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소녀상 앞에 한 남성이 무릎 꿇고 사과하는 형상의 조형물 ‘영원한 속죄’를 제작한 김창렬 한국자생식물원의 원장이 거짓말을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조형물을 사비로 조성한 한국자생식물원 김창렬 원장은 “국내·외에 있는 소녀상들을 비난하고 조롱하거나, 훼손하는 실태를 보면서 단순히 입장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속죄 대상을 확실하게 형상할 필요가 있어 소녀상의 대상을 아베로 상징해 조성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제작한 조각가 왕광현씨는 “속죄를 모르는 일본이 작품과 같이 머리를 조아리고 우리가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속죄해야만 비로소 용서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형상화한 조형물”이라며 “아베 총리는 식민지배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를 회피하는 정반대 행보를 하고 있음을 각인시키고 반성을 촉구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왕 조각가는 작품 제목은 조정래 작가가 정했다고 밝혔다.
그 사이 일본정부는 교도통신과 산케이 등의 보도를 통해 ‘아베사죄상’의 존재를 알게 되고 우리 정부에 공개적인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 갈등이 우려되자, 우리 외교부도 ‘국제예양’을 존중해야한다는 논평을 냈다.
김 원장은 이때부터 “조형물이 아베를 상징한다고 말 한 적이 없다”며, 일본 정부가 과민하게 반응한다면서 도리어 비난의 화살을 일본으로 돌렸다.
김 원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식물원에 작은 동상 하나 만든 것인데 일본이 문제 삼고 나선다면 그건 그들의 자유”라며 “(내) 생각을 표현한 작품으로 애초부터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슈화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했다...(중략)...그는 외교적 분쟁을 우려해 동상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베’라는 말을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고 명명하지도 않았다고 한다. 다만 김 원장은 일본의 왜곡된 역사의식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위안부의 존재 여부를 부정하고 독도를 분쟁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등 일본이 반성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28일 일본 교도통신은 김 원장이 조형물에 대해 “아베 총리를 특정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사죄하는 입장에 있는 모든 남성을 상징한 것이며 소녀의 아버지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언론은 김 원장의 말을 인용해 일제히 일본 정부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아베를 상징한 것도 아닌데 일본 정부가 시비를 건다는 것이다.
김 앵커는 김 원장의 여러 설명을 들은 뒤 “여기까지 일단 팩트 체크를 하자면 작품명이 아베 사죄상 아니고 그 조각의 남성 얼굴이 아베 총리 얼굴을 본 뜬 것도 아니고”라며 “아니, 마음속으로 아베 총리가 정말 사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뭐라고 할 자격이 일본에게는 전혀 없고 누구에게도 전혀 없는 거 아닙니까”라고 정리했다.
경향신문은 김 원장의 말뒤집기로 자사의 최초보도가 오보로 몰리는 분위기가 되자, 아베를 상징해서 조형물을 만들었다는 김 원장을 발언을 다시 기사화했다. 29일 경향신문은 ‘‘아베 사죄상’ 논란에…일본 정부 “사실이면 한·일관계 결정적 영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6면 1단으로 지면에도 게재했다. 팩트에 자신 있다는 뜻이다.
국내 언론은 김 원장의 말 뒤집기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거짓말을 인용해 덩달아 반일감정을 조성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