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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강하지만 한국엔 약한 카라, 이제 한류 금의환향 시대는 끝났다?

한국선 딱히 정상급 아니었던 카라, 단독 콘서트로 국내위상 재점검돼

지난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걸그룹 카라의 첫 단독 콘서트를 놓고 말들이 많다. 현장을 취재한 쿠키뉴스 2월19일자 기사‘팬과 눈높이 맞춘 카라 첫 단독 콘서트…초대권 남발로 의미 퇴색’은“초대권 남발은 공연 자체의 의미를 후퇴하게 만들었다. 공연 주최 측이 배포한 수백장의 티켓은 이미 티켓 매매 사이트에서도 빈번하게 거래가 이뤄졌다. 9만 9000원 스탠딩 VIP 좌석 초대권이 2만원 대에 팔리기까지 했다. 이는 공연 당일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초대권으로 자리한 2층과 3층의 관객들의 호응도는 선두 걸 그룹의 단독 콘서트라 하기에는 호응도가 떨어졌다. 또 초대권으로 배정한 좌석보다 초대권을 더 남발한 탓에 일부 관객들은 공연장 앞에서 불만을 표하며 발길을 돌렸다.”고 묘사했다.

그럼 왜 이처럼 초대권을 남발해야 했을까. 카라 국내 팬층의 이탈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기사는“이 같은 상황이 된 데에는 지난 해 해체 직전까지 간 논란 이후의 카라의 행보에도 원인이 있다”며“논란 이후 컴백을 국내가 아닌 사실상 일본에서 했고, 그 이후에도 잠깐 국내 컴백 앨범 활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활동을 일본에서 하다가 갑자기 첫 국내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카라가 국내 활동을 소홀히 하는 동안 수많은 걸 그룹들이 등장해, 다수의 팬들이 이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일본선 소녀시대와 투톱 그러나 한국에선…

물론 이 같은 분석엔 다소 가혹한 측면이 존재하긴 한다. 본래 걸그룹은 단독 콘서트에 있어 보이그룹보다 크게 불리하다. 주요 팬층 성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보이그룹 주요 팬층인 여성층은 대중문화상품 소비에 열성적인 계층이다. 콘서트는 물론 공연영상 DVD니 포토북이니 하는 부가상품들까지 왕성하게 소비할 정도다. 반면 전체 팬덤에서 여성층 비중이 적은 걸그룹은 부가상품은커녕 단독 콘서트 정도에서도 곤란을 겪기 일쑤다. 아무리 삼촌팬 현상이니 어쩌니 해도 대부분 인터넷상에서의 반응에 불과할 뿐, 소위 실물경제 차원에서 힘이 돼주는 남성층은 극히 적다.

그러나 상황을 이렇게만 간략화 시켜 볼 것도 못 된다. 다른 그룹도 아닌 카라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카라는 현재 걸그룹 선두를 달리는 소녀시대와 위상 면에서 거의 동급으로 여겨지는 유일한 그룹이다. 2007년 불과 5개월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데뷔, 역시 거의 비슷한 시기 일본에 진출해 거의 유사한 폭발적 반응을 얻어낸 바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대중인식에도 불구, 적어도 단독 콘서트에서만큼은 소녀시대와 카라가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걸그룹 콘서트에서 초대권 살포 문제는 늘 제기돼온 것이지만, 소녀시대는 콘서트의 시기와 횟수, 규모 측면에서 수익성 차원 의문을 꾸준히 불식시켜온 바 있다. 예컨대 지난해 3번째 단독 콘서트는 1만3000석 규모 체조경기장 전체를 트고 진행됐다.

애초 단독 콘서트는 첫 콘서트 정도만 이미지 마케팅 차원에서 영향을 준다는 점에 비춰볼 때, 추후 콘서트가 꾸준히 확대 추세라는 점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마디로, 딱히 이미지 마케팅 효과도 없는 2차, 3차 콘서트를 수익성까지 떨어뜨리며 확대 진행할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소녀시대의 콘서트 열기는 적어도‘뻥튀기’는 아니었단 방증이다.

