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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29일 방영된‘PD수첩 광우병 보도’편의 도입부에서 인용한 동영상은, 미국 최대의 민간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미국 내 도축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부들의 동물학대행위를 고발하기 위하여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2007년 10월경 캘리포니아에 있는 홀마크 도축장에 위장취업하고 이 장면들을 촬영하여 2008년 1월30일 공개했는데, 특히 주저앉는 소에 대한 도축장 인부들의 학대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기충격기로 소의 얼굴을 찌르는 장면, 지게차로 밀어붙이는 장면, 주저앉는 소를 체인으로 묶어 끌고 가는 장면, 소의 코에 호스로 물을 뿌리는 장면 등이 포함되어있다.

여기에서 미국 내에서 발견된 광우병소의 사례들을 정리해 보면, 2003년 12월24일 워싱턴 주에서 발견된 6.5세 된 젖소가 처음이었는데, 이 소는 캐나다로부터 수입된 소였다. 그리고 2005년 6월10일 텍사스 주에서 12세 육우와 2006년 3월13일 앨라배마 주에서 10세 된 육우 등 두 사례는 미국산 소였다. 하지만 이 소들은 1997년 8월 반추동물에 대한 반추동물 유래단백질 사료금지조치가 내려지기 이전에 출생하였으며, 정밀조사결과 영국과 유럽에 대유행을 일으켰던 광우병과는 달리 동물성사료와 무관하게 발생하고 있는 비정형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었다.

비정형 광우병은 영국에서 발생한 광우병과 비교해서 원인물질인 프리온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이 다르다. 이를 사람에서 생기는 CJD와 비교한다면 인간광우병(vCJD)과는 다른 산발형CJD(sCJD)에 해당한다고 비유할 수 있다.

비정형광우병은 2007년 9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모두 37건이 보고되었을 뿐이다. 이 병은 주로 나이든 소에서 발생하고 어떤 경로를 통하여 발생하는지 아직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광우병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은데, 아마도 광우병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단계에서 생긴 다른 질병의 증상 때문에 도축되는 과정에서 광우병예찰검사를 받아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광우병으로 확진된 소들을 보면, 도축당시 나이가 20개월에서 18년에 이르고 4~6년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암수나 품종에 따른 특별한 차이는 없다. 광우병에 걸린 소가 보이는 증상은 초기에는 별로 특별한 점이 없다. 다만 체중감소, 젖이 줄거나 착유를 거부하는 행동,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면 정밀검사를 통해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과 구별한다. 특히 좋은 사료를 공급하는데도 잘 먹지 못하고 되새김질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쩍 마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광우병소의 비교적 특징적인 증상들은 행동장애, 감각장애 그리고 운동장애로 구분할 수 있다. 외부의 자극에 대하여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는데, 몸을 떨거나 콧망울을 핥거나, 이를 가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눈알을 신경질적으로 움직이거나 입술, 콧망울, 귀, 목 등을 미세하게 떨기도 한다. 그밖에 사소한 접촉이나 소음, 그리고 빛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여 커다랗게 울거나 묶어둔 끈을 풀려고 몸부림을 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막대기로 목이나 머리부위를 자극하면 바로 머리를 흔들어대면서 검사하는 사람을 향하여 뿔을 겨누는 등의 방어 자세를 취한다.

병증이 진행되면 몸의 중심을 잘 잡지 못하기 때문에 잘 넘어지는데, 초기에는 금방 일어나서 도망을 간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뒷다리를 비척거리다 힘이 부치면 주저앉고 만다. 즉 주저앉는 증상은 광우병소가 말기에 보이는 증상이다.

하지만 영국형 광우병이 대유행을 보이지 않는 지역에서는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 소는 광우병보다 다른 원인으로 나타난 것으로 본다고 한다. 주저앉는 소의 대부분은 골절 등 각종 부상, 산욕마비, 난산, 각종 질병으로 인한 쇠약, 납이나 요소 등으로 인한 중독증, 마그네슘부족과 같은 대사성질환 등 60여 가지의 질환에 걸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우번대학의 폴 왈즈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대사성질환, 자궁염, 대장균성 유방염, 그리고 근골격, 신경손상, 분만마비 골절과 같은 부상 등의 순서로 주저앉는 증상이 많이 발생한다. 즉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 소를 광우병 고위험군이라고 분류하는 것은, 주저앉는 소 가운데서 광우병에 걸린 소를 발견할 가능성이 일반 정상소보다 높다는 의미일 뿐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도 주저앉는 소를‘광우병 임상 의심축’이 아닌 광우병 정밀검사를 받아야 하는 예찰그룹에 속하는‘사고소’로 분류하고 있다(OIE의 육생동물 위생규약 제11.6.21항의 광우병 예찰기준 중‘사고소’의 정의는“30개월 이상의 걷지 못하는 소, 드러누운 소,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일어나거나 걷지 못하는 소, 30개월 이상의 절박(긴급)도축소, 생체검사에서 불합격한 소[절박(긴급)도축소, 기립불능우]로서의 주저앉는 소를 포함” ).

미국이 OIE에서 수정 제안한 광우병예찰시스템에서 주저앉는 소와 같은 광우병 고위험군에 대한 예찰을 강화한 것은 이와 같은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이 1990년부터 2009년 2월경까지 대부분의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 폐사소, 사고소, 광우병유사증상을 보이는 소를 주로 하여 모두 97만8000여 두를 조사한 결과, 3마리의 광우병소를 확진한 것이다.

미국 농무부가 주저앉는 소의 도축을 금지한 배경에는 광우병에 대한 대응조치 이외에도 도축되는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우할 것을 요구하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라 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1958년부터‘자비로운 도살법(Humane Slaughter Act)’을 도입하고 1978년 이를 확대하였는데, 여기에는 모든 동물은 사슬에 묶여 라인 위로 끌어올려지기 전에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사람이 효과적인 기절장치를 사용하여 한번에 의식을 잃게 만들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리고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 소도 재검사를 거쳐 사소한 원인이라고 판단될 경우 도축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칼슘부족이건 심리적인 원인이 있었건 간에, 검사를 받을 때는 멀쩡하다가 도축 직전에 쓰러진 소들 중 인위적으로 일으킨 소들도 도축장에 이르는 긴 통로를 걸어 들어가야지만 도축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소들은 도축대상에서 제외된다.‘PD수첩 광우병 보도’편에서 방영한 동영상에서 인부들이 일으켜 세우려고 애를 쓰던 소들도 제 발로 걸어서 도축장에 들어서지 못하면 폐기될 운명이었던 것이다.

따라서“미국은 2003년 첫 광우병 발생 후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 모든 소의 도축을 금지했다.(…)그러나 지금은 주저앉는 소라도 최초 검사를 통과한 후 주저앉으면 도축이 가능하다. 이 소들은 검사를 통과해 도축장으로 갔다.”는 내레이션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2008년 1월30일 홀마크 도축장의 동영상을 공개한 다음인 2월15일 캘리포니아 검찰은 해당 도축장의 인부 2명에 대하여 동물학대금지규정위반(살아있는 동물에 대한 폭행, 신체절단, 고문, 상해행위)과 주저앉는 소 취급규정위반(기구를 이용해 주저앉는 소를 미는 행위) 혐의로 기소하였다고 한다.

‘PD수첩 광우병 보도’편에 등장하는 주저앉는 소의 통통한 모습이나 전기 봉으로 찌르는데도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보아 이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수의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일준PD는 동영상이 끝난 다음“광우병에 걸린 소의 도축되기 전 모습이 충격적”이라고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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