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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동아일보 동정민 유럽 특파원의 양심...정유라 취재후기 ‘확산’

“매일 홍수처럼 쏟아지는 최순실·정유라 관련 의혹 속에 사실로 드러난 게 너무나 없다”

최순실·정유라 관련 동아일보 유럽 특파원의 진솔한 취재 후기가 개인 페이스북에 게재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동아일보 유럽 특파원인 동정민 기자는 지난 1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7시에 정유라를 향해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독일 현지 취재를 마친 후 그 취재후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취재후기의 요지는 ‘언론이 제기한 대부분의 최순실·정유라 관련 의혹은 알아보니 사실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동아일보·채널A가 온갖 의혹보도를 쏟아내며 ‘최순실 죽이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히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이번처럼 퍼즐이 맞춰지지 않고 혼란스러운 취재도 없는 것 같다”

동정민 기자는 양심고백과 같은 문장으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곳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호텔. (사진은 프랑크푸르트 괴테 생가) 정유라를 잡겠다며 이 곳에 왔다. 나름 열심히 취재했다. 만날 수 있는 사람 대부분 만났고 이야기도 들은 것 같다. 결론은 허탈하다”며 “사회부 정치부 생활을 오래 하며 많은 스캔들 취재를 했지만 이번처럼 퍼즐이 맞춰지지 않고 혼란스러운 취재도 없는 것 같다”라고 썼다. 

이어 동정민 기자는 “페북 친구분들도 같이 한 번만 들어봐주셨으면”이라고 권유하면서, 최순실과 정유라 관련 현지 취재 결과를 마치 ‘데스크(언론사에서 부장급 이상 기자를 뜻함)’에 보고하듯, 팩트 위주로 건조하게 설명했다. 

최순실과 관련해선 “최순실이 숨겨놓은 재산이 3000억 원을 넘어 8000억 원, 10조원 까지 갔다. 페이퍼 컴퍼니가 500개 라는 보도가 나왔다”고 취재에 나선 배경을 설명한 뒤 아래와 같이 그런 보도가 허위과장일 수 밖에 없는 현지 사정을 설명했다. 

“그런데 독일은 기본적으로 페이퍼 컴퍼니라도 회사 등록을 하려면 2만5000유로(3000만 원), 제대로 안 된 것도 그 절반 비용이 든다. 거기에 현지 법인장과 회계법인을 임명해야 하고 그 비용이 무조건 나가야 한다. 500개면 그 비용만 해도 매년 수백 억이다. 그 비용을 감당하고 정말 수조 원이 들어갔을까. 독일은 1만 유로(1200만 원)만 의심나는 현금이 들어와도 바로 수사에 착수한다.”


이어 자신이 취재한 내용도 공개하며 언론이 제기하는 최순실 재산 의혹은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최순실이 1992년부터 독일에 만든 회사는 4개. 그것도 다 말아먹었다. 지금까지 취재한 바로는 사업도 지지리도 못하는 사람이고 사람도 제대로 못 쓰는 마이너스의 손이다. 딸 등쌀에 못 배겨 개 키우다가 만날 쫓겨나는 그냥 못나고 무식한 사람이다. 최순실은 정말 500개의 페이퍼 컴퍼니로 수 조원의 재산을 숨길 수 있는 능력자일까.”


최순실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에 관련된 허황된 소문의 진실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음을 밝히기도 했다. 언론에서 최씨의 집사로 거론되는 윤씨 부자(父子)가 사실은 궁상맞은 생활을 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이런 최순실의 집사로 독일 교민 여러 명이 거론된다. 취재하면 최 씨의 독일 인연 그 처음과 끝은 독일 총연합회장을 지낸 윤남수 씨로 통한다. 그 아들인 데이비드 윤이 실무 일을 다 맡은 것도 사실이다. 이들이 최순실의 재산 수 조원을 수십년 동안 관리했다는 게 대체적인 기사다. 그런데....그 윤남수 씨 부자는 저기 프랑크푸르트에서도 한참 떨어진 작고 허름한 2층 빌라에 살고 있다. 윤남수 씨는 5년 전부터 한 한식당에 빌붙어 매일 고스톱이나 치고 있고, 그 아들은 2년 전까지 술값이 없어서 돈을 빌리러 다녔다는 증언이 쏟아진다. 그 사람이 최순실의 수조 원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라면 왜 그렇게 궁상맞게 살까.”


