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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에 유관순이 ‘꼭’ 있어야 하냐고? ‘당연!’

2015년도 개정판에 겨우 ‘유관순’ 언급한 검정교과서…유족들, “친일파 때문에 훈격 낮아져” 주장도

‘3.1운동’의 대표적 인물인 유관순이 현 검인정체제 교과서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교육부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과서에 ‘유관순’이 언급돼 있다면서 허위광고라는 주장에 방점을 두고 반박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광고 중에 ‘2014년까지 일부 교과서에는 유관순이 없었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으며, 21일 발표한 교육부 해명자료에 따르면 2015년도 개정판에서 겨우 ‘도움글’과 ‘사진’ 등으로 설명이 추가됐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교과서 내에 유관순 언급 여부가 아니다. ‘유관순’이 교과서에 수록돼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자칭 진보 역사 강사 “유관순 누나 교과서에 없냐고 따지는 것 정말 유치한 주장”

한겨레 등 이른 바 진보좌파 매체들은 역사 강사 심용환(38) 씨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교육부 광고 관련 주장을 근거로 해당 광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심씨는 “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유관순 누나 이야기가 없을까?”라고 반문하며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넣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 같은 사칙연산이 왜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나 정석에 없냐고 따지는 꼴이다. 정말 유치하지 않느냐?”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많은 유관순들이 함께 목놓아 외쳤던 3•1 운동의 역사와 의미, 그로 인해 가능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탄생! 고등학생이라면 무엇을 배워야 할까? 유관순 누나? 아니다. 수많은 유관순들이 이루어 냈던 3•1 운동의 가치와 임시정부의 의미를 숙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심 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한 네티즌은 “동시대의 역사적 사건들의 경중을 따져 보더라도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저항의식을 좀더 심도있게 설명하기 위해서라도 유관순열사의 희생은 ‘다 알고 있으니 언급할 필요가 없는 사건’이 아니라, 오히려 좀 더 자세하게 알려주어야 할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 처럼, 역사적 사건 혹은 인물의 수록 여부는 개개인의 철학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다. 또, 모든 사건과 인물을 교과서에 수록할 수 없는 만큼, 교과서 집필 과정 중에는 취사 선택의 상황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학습을 위해 채택 된 교과서에 유관순이 없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한 교육부 광고는 일부 국민들에게 제법 ‘충격’을 던져 준 셈이 됐다.

광고가 나오기 이 전부터 한국사 교과서에 유관순이 없다는 사실은 이미 문제로 제기된 상황이었다.



교육부 해명자료에 따르면, 2014년 8월 일부 언론에서 유관순 열사 관련 내용이 교과서에서 누락되어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당시, 한 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유관순은 친일파가만들어낸 영웅이라는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적이 있다.

김 교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유관순 열사 기념 사업회에서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김교수는 사과문을 발송해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여전히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는 관련 주장을 찾아볼 수 있다.

탈북자 “유관순 열사 천거자가 친일행적자라서 역사부정하다니..출신성분 따지는 북한식”

이와 관련, 탈북자 김 정씨는 지난 9일 매체 기고문을 통해, “나는 교과서를 낸 몇몇의 역사가들만 이 진실을 부정하고 있다고 본다…북한과 같은 개인독재국가도 아닌 국민의 나라가 도대체 역사를 어떻게 끌고 가고 있는가”라며 강한 어조로 교과서 문제를 논했다.

김 씨는 또 “대체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 헤매던 과정에 그것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친일 행적이 있는 이화학당의 교장이 유관순 열사를 대표 인물로 소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참으로 아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마치 북한에서 매개인의 뒤를 쫓아다니며 성분 조사를 하고 인간의 인생을 성분으로 규정지어 얽매이게 하듯이 이게 또한 그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심각하게 든다”고 주장했다.

소위, 연좌제라 불리는 상황을 떠올린 듯, 김씨는 “북한에서 살 때 남편이 간부인 한 친구가 결혼해서 애까지 낳고 살다가 처갓집 성분이 나쁜 이유로 강제 이혼당하고 가정에서 쫓겨난 일이 있다. 이것이 그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식으로 따지면 유관순 열사를 천거한 사람이 나쁜 사람이어서 역시 인정해줄 수 없다는 북한식 정치방식의 한 대목이다. 북한에서 장성택을 죽임에 있어서 그 주변의 인물들까지 다 몰살시키는 방식과 유사한 것이 아니라 똑같다. 좌파, 아니면 아니고서는 감히 생각해 낼 수 없는 일이다”라고 격하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한민국이 이처럼 훌륭한 여류 투사를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천거해준 한 인물이 친일파여서 그 자랑스러운 역사의 한페이지를 부정하다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대문형무소, 애국지사 행적보다 민주화운동가 일색으로 바뀌어”

한편, 유관순 유족대표 유제양(78)씨는 “친일파들이 장난을 치는 바람에 우리 고모 독립운동가 훈격이 3등급(건국훈장 3등급 독립장)으로 밀렸다. 그런데 오늘은 대통령께서 화환까지 보내고, 늦었지만 참 감사한 일”이라며, “집안전체가 3•1운동에 관여하는 바람에 거지처럼 살았다…엉터리 서훈은 바로 잡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이혜훈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항일 독립투쟁의 성지인 서대문형무소는 독립운동에 헌신한 애국지사들의 행적을 알리는 곳이어야 하는데 언제부터인가 민주화운동가 일색으로 바뀌었다”며, “민주화 운동의 역사도 중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목숨을 바쳐 일제에 항거했던 애국선열을 기리는 작업이 너무 축소돼 있다…특히, 유관순 열사에 대한 소개 공간은 민주화 인사 1명에게 할애된 전시공간의 5% 수준 밖에 안된다”고 논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서대문형무소는 서대문구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새정치민주연합소속의 박원순시장(2011년)과 문석진 구청장(2010년) 취임 이후 민주화운동중심으로 변하기 시작했다”며, “'서대문독립공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민주화운동만 강조돼 있어 아쉽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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