그러나 카라는 소녀시대보다 2년 반 가까이 뒤늦게 첫 단독 콘서트를 열며, 같은 체조경기장이더라도 3층 좌석은 오픈하지 않는 등 규모를 축소시켜 8000석 규모로 진행했다. 카라 위상이 올라가고 그만큼 팬덤 확대가 예상됐던 시점치곤 꽤나 보수적인 선택이었다. 그런 와중에 터져 나온 초대권 살포 문제는 소녀시대 경우와 여러 측면에서 비교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선, 역시 위 기사가 제시한“카라가 국내 활동을 소홀히 하는 동안 다수의 팬들이 이탈했다”는 분석이 1차적으로 설득력을 얻긴 한다. 지난 1~2년 간 똑같이 해외진출을 꾀한 입장일지라도, 확실히 카라는 소녀시대보다 국내시장과 더 큰 간극이 벌어졌던 게 사실이다. 딱히 TV예능프로그램에 신경 쓴 것도 아니고, 팬덤 결집력 고조를 위한 이벤트를 행했던 것도 아니다. 거기다 소속사 분쟁과정에서 대중적 이미지 훼손도 컸다.

실제 수익성은 여성층을 얼마나 확보했느냐로 판가름

그러나 이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들도 존재한다. 그 탓에, 설령 카라가 소녀시대만큼 국내활동을 펼쳤을지라도 여전히 첫 단독 콘서트는 다분히 저하된 분위기에 치러질 수밖에 없었으리란 예상이다. 그럼 그 근원적 문제들이란 뭘까.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비단 보이그룹·걸그룹 차이에서만 팬층 성향 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니란 점이다. 같은 걸그룹들 내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된다. 다시 말해, 걸그룹들 내에서도 팬덤 내 여성층 비중이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2NE1이 가장 대표적인 여성층 중심 팬덤 그룹이며, 사실상 소녀시대도 여타 걸그룹들에 비해선 팬덤 내 여성층 비중이 높은 편이다.

물론 그 양상은 서로 크게 다르긴 하다. 2NE1이 동성에 긴장감을 주지 않는 실력파 여성상으로 여성층 호응을 이끌어낸다면 소녀시대는 그 정반대, 즉 남성층 인기를 독차지할 여성상에 대한 동경 심리를 바탕으로 여성층 동의를 이끌어낸다. 여배우로 바꿔 보자면, 배두나가 여성층 지지를 얻고 있는 만큼 이상스레 손예진도 그 정도 관심을 여성층으로부터 얻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 카라는 이 부류 어디에도 속하질 않고 있다. 카라는 2NE1처럼 실력파 이미지로 등장한 것도 아니고, 소녀시대처럼 압도적 여성미로 인정받은 것도 아니다. 지금 돌아보면 참 묘한 일이지만, 카라는 애초‘불쌍해서’떴다. 생계형 아이돌이란 별칭을 달고 애잔함과 그에 따른 응원심리를 바탕으로 한 발짝씩 위로 올라섰다. 이런 종류 아이돌은 여성층 지지를 얻어내기 힘들다. 동성으로서 호응 요소, 동경 요소가 모두 희박하기 때문이다.

실제 팬덤 면면을 보더라도 카라는 소녀시대에 비해 여성이 개설한 팬 사이트 수가 확연히 적고, 여성층 팬덤 활동 자체가 미진한 편이다. 그러니 자동적으로 카라는 걸그룹들 내에서도 2NE1이나 소녀시대 등에 비해 콘서트나 부가상품 판매 면에서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가장 실질소비의욕이 왕성한 계층에 어필하지 못한 탓이다.

