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미국에 새 정권이 들어서면, 우리는 적어도 미국과 더 소원해지지 않도록 애써야 한다. 미국에서 고립주의가 다시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워싱턴에 인맥이 거의 없는 처지라서, 우리의 대미 외교에선 대통령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도덕적 권위를 잃은 터라, 박 대통령은 이 어려운 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게다가 박 대통령의 외교는 중국에 너무 기울어서 미국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물러난 뒤, 후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바로 전임자에 대한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사면(a full and unconditional pardon)’을 단행했다. 그는 닉슨 대통령의 사면이 미국 이익에 가장 좋은 방안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포드 대통령 자신은 거센 비난을 받았지만, 미국 사회는 불필요한 상처를 입지 않고 새로 출발할 수 있었다”
물론 이들은 미국과 달리 한국은 사면을 하기 어렵다는 전제를 달았으나, 주장하는 바는 박대통령이 하야를 하는 조건으로 사면을 해주자는 것이다.
지금 박대통령의 범죄 사실이 드러난 게 있는가. 검찰이 수사를 막 시작한 단계에서 미리 대통령의 중대한 범죄가 드러날 것이 확실하니, 대통령이 스스로 하야하고 그 대신 사면을 해주자고 주장하는게 정상적인 논객들인가. 이들은 대체 대통령의 범죄 관련 정보를 어디서 얻었을까.
혹시 최순실 사건에 깊이 개입해 들어간 전경련으로부터 얻은 정보는 아닐까? 전경련 입장에서야 대통령이 하야하고, 이를 대가로 야당과 야합을 하여 검찰수사를 대충 마무리 하는 게 가장 원하는 바가 아닐까? 다른 독립적 논객이 아닌 전경련을 대변하는 논객 둘이 그 누구도 하지 않은 궤변을 늘어놓으니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마치 박대통령 스스로 하야하지 않으면 전경련에서 다 불어 "박대통령 당신 크게 다칠 수 있다"는 협박으로 들리지 않는가.
아무리 전경련을 대변하는 논객이라도 해도, 드러나지도 않은 대통령의 범죄를 기정사실화 하고 하야 조건으로 사면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국기문란 행태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도대체 지금 이 시간까지도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태어난 듯 찬양과 비호를 일삼는 자칭 보수논객들은, 박 대통령 하야를 획책하는 전경련 논객들을 놔두고 뭘 하고 있는가.
전경련 대변인도, 정권 나팔수도 아닌 상식적인 국민의 시각은, 철저한 검찰수사를 진실을 밝히는 일이다. 전경련 논객들도 협박 같은 주장하기 전에, 전경련 스스로 모든 걸 다 밝히라고 요구하라. 그 대신 대통령이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수준의 범죄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대통령은 헌법과 법에 따른 대통령 직무를 그대로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혹시라도 범죄사실이 드러나면 대통령은 법적 책임을 져야지, 그 범죄에 공범일 가능성이 높은 전경련 대변 논객들이 나서 사면과 같은 뒷거래를 운운할 일이 아니다.
이를 흔드는 그 어떤 음모도 최순실 게이트에 버금가는 국기문란 행태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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