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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히로시마 방문에 “섭섭해”

한국인 위령비 찾지 않고 피폭자 언급만…한반도 비핵화 소극 대응도 지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관을 방문했지만 한국인 위령비를 찾지 않은 데 대해 우리 언론들이 일제히 섭섭함을 표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 날, 공식 논평은 내지 않았다. 다만, 기자들과 만나 “외국 정상의 행사 동선은 해당국의 사항”이라며, “외국 정상의 제3국 방문 일정에 대해 논평하는 건 관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 것은 전쟁에 의해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한 데 대한 추모와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한 ‘핵 없는 세상’ 신념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 희생을 언급한 부분을 두고 “미 현직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히로시마 현장에서 한국인 희생자를 명시적으로 애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런 역사적 연설에서 한국인 희생자들을 미·일 희생자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분명히 언급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리 언론들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반응이다. 28일자 주요 일간지 사설을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 위령비를 찾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소극적인 처세를 함께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日 원폭위령비 찾은 美 오바마, 북핵 해결은 어쩔건가’ 제하의 사설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행보를 “핵 폐기 노력을 인정받아 200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내년 1월 임기를 마치기 전에 역사적 피폭 현장을 찾아 평화외교의 유산을 남긴 셈이다”라 해석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인 위령비는 “끝내 찾지 않았다”면서, “히로시마 원폭 사망자 14만 명 중 2만 명의 한국인 사망자를 기억하는 우리로서는 섭섭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솔직함을 담았다.

또, “핵 없는 세상을 주창한 오바마 대통령이지만 현재 가장 위협적인 북한의 핵에 대해서는 ‘전략적 인내’로 일관함으로써 결국 문제 해결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겉으로는 ‘과거와의 화해’ 색채가 짙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충실히 협조한 아베 총리에게 보상을 안겨준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아쉬움 남긴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 제하의 사설을 통해 우리의 섭섭함을 더욱 극화했다. 신문은 “일본의 폭압적 식민 통치와 제국주의적 침략 전쟁 탓에 인류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한 원폭 피해자가 된 이들이야말로 가장 억울한 희생자들이다”라며, 일본이 ‘피해자 이미지’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태도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신문은 또, “현장 연설에서 “우리는 생명을 빼앗긴 죄 없는 사람들의 존재를 잊어선 안 된다”고 하면서 ‘수만 명의 한국인’을 언급했을 뿐이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바라는 그의 염원이 좀 더 진정성을 가지려면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무고하게 희생된 한국인들의 넋을 위로했어야 한다”라며 강한 어조로 논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한 덕에 노벨상을 받았지만 재임기간 중 미국의 핵무기 보유량은 별로 줄지 않았으며 북한의 핵문제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향신문은 ‘아베와 동행한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이 놓친 것들’ 제하의 사설에서 “한국인 희생자들이 식민지 억압과 피폭이라는 이중의 피해를 당한 점을 감안할 때 유감스러운 일이다”라 강조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주창했던 ‘핵무기 없는 세상’ 실현에 의문을 던지며, “핵확산 금지를 넘어 핵 감축 및 폐기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당장 북핵 문제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겨레신문은 ‘방향 잘못 잡은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 제하의 사설을 통해, “원자폭탄을 사용한 유일한 나라의 대통령이 피폭 지역을 처음 방문한 충정은 이해하지만 방향 설정이 잘못됐다”고 논했다.

신문은 “이번 방문의 핵심 목적이 미-일 동맹 강화에 있다”고 주장하며, “아베 정부는 취임 이후 과거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왔으며 이제 평화헌법 폐기를 꾀한다. 미국이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동맹 강화만 앞세워서는 아시아 지역의 평화·협력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렇잖아도 아베 정부는 이번 방문을 ‘피해자 일본’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은 이날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한 표현으로 비난한다’고 했으나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제안은 없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이 아닌 아프리카를 방문 중이라며 ‘기-승-전-대통령’ 형식으로 결론지었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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