한류성과로 국내인기도까지 착시현상 일으킨 카라

더 큰 문제는, 어찌 보면 현재 카라 입장에서 가장 치명적인 부분에 속한다. 애초 카라가 과연‘그렇게까지’인기 있는 그룹이 맞았느냐는 것이다.

2010년 일본 진출 직전까지 카라 상황을 돌아보자. 카라는 사실 2009년 초중반까지만 해도 빨래장갑 끼고 응원하는 일부 열성팬들만 보유한, 이른바 생계형 아이돌 이미지를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불렸는지는 다들 이해할 것이다. 딱히 히트곡도 없고, 그러니 열악한 환경에서 활동한다는 뜻이었다.

카라가 이처럼 굴욕적인 이미지를 가까스로 벗을 수 있었던 건 같은 해 여름 정규 2집‘레볼루션’을 내놓으면서부터다. 수록곡‘워너’와‘미스터’ , 특히‘미스터’가 마침내 대중적 환대를 받아내 일약 A급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위력이 그렇게 괄목할만한 건 또 아니었다. 종합디지털차트인 가온차트가 2009년 통계는 내지 않아 정확한 정보는 알 수 없지만, 엠넷차트 기준으로 볼 때‘미스터’는 2009년 종합디지털차트에서 25위,‘워너’는 29위에 랭크돼있다. 소녀시대(1위, 17위), 2NE1(3위, 9위), 브라운아이드걸스(4위), 다비치(8위, 13위, 19위), 포미닛(20위) 등 여타 걸그룹들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인상이었다.

이후 여세를 몰아 2010년 초 발표한‘루팡’도‘그렇게까지’확 터진 싱글은 아니었다. 가온차트 2010년 통산에서 18위에 랭크, 2NE1(4위, 13위), 소녀시대(5위, 10위), 원더걸스(6위), 다비치(15위), 티아라(16위) 등에 비해 떨어지고, 혜성처럼 등장한 미쓰에이(1위)와는 미디어 관심도 측면에서 아예 차원이 달랐다.

그리고나서 곧바로 일본진출이 이뤄졌다. 엄밀히 말해 일본진출 이전까진 소녀시대, 2NE1, 원더걸스 등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새롭게 치고 올라온 티아라나 미쓰에이에도 관심도를 빼앗기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일본진출 이후 상황은 더 가관이었다. 같은 해 가을 일본과 동시 발매한‘점핑’은 같은 차트 64위를 기록, 시크릿 같은 새내기들 싱글보다도 떨어지는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발표한‘스텝’역시‘루팡’보다는 나은 반응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티아라나 씨스타 등 후배그룹들에 비해 떨어지는 성과를 거뒀다.

결국 소녀시대와 함께 국내 걸그룹 투톱이란 대중인식은 철저히 일본진출 성과만을 놓고 이뤄진 일종의 착시현상이었을 뿐, 카라는 본래 국내인기도가‘그렇게까지’높지는 않은 그룹이었단 얘기다. 얼마 전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재미로 보는 걸그룹 서열’도 이 같은‘국내’액면가를 그대로 방증하고 있다. 해당게시물에서 카라는 소녀시대, 2NE1, 티아라, 원더걸스 등에 이어 4번째로 랭크돼있다. 그중 카라처럼 팬덤 내 여성층 비중이 낮아 같은 노선을 타고 있는 티아라도 아직 단독 콘서트를 열지 못한 상황인데, 그저 일본진출 성과만으로 단독 콘서트 성황을 기대했던 건 여러모로 무리수가 컸다는 분석이다.

범용상품으로서 자기 본질에 충실한 전략 펼쳐야

이 같은 카라 상황은 같은 맥락에서 2가지 분수령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걸그룹이 지닌 특유의 대중성과 실제 수익성을 혼동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물론 대중성을 토대로 한 행사시장에선 걸그룹 활약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그 외엔 대중성=수익성 공식이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딱히 없다. 대중문화산업에서 수익성이란 10~20대 여성층 등 소비욕구와 의향이 확실한 특정계층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을 때 올라가는 것이지, 두루두루 다 좋아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란 얘기다.

