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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주류 미디어, 사기탄핵 실패하자 트럼프 ‘독재자’ 프레임에 가두기

독재자(트럼프) 對 양심세력(반트럼프) 구도 선동...탄핵반란 주범 빈드먼·롬니 적극 옹호

넉 달 가까이 미국을 달궜던 탄핵 정국이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끝나자, 궁지에 몰린 좌파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을 독재자 프레임에 가두고 있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를 ‘파시스트’, ‘폭군’에 빗대며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국내 언론은 트럼프 등장이후 항상 그래왔듯, 이번에도 미국 좌편향 주류 매체의 거짓보도를 받아쓰기 하면서 대다수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힐러리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실패한 나라의 파시스트(failed-state fascists)”라는 표현으로 비난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대통령 권한을 폭군처럼 행사하고 있다(Trump is using the powers of the presidency like a tyrant)”며 “우리 모두에게 근심과 분노를 안기고 있다(This should concern and anger us all)”고 트럼프를 공격했다.

힐러리의 이 같은 트윗은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와 영국 일간지 더선(The Sun),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가 인용해 기사 제목으로 썼고, 워싱턴포스트(WP)와 가디언(The Guardian) 등은 기사 내용에 포함시켜서 다뤘다.




韓 주류 언론도 덩달아 트럼프의 최근행보 일제 비판 

이처럼 트럼프를 옹졸한 ‘폭군’으로 공격하는 건 영미권 좌파 진영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오히려 한국 언론들이 더 적극적인 모양새다.

특히 탄핵 정국에서 트럼프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소속 알렉산더 빈드먼(Alexander Vindman) 중령이 인사 조치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거의 모든 한국 언론이 트럼프 비판에 가세했다. ‘보복’, ‘숙청’, ‘피바람’, ‘뒤끝작렬’ 같은 자극적인 표현과 함께, 일부 언론은 ‘폭군’, ‘마피아’라는 이미지를 갖다 붙였다.

조선일보는 10일 ‘트럼프의 탄핵 보복…핵심 증인 빈드먼 축출’이라는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탄핵 심판이 무죄로 마무리되자, 불리한 증언을 한 사람들에게 보복을 시작했다”며 “트럼프는 그를(빈드먼을) 쫓아내는 모양새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는 ‘탄핵 면한 트럼프, 내부고발자에 노골적 복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데 이어, 12일 칼럼에서는 빈드먼을 인사조치한 것에 대해 ‘트럼프의 편 가르기 전략’의 사례로 제시하면서 “대통령직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는 CNN의 평가를 인용했다. 

마찬가지로 노컷뉴스는 8일 ‘트럼프의 뒤끝작렬…탄핵 증인들 줄줄이 피의 보복’, 경향신문은 9일 ‘트럼프, 탄핵 청문회 증언자들에 보복 인사?’, 머니투데이는 10일 ‘마피아 같은 트럼프 복수극이 시작됐다’, 연합뉴스는 12일 ‘트럼프의 끝없는 뒤끝’ 같은 제목으로 트럼프 때리기에 가세했다. 세계일보는 13일 ‘트럼프, ‘탄핵동조’ 세력 보복에 힐러리 “당신은 폭군”’이라는 제목을 뽑고 힐러리의 트윗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트럼프에 반기 들면 ‘양심 세력’ 영웅만들기

이슈의 중심에 선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은 탄핵정국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인물이다. 2018년부터 백악관 NSC에서 파견 근무를 하고 있던 그는 하원 탄핵 청문회에 출석, 트럼프와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 통화에 대해 “통화 내용이 부적절했다”, “미국의 안보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이 제기한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구미에 맞는 핵심 증인인 셈이다.

