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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묻지마’ 여혐 아닌 이유?...“뇌 담당 영역 달라”

정신과 전문의들, 조현병 설명하며 제 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 강조

지난 17일 새벽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사건에 대한 ‘여혐범죄’ 여론몰이에 대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24일 성명서를 발표, “여성 혐오나 조현병을 사건의 원인으로 성급히 지목한 다소 선정적인 보도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남성과 여성의 갈등, 조현병에 대한 과도한 분노와 혐오 등의 사회적 갈등과 불안을 가중시킬 까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전문 프로파일러 5인이 사건을 분석한 결과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가 아닌, ‘묻지마 살인’으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한겨레 경향 등 일부 매체들이 여전히 사건을 ‘여성혐오’로 몰아가고 있는 데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학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프로파일러 이외에 정신건강의학전문의의 충분한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며, “조현병 환자들이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은 일반 인구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매우 드물다”고 밝혔다.

또, “조현병은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고 꾸준히 관리하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과 낙인 때문에 환자와 가족의 병에 대한 인정과 치료가 힘들어지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갖고 함께 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민희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도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조현병은 생각만큼 범죄와 연관이 된다거나 폭력의 위험성이 높은 병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신질환 중에 사이코패스 또는 소시오패스 등 공격성과 범죄를 일삼는 질환은 따로 있다”면서 “그런 것에 비하면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율이나 폭력성은 아주 낮은 편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현병 환자분들은) 관리가 필요한 게 아니고 치료적인 도움이 필요한 것”이라며, “그 치료가 필요한 분들한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23일, 배문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신의학신문’ 기고를 통해 구체적으로 ‘여성혐오’가 아닌 이유를 밝혔다.

배 전문의는 조현병의 대표 증상을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다’ ‘사람들이 나를 비웃는 것 같다’와 같은 관계사고…사람들은 그냥 나를 보는데, 뇌에서 지각/사고의 왜곡을 거치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으로 지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식으로 뇌가 계속 왜곡하다보면,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거절하는 것에 매우 민감해진다. 이들은 대인관계적 측면이 미숙한 경우가 많으며, 약물치료와 더불어 사회기술훈련 역시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배 전문의는 이번 사건 피의자 김 모씨의 “여자들이 날 무시해서 그랬다”는 진술 내용에 대해 “‘여성혐오’ 보다는 ‘거절감 및 공격성’과 더욱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혐오와 공격성은 서로 다른 감정이다…뇌 과학연구에 따르면 혐오를 담당하는 영역은 섬엽이고, 공격성/폭력은 뇌간시사템과 대뇌피질시스템이 복합적으로 관여한다”고 분석했다.

배 전문의는 “거절감에 취약하고 쉽게 ‘무시받는다’고 느끼는 심리적인 측면이 지각/사고의 왜곡이 특징인 조현병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라면서도 범죄의 책임은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여성의 안전에 대한 대책과 함께, 치료를 잘 받고 있는 조현병 환자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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