정유라 씨에 대한 언론의 반인권적 보도행태


동정민 기자는 심지어 정유라의 소재와 관련된 국내 일간지의 1면 톱 기사조차, 현지에서 간단하게 부정당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당황스러워했던 경험도 털어놨다. 


그는 “지난 15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데이비드 윤과 정유라가 함께 있는 걸 봤다는 모 일간지 1면 톱 보도가 있었다”면서 “그런데 취재 과정에서 한 여사장이  그게 나다. 나라는 걸 알면서 누군가가 음해하고 있다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동정민 기자는 “상식적으로 아무리 정신 나갔기로서니 지금 이 시국에 정유라가 프랑크푸르트 명품 거리에서 대놓고 쇼핑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2일 정유라 씨는 덴마크에서 머물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JTBC 이가혁 기자는 정유라씨를 현지 경찰에 신고, 체포되는 과정을 뉴스영상에 담아 내보내는 희대의 인권말살 보도를 저질렀다. JTBC의 정유라씨 소재 파악 능력은 높이 살만 하지만, 사건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나 기자로서의 양심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반면, 동정민 기자는 왜 최순실과 정유라가 언론으로부터 범죄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현지 취재를 통해 본질적인 의혹을 품게 됐고, 이러한 사실을 솔직하게 적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어쩌면 그의 취재후기는 국민들을 향한 호소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동정민 기자는 취재후기 말미에 데스크의 압박과 자신의 양심 사이에서 치열하게 갈등하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팩트가 아닌데도 의혹을 쓸 것인가, 팩트를 존중하며 낙종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매일 홍수처럼 쏟아지는 의혹 속에 사실로 드러난 게 너무나 없다. 기사를 보면 출처도 불분명하다. 그저 한 교민에 따르면...예전 스캔들 기사는 적어도 그럴듯한 상식이라도 있었다. 각종 쏟아지는 제보와 기사 속에 중심을 잡기가 참으로 어렵다. 언론은 팩트라는 초심 속에,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동정민 기자 양심고백 게재 12시간 만에 삭제
 
이 취재후기는 게재 12시간도 채 버티지 못하고 현재 삭제된 상태다. 최초로 글이 올라온 시간은 1일 오전 7시로 파악된다. 이후 페이스북 사용자 ‘William Lee’가 동정민 기자의 게시글을 오후 4시55분에 통째로 퍼와 공유했다. 이를 계기로 동정민 기자의 취재후기는 ‘양심고백’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채 보수우파 진영에 급속도로 퍼졌다. 그러다가 오후 7시 경 ‘동정민 기자의 페이스북에서 더 이상 해당 글을 찾아볼 수 없다’는 소식이 나왔고, 사실로 확인됐다. 



동정민 기자는 2004년 동아일보에 입사, 채널A가 개국하면서 ‘뉴스 스테이션’, ‘시사 인사이드’의 앵커로도 활약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6월 파리 특파원으로 부임했다. 수상기록으로는, 지난 2006년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기자로서 그는 근거없는 의혹과 선동을 경계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1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동정민 기자는 “신뢰가 무너진 사회...언론도 정치도. 자기가 믿고 싶은 쪽만 골라서 믿는 사회...당신이 보는 모습은 진실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겠죠..선동하지 마세요..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는 고민을 남겼다. 

본지는 동정민 기자에게 페이스북 메신저와 이메일, 직장동료 등을 통해 취재후기가 삭제된 배경에 관해 물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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