트럼프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건 지난해 7월 25일(현지시간)이었다. 통화에서 트럼프는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비리 수사를 언급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트럼프가 군사 원조를 미끼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수사를 강요했다며, 대통령 권한 남용으로 지난해 9월 탄핵 조사에 들어갔다. 반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기업과 연루된 비리여서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주류 언론은 빈드먼 중령을 두 대통령이 통화할 당시 트럼프 옆에 배석했던 인물로 소개했다. 현장에서 직접 통화내용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백악관 인사가 트럼프에게 불리한 내용을 증언한다고 나서자, 거의 모든 주류 미디어가 그를 양심 있는 내부고발자로 띄웠다.

하지만 이들 언론이 애써 무시하는 건 지난해 11월 19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있었던 탄핵 청문회의 한 장면이다. 이 자리에서 빈드먼은 트럼프와 단 한 번도 대면한 적이 없고, 보고를 올린 바도 없다고 증언했다. 빈드먼이 정상 간 통화 자리에 배석해서 들었다는 그동안의 보도가 한 순간에 거짓말이 된 것이다.

빈드먼은 마이크 터너(Mike Turner) 공화당 하원의원이 “대통령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지요?(You’ve never met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right?)”라고 묻자 “그렇다”라고 실토하면서, 자신은 간접 자문하는(advise Trump indirectly) 위치에 있다고 답변했다. 결국 빈드먼의 내부고발이란 건 통화 내용을 나중에 건네 듣고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 견해를 밝힌 것에 불과했다.


트럼프에 반란표 던진 밋 롬니도 찬양 

트럼프에 반기를 들면 일단 띄우고 보는 건 빈드먼뿐만이 아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있었던 상원 탄핵심판 표결에서 공화당 소속 가운데 유일하게 탄핵 찬성표를 던진 밋 롬니(Mitt Romney) 의원도 마찬가지다. 주류 언론은 롬니를 끝까지 소신을 지킨 양심 있는 정치 거물로 포장했다. 주로 칼럼을 통해서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롬니, 그 자신과 같았던 공화당에 맞서 탄핵에 표를 던지다(Romney, Defying the Party He Once Personified, Votes to Convict Trump)’라는 칼럼에서 “(롬니의 투표는) 자신의 신념과 가족, 그리고 역사가 어떻게 기억할지를 두고 내렸던 결단(Mr. Romney placed his decision in the context of his faith, his family and how history would remember it)”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7일 칼럼에서는 ‘고독함의 용기(Lonely Are the Brave)’라는 제목으로 “개인의 이익을 버리고 소속 정당의 비난을 각오하며 쉬운 길에 눈 돌리지 않았다(He voted without regard for personal advantage, without fear of partisan obloquy, and without an eye on the easy way out)”면서 고뇌에 찬 양심으로 추켜세웠다.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은 더 직설적이다. WP는 5일 ‘역사가 롬니를 기억할 것(History will remember Mitt Romney)’이라는 칼럼을 게재한 데 이어 다음날에는 ‘고맙습니다, 롬니(Thank you, Mitt Romney)’라는 칼럼을 실었다. 시사종합지 애틀란틱(The Atlantic)은 ‘길게 보면 롬니가 이겼다(In the Long Run, Romney Wins)’라는 제목과 함께 “당장은 트럼프가 승리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먼 훗날 롬니만이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고 기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롬니 찬양 칼럼은 한국 언론들이 곧바로 인용했다. 조선일보는 6일 ‘트럼프 탄핵 찬성 유일한 공화당 의원 밋 롬니…"내 신념은 곧 나 자신"’이라는 제목으로 롬니를 두둔하는 듯한 기사를 썼다. 7일 한국일보는 ‘WP “롬니, 상원의원 명예 지켰다” 반란표 높게 평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같은 날 중앙일보도 ‘롬니, 탄핵 찬성한 첫 여당 상원의원…“역사에 기억될 것”’이라는 제목과 함께 기사 첫 문장을 “롬니가 반(反)트럼프 진영의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썼다.


롬니의 반란표, 우크라이나 비리 연루 때문?

