy Hawkins) 기자의 기사를 게재했다.



와이어드는 “중국을 ‘오웰리언(Orwellian) 사회’라고 규정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14억 중국 인민들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하지만, 중국 정부가 직접 제작한 게임 앱을 자국민에게 의무적으로 즐길 것을 강요한다면 ‘오웰리언 사회’는 적확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초 중국 당국이 ‘위대한 중국 공부(Study the Great Nation)’라는 게임 앱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오웰리언은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이름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그의 작품 ‘1984’에 묘사된 오세아니아처럼 독재 권력이 모든 국민의 삶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일컫는 말이다.

와이어드가 기사에서 언급한 앱은 중국어로 쉐시창궈(Xuexi Qiangguo)라고 부른다. 한자로는 학습강국(學習强國)이다. 여기서 강국은 중국을 뜻한다. 국내 언론들도 이 앱에 관한 기사를 썼는데, 상당수가 “중국에서 다운로드 1위 앱은 시진핑을 찬양·홍보하는 앱”이라는 식으로 맥락없이 건조하게 다뤘다. 반면, 와이어드는 앱이 출시된 배경과 목적, 궁극적인 지향점까지 자세하게 분석했다. 

와이어드는 “쉐시창궈라는 앱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찬양 기사, 영상 홍보 자료를 (최소 5분 이상) 숙지한 뒤 퀴즈를 통해서 당에 대한 ‘충성도’를 점수로 환산하는 게임”이라며 “중국 인민은 의무적으로 게임을 실행해야 하고 그들의 선생님이나 직장 상사들은 이를 감시한다”고 설명했다. 와이어드는 해당 앱이 ‘디스토피안(dystopian)’을 연상시킨다고 썼다. 



쉐시창궈는 중국 공산당이 알리바바(Alibaba)와 제휴해 제작했다. 앱은 시진핑 찬양 기사와 선전물이 주를 이룬다. 와이어드는 “예를 들어 ‘중국 자연자원부, 자연재해를 효과적으로 예방·대처’라는 제목의 기사는 ‘자연자원부의 노고를 치하하는 시진핑의 친서에 대해 아프리카를 포함한 전 세계인이 극찬하고 있다’라는 낯 뜨거운 내용으로 게임 유저들의 필독 기사로 설정돼 있다“고 밝혔다. 또 “부가적으로 앱 사용자가 기사 댓글에 점수 주기, 사용자 간에 메시지 주고받기, 정권찬양 이벤트 기획 등을 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와이어드는 앱의 이 같은 주요 기능은 ‘사상 개조’라고 강조했다. 와이어드는 “앱에서 획득한 포인트는 향후 상금으로 치환해 직장에서 인사관리에 반영된다고 개발자들은 밝혔다”며 “실제 학교와 직장에서 게임 포인트가 저조한 학생이나 직원에 대한 공개비판(public shaming) 및 자아비판(self-criticisms) 대회가 일부 지역에서 열렸다는 소식도 있다”고 전했다. 




쉐시창궈는 2019년 1월 출시된 이후 현재 중국 내 ‘앱 스토어(App Store)’에서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앱 평가는 대부분 부정적이다. 이와 관련, 와이어드는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자) 지난 2월 개발자는 앱에 대한 평가 기능을 폐쇄했다”며 “폐쇄 전에는 ‘왜 이 게임을 의무적으로 실행해야 하는가(Why is [this game] mandatory)?’ 같은 평가가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의 현직 교사인 치우 위안(Qiu Yuan)은 앱의 이용약관을 살펴본 후 다운로드를 거부하기도 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이용약관에는 이용자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 ▲연례 건강검진에서 획득한 의료정보(Bio data) ▲전화번호 ▲쇼핑 기록 ▲위치 데이터 ▲삭제된 콘텐츠 기록 ▲기타 개인 정보 등을 수집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용약관을 본 위안 교사는 “이건 정말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반발 기류로 중국에서는 강압적인 앱 사용을 우회하는 편법도 난무하고 있다. 와이어드는 “깃허브(GitHub)에서 제공하는 무료프로그램 ‘엿먹어라 쉐시창궈(f**k – xuexi qiangguo)’를 설치하면, 이용자들이 앱을 켜두고 실제 플레이를 안해도 자동으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며 “일종의 봇(Bot, 자동기계)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이 이처럼 황당한 게임 앱을 개발한 이유에 대해 와이어드는 공산당이 추진하는 ‘사회신용시스템’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근본적으로 개인 신상정보 수집의 ‘게임화(gamifying)’는 사회신용시스템 구축을 위한 초기 단계이다.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은 인민들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정보를 수집하려고 한다. 이 정보를 활용해 무단 횡단, 부채 미상환, 열차 내 흡연, 무엇보다 ’정부 비판‘과 같은 이른바 사회질서 위반자들을 처벌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와이어드는 “이미 사회질서를 어긴 1700만명이 공공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면서 “이들은 비행기 탑승, 호텔 숙박, 자녀의 학교 배정 등에서 제한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은 2020년 사회신용시스템 완성을 목표로 한다”며 “이를 위해 쉐시창궈 앱을 개인정보 수집의 핵심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은 이미 개인 신상정보 수집과 감시가 일상화 됐다. 와이어드는 “중국에서는 안면 인식 기술이 널리 보급되어 있고, 무엇보다 거의 모든 일상이 위챗(WeChat), 알리페이(Alipay)를 통해 이뤄지는데 각각 텐센트(Tencent)와 알리바바(Alibaba)가 소유한 회사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목할 점은 텐센트에 투자한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은 중국 공산당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면서 “2017년 말 통과된 중국의 사이버보안법에 따르면, 중국 IT 기업들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 사실상 중국은 합법적으로 인민의 모든 개인정보를 공산당이 임의 수집할 수 있는 국가”라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은 사회신용시스템을 활용해 종교탄압의 핵심 도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와이어드는 “올해 초 해커들은, 심천에 본사를 둔 센스네트(SenseNets)가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250만여 무슬림에 대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가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신장 지역 무슬림들은 이미 초법적인 감금을 당하고 있으며, 강제 구금당하지 않은 주민들마저 지방 정부로부터 스마트폰을 통한 일상적인 디지털 감시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와이어드는 “중국 공산당이 인민을 감시할 모든 기술력을 확보한 상황에서 게임 앱 쉐시창궈의 등장은 새로운 함의를 가진다”면서 “중국 공산당은 개인 감시를 넘어 쉐시창궈를 통해 중국 인민들의 관심을 ‘국가의 영광’을 향해 돌릴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감시 하에 있는 국가에서, 독재권력은 이제 본인들이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싶어한다”고 마무리했다.

(With a host of surveillance opportunities and technologies already at the government’s fingertips, Study the Great Nation is something new. As well as observing Chinese citizens, the government hopes that the app can be a way for citizens to refocus their own attention on the glory of the nation. In a country where everyone is under watch, the monitors want to ensure that they are also s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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