다른 하나는, 이제 한류성과를 토대로 국내인기를 견인하는 구조는 완전히 휘발돼버렸단 점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보아와 배용준 이후로는 이미 끊긴 상태였고, 류시원이나 장나라처럼 그 예시 격 모델이 나온 지도 꽤 오래됐다. 카라 상황은 이 같은 결론에 더 극단적인 사례를 하나 더 얹어준 것에 불과하다. 즉 아무리 한류성과가 전에 없이 압도적이고 이를 찬양하는 국내미디어 열기가 전에 없이 폭발적이더라도, 결론은 역시 류시원·장나라 상황과 똑같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는 국내시장 논리대로 흘러가고, 한류는 한류시장 논리대로 따로 노는 구조가 완전 정착된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제 카라는 국내에서 어떤 식으로 전략을 설정해야 할까. 여성층 뒷받침도 없고 한류성과도 도움이 안 되는 상황에서, 그리고 일본과의 병행활동으로 국내 팬덤을 다질 시간적 여유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카라는 어떤 식으로 국내수익구조를 향상시켜나가야 할까.

딱히 정답이랄 것까진 아니지만, 상품으로서 자기 본질에 더 충실할 필요 정도는 있다. 카라는 아이돌이란 개념 내에서 2NE1이나 소녀시대처럼 고급상품 이미지로 각인돼있는 그룹이 아니다. 처음 등장할 때부터 한류성과가 덧씌워진 지금까지 카라는 사실상 범용상품 이미지를 벗어난 일이 없다. 살갑고 부담 없이 소비하는 친근한 상품이다. 비슷한 노선에서 라이벌은 티아라 정도로 봐야한다.

그런데 범용상품 전략이란 여러 측면에서 고급상품 전략과 차이가 있다. 고급상품이 꿋꿋이 자기 스탠스를 유지하며 트렌드를 선도해나간다면, 범용상품은 트렌드에 편승해 인기를 구가하는 구조다. 티아라는 이 같은 구조를 충실하게 따랐다. 영화‘써니’열풍이 일면 곧바로 복고 콘셉트로‘롤리폴리’를 내놓고, 셔플댄스 열풍이 일면‘러브더비’로 그에 편승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카라는 그런 발 빠른 대응을 취하지 못했을 뿐더러, 간만에 내놓은‘스텝’도 완성도는 높았을지언정 범용상품, 트렌드상품으로서의 묘미는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대중에 각인된 본질과 활동상이 일치하질 않으니 모처럼 내놓은 싱글도 폭발력을 얻지 못했고, 대중적 파장도 크지 못했다.

결국 일본 활동 병행으로 국내에선 기껏해야 1년에 1~2 싱글 정도밖에 활동할 수 없는 현실에서, 그 1~2 싱글만이라도 티아라처럼 철저한 트렌드 편승 전략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범용상품의 트렌드 편승 전략은 단기 폭발력이 강하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단기 폭발이 반복되다보면, 범용상품으로서도 충분히 전체 시장흐름을 좌지우지한단 인상을 줘 팬덤 결집력도 점차 강화되는 현상이 일어나곤 한다. 팬덤 결집력 강화는 당연히 상품소비 촉진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한일 양국서 투톱, 불가능한 일 아니다

어찌됐건 지금처럼 트렌드와 관계없이 문득 싱글을 한두 개 투척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는 활동 정도론 현존 팬층은 유지할 수 있을지언정 그 이상으로 올라서진 못한다. 변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게 단추를 잘 꿰어 활동을 계산적으로 진행하다보면, 언젠가 1만3000석 짜리 공연장 티켓을 5분 만에 매진시키는 일도 가능할 것이고, 일본과 한국 양국에서 명실 공히 걸그룹 투톱이란 인증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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