롬니는 2016년 대선 당시부터 공화당 안에서 반(反)트럼프 운동을 주도한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첫 국무장관 인선 과정에서는 자존심을 구기는 경험도 했다. 롬니를 국무장관으로 임명할 것처럼 트럼프가 2차례 면담했다가 결국 렉스 틸러슨을 낙점한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같은 정치적 악연을 롬니가 반란표를 던진 이유로 꼽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진영에서는 주류 미디어가 언급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를 주장하고 있다. 롬니 의원도 조 바이든처럼 우크라이나 비리에 연루된 부패 정치인이라는 내용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최대 에너지기업 부리스마(Burisma) 홀딩스가 조 바이든의 차남 헌터 바이든을 2014년 4월부터 이사로 고용, 5년간 매달 8만 달러를 지급한 사실은 이미 주류 언론을 통해 잘 알려진 내용이다. 미 사법당국과 의회는 이를 유력 정치인에 대한 뇌물로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 6일 재무부가 헌터의 모든 금융자료를 상원에 제출했다는 소식은 신속하게 보도됐다.

반면 롬니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조셉 카퍼 블랙(Joseph Cofer Black)에 대해서는 주류언론이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카퍼 블랙이란 인물은 헌터 바이든과 마찬가지로 부리스마 홀딩스의 이사로 고용돼 지금까지 재직중이다. 그는 롬니가 대선후보로 나섰던 2008년과 2012년 선거캠프에서 연이어 안보·외교 분야를 담당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는 10일 ‘롬니를 향한 트럼프 진영의 새로운 공격: 그를 부리스마와 엮어라(Trump world’s latest attack on Romney: Tie him to Burisma)’라는 제목으로 사실상 유력 매체에서 처음으로 카퍼 블랙 논란을 다뤘다.

폴리티코는 여러 극우 성향 블로그에서 악의적으로 지핀 음모론(nefarious Romney-Burisma connection)으로 간주했다. 근거로는 “카퍼 블랙은 롬니 선거캠프의 수많은 정치고문 중 한 명일 뿐”이며 “부리스마에 고용된 시기는 헌터 바이든이 사퇴한 뒤 여섯 달이 지난 시점(Black’s tenure happened to begin six months after Hunter Biden left the board)”이었다는 것.

롬니 의원은 물론 헌터 바이든과도 무관한 사람이란 뜻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카퍼 블랙이 부리스마에 실제 고용된 시기는 2017년 2월경이다. 헌터 바이든은 2019년 4월에 그만뒀다. 둘은 2년이 넘도록 부리스마 홀딩스의 최고위직에 함께 있었다. 우크라이나의 한 언론은 부리스마가 새로 영입한 카퍼 블랙의 인터뷰 기사를(Independent director at Burisma Group Joseph Cofer Black) 2017년 2월 15일자에 싣기도 했다.



反트럼프 진영, 독재자 대 양심세력 구도 만들기

롬니의 우크라이나 비리 연루설은 아직 사실로 확정된 건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무슨 이유에선지 지난 6일(현지시간) 이러한 설을 주장하는 트위터 글을 3건이나 리트윗 했다. 이를 두고 폴리티코는 “대통령이 롬니 음모론을 인정한 첫 사례”라며 트럼프를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선거캠프에 대통령 공식계정에 왜 이런 게 리트윗 되어있냐고 질문하자, 부대변인 맷 월킹(Matt Wolking)은 “그건 팩트다. 사람들이 알면 안 되는 건가(It’s a fact. Why shouldn’t they know?)”라고 답했다고 한다.

만일 롬니가 우크라이나 비리에 연루된 게 사실이라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탄핵 찬성에 표를 던진 이유가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 훗날 조사를 받거나 기소되었을 경우, 양심을 지킨 정치인에 대한 트럼프의 옹졸한 보복, 또는 무자비한 정치탄압으로 여론 몰이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탄핵정국이 끝나자마자 미국 좌파 진영이 일제히 트럼프를 폭군으로 몰아세우는 것도 고도의 정치적 계산으로 분석된다. 독재자 대 양심세력이라는 구도를 만들어 자신들을 정치보복의 피해자로 둔갑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트럼프의 거친 반격을 조금이라도 무디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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