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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이사회, ‘2015 MBC경영평가’ 힘겨운 결의

“객관적 독립적 외부 견해 수용해야” vs “의뢰 주체 요구사항 반영해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 이사회는 4일 ‘2015 MBC경영평가 보고서’를 승인 및 공표하기로 결의했다. 지난 해 말 경영평가단 구성을 위한 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유의선 이사는 “독립적으로 작성된 보고서에 더해 각 이사들의 의견을 MBC경영진에 함께 전달할 것”이라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초안을 검토했던 이완기 이사가 이사회 논의보다 앞서 ‘미디어오늘’에 제공하면서 ‘기밀유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MBC와 적대적 관계에 있는 ‘미디어오늘’에 MBC경영평가 보고서 초안을 제공한 충격적인 ‘이적행위’라는 지적과 함께 이완기 이사의 방문진 이사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날 이사회에서 야권 이사들은 보고서 내용에 노동조합의 의견이 반영돼 있지 않고 회사측에 유리한 자료들로만 분석이 진행됐다고 주장하며 보고서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특히, 미디어오늘 기사의 지적대로 “KI조사 내용이 빠졌다”며 큰 목소리를 냈다.

이완기 이사는 “MBC의 경영현실을 반영하는 보고서…상당히 많은 지표들이 편항돼 있고, 자료들이 지나치게 회사가 제출한 자료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보고서가 공정성 객관성 정확성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이완기 이사는 올 1월 18일 경영평가단과 소위원회 상견례에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요청했지만 보고서에는 평사원의 인터뷰가 없고 대부분 인터뷰 대상이 부장 국장 본부장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회사와 갈등관계에 있는 노동조합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등의 요구사항을 전했지만, 보고서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지난 달 22일 보고서 초안에 대한 소위원회 의견이 경영평가단에 전달됐고, 그에 따라 일부 수정된 바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고 주장하면서 그 원인을 경영평가단 구성 과정에 두었다.

이완기 이사는 지난 해 12월 경영평가단 구성을 위한 소위원회 회의에 ‘기분이 나빠서’ 참석하지 않았다. 함께 소위원회에 참여한 유의선 이사와 김광동 이사가 앞선 회의에 따른 감정을 추스르고 경영평가단 구성 작업에 착수한 데 반해, 이완기 이사는 결국 자리를 떴다. 이완기 이사가 본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회의를 언급하며 ‘절차상의 문제’라 합리화를 시도한 셈.

이에, 소위원장을 맡았던 유의선 이사는 “회의를 하는데 기분이 나쁘니까 나가신 것”이라 꼬집으며, 이번 경영평가단에 대해 이전에도 MBC경영평가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인물들이 대부분이라는 점, 소위 진보성향의 학자들도 정파성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한 학자라는 점 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완기 이사에 대해 “특정 방향으로 보고서를 유도하려 한다”면서, 소위원장이자 여권추천인 자신도 경영평가단의 독립적인 입장을 보장하기 위해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MBC에 불리한 조사결과가 빠져있다는 주장에 대해 유의선 이사는 “KI조사는 학계에서도 문제와 오류가 많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반대로 MBC에 유리한 지표들도 보고서에 들어있지 않다. 그렇지만, 보고서와 별도로 이완기 의사의 의견을 MBC에 제출하겠다고 약속 했는데도 보고서를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보고서 내용이 미흡하다는 야권이사들의 두루뭉술한 주장과 함께 경영평가단 구성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이완기 이사의 의견에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고영주 이사장은 “(이완기 이사의 주장은) 취지가 평가단 구성을 새로 하자는 것인가?”고 물었다.

이완기 이사가 “당시 평가단 구성을 다시하자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가 긍금했다”면서 ‘보고서 승인 및 공표’와 무관한 답변을 내며, 또 다시 갑론을박의 쳇바퀴로 논의방향을 유도했다.

김원배 이사는 “경영평가 관련 논의는 소위원회 안을 그대로 받을 것인지 수정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이 날 논의의 초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소위원회에서 많은 과정 거쳐서 오늘 올라온 것…(경영)평가단 5명이 만든 안이라면 우리가 수용을 해 줘야 한다”면서 외부 전문가의 시각을 수용할 것을 주장했다.

권혁철 이사는 “기관이 보고서를 맡길 때 주로, “발주자가 미리 답을 줬다”는 말을 한다”면서, “하지만, 발주자가 원하는 답으로 보고서를 냈다는 식이면 상당히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논쟁을 보면 그러한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경영평가단에) 최대한의 독립성을 부여했다는 것…각각의 내용들이 맘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대한의 독립성을 부여하고 발주자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면, 승인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공식 보고서 외에 이사들의 의견을 부록으로 내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경영평가단의 종합적인 결과에 따로 부록을 덧붙이는 형식은 옳지 않다는 의견에 다수 이사들이 동의했다.

긴 논의 끝에 표결이 진행됐고, ‘2015 MBC 경영평가’ 보고서는 소위원회 원안대로 승인 및 공표하되, 일부 이사들의 의견을 해당 이사 이름으로 공문화 해 MBC에 함께 전달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완기 이사는 표결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유기철 이사와 최강욱 이사는 표결에 동의 의사를 표현하지 않았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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