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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이제 KBS를 폐기처분할 때가 왔나

독도 헬기추락 참사, 거짓과 변명으로 일관한 KBS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KBS가 재난정보 인프라 구축 등에 쓰겠다고 요구한 20억원의 신규 예산을 처리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매우 합당한 처사였다. 최근 KBS의 여러 사건사고를 보면 KBS의 부실한 재난방송 원인을 결코 예산이 부족해서 빚어진 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독도 소방헬기 사고에서 보듯 KBS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와중에도 목숨보다 특종이 더 중요한 ‘공영방송’이다. 11월 2일 KBS 저녁뉴스는 사고 헬기가 환자를 태우고 뜨는 장면을 보도했다. 독도에서 장비를 점검하던 KBS 기술자가 찍은 영상으로 약 1분 정도 당시 모습이 담겨 있다. 현재로서는 그 1분여 정도의 장면으로는 헬기 사고 원인을 파악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영상 자체가 인명 구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만일 그 1분의 영상에 미처 생각지도 못한 중요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면 어땠을까. 

우리가 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KBS가 찍은 그 영상이 구조에 도움을 줄 수 있었느냐 아니냐가 아니다. KBS가 사람을 살리는 것 보다 자기들 특종을 더 신경 썼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인명구조를 위해 헬기 영상을 보여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경찰에게 촬영 영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차가운 바다 속에 갇힌 피해자를 우선 떠올렸다면, KBS가 공영방송사이자 재난주관방송사라는 사실을 상기했다면 헬기 이륙장면을 살펴봐야하니 영상을 공유해달라는 경찰에 대고 촬영 영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할 수 있었을까. KBS는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KBS 기자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라 헬기 이착륙장 보안상 문제라든가 헬기진행방향과 무관한 화면이라고 생각해 추가 화면이 없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 해명도 말이 안 되긴 마찬가지다. 영상이 보안상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또 헬기 진행 방향과의 유무관 판단을 왜 KBS 직원이 하나. 



문 대통령은 ‘사고뭉치’ 양승동 사장 해임시켜라

어찌됐든 KBS 기자는 무조건 경찰과 구조당국 요구에 적극 협조했어야 했다. 올해 4월 윤상직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난주관방송사인 KBS가 최근 2년 간 늑장 재난방송을 한 사례가 총 544차례나 된다고 한다. 강원도에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는 동안에도 KBS는 재난방송 대신 김제동이 진행하던 정규방송을 틀고 있었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관련 세미나까지 열려고 그 자리에서 정필모 KBS 부사장은 “지난 4월 강원 산불 당시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라고 인정하면서 “이후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재난방송 매뉴얼을 전면 개편하고 재난방송센터의 장비와 인력도 보강했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그 결과가 독도 소방헬기 추락 사고에서 보인 KBS의 태도였다. 이쯤 되면 장비와 인력,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KBS에서 실종된 공공성과 윤리정신, 궁극적으로 이런 꼴로 만든 양승동 사장의 문제로 봐야 한다. 

범죄피의자 조국 수호 집회에 헬기를 띄우며 권력에 아부하던 KBS는 정작 국민이 절실히 필요로 할 때 핵심 역할은 외면했다. KBS가 기자정신을 발휘할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게 망가졌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고 초기 양승동 사장과 영상 촬영자, 보도한 기자 등은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의 피해자 가족들의 사과요구를 외면했다. 대신 다른 직원 일부만이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려 했다고 한다. 그러다 어제(6일) 양 사장은 혼자 피해자 가족들을 찾았다가 분노만 사고 돌아갔다. 피해자 가족들의 심정이 십분 이해가 된다. 세월호 사고는 5년 6개월이 지나도 때마다 추모와 보도로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하는데, KBS가 인명피해사고 핵심 영상을 은폐해 구조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는데도 사장과 당사자들이 진심어린 사과는커녕 피해자 가족을 사실상 피하고 있으니 극명하게 비교가 되지 않겠나.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고로 숨진 소방대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KBS가 취할 조치는 명백하다. 피해자 가족 앞에 무릎 꿇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진상규명과 관계자 처벌을 약속하면 된다. KBS가 최소한 그러한 조치도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고 피해자들을 위로한다는 문 대통령은 양승동 사장부터 갈아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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