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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민심에 불지른 MBN 비난 폭주..이틀째 모든 전화 먹통

MBN직원 통화녹취 동영상 조회수 26만회 돌파...후속영상까지 등장

종합편성채널 MBN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 태극기집회를 ‘비정상적인 집회’라고 폄훼한 데 대해 시청자들의 분노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논란은 한 시청자가 MBN에 공정한 보도를 촉구하는 항의전화를 걸면서 담당직원과의 통화내용을 녹취해 지난 25일 유튜브에 올리면서부터 시작됐다. 통화내용 동영상에는 왜 태극기집회는 보도하지 않느냐는 시청자의 질문에 한 MBN 측 남자 직원이 “태극기 집회는, 그건 방송국에서 알아서 하는 거죠. 그 비상식적인 집회를 저희가 방송할 의무가 있습니까?”라고 응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청자가 당황한 듯 되묻자 MBN 측 직원은 “그럼요. 정상적인 집회는 방송을 하고요, 비상식적인 집회는 방송국 임의대로 방송을 안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직원은 MBN이 촛불집회의 규모를 주최측이 불러주는 대로 보도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시청자가 화면상으로 보이는 모습과 다르게 ‘25만명’이라고 과도하게 인원을 부풀린 자막을 내보내는 데 항의하자 직원은 “그건 주최측에서 발표한 걸 인용 보도하는 겁니다”라며 “광화문 가서 확인해 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동영상 바로가기)



MBN, 사과문으로 경비용역직원에 책임전가

논란이 급속히 확산되자, MBN 은 26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성의한 사과가 문제가 됐다. MBN은 사과문에서 “12월 24일 밤 한 시청자와 본사의 경비용역직원이 통화하는 과정에서, 경비용역직원이 탄핵반대집회를 ‘비상식적인 집회’라고 폄하해, 언급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시청자의 전화에 올바르게 응대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리며, MBN은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직원 재교육을 강화하고 더욱 신뢰받을 수 있는 방송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MBN을 비난하는 시청자들은 방송사의 보도방향과 집회의 성격에 대한 뚜렷한 판단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경비용역직원이라는 설명은 사실이 아니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류모 씨는 시청자게시판에 “MBN은 ‘용역경비원’이 시청자 전화에 답하는 방송국입니까? 얼토당토 않은 변명에 성의없는 사과”라고 항의했다. 이모 씨는 “경비 용역이 그렇게 대담하게 말할수 없다”며 “보통 자기들 소관이 아니라고 말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만, 시청자가 어떤 번호로 전화를 걸었는지도 중요하다. 대표전화가 아닌 보도국으로 걸었다면, 당직 중인 기자가 받았을 확률이 크다. 대형 언론사라고 해도 보도국으로 걸려온 전화는 당직기자가 직접 받는 곳이 많다. 물론, 경비용역직원이 받았다는 MBN의 설명이 사실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MBN 소속 모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통화가 이루어진 시간은 늦은 밤이라서 당직기자가 자리에 없으면 전화가 자동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시청자 분노폭발 이틀째...MBN 소통업무 ‘마비’

무성의한 사과문으로 재점화된 MBN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지는 양상이다. MBN 측이 공개한 사과문 내용과 달리 실제로 전화를 받은 사람은 언론노조 소속 간부라는 찌라시마저 유통되고 있다. 인터넷에선 매일경제신문 절독운동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우선 MBN 직원과의 통화내용을 고스란히 녹취한 유튜브 동영상은 27일 오후 6시 현재 조회수 26만2625회를 돌파했다. 무서운 조회수로 동영상은 유튜브 선정 인기급상승 동영상 10위에도 올라있다. 이와 관련된 항의전화를 걸어 MBN 직원과 통화한 내용을 녹취한 ‘후속영상’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MBN 시청자 게시판은 항의글로 도배되다시피하고 있다. MBN고객센터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틀간 500여 개가 넘는 실명 항의글이 올라왔다. 대부분 태극기집회를 비정상적인 집회라고 폄훼한 데 대한 항의글들이다. 과거에는 시청자 항의글이 ▷24일 4건 ▷23일 0건 ▷22일 1건 ▷21일 0건 등 전혀 없거나 있어도 10건 미만이 보통이었다. 게시판에 글을 쓰려면 회원가입을 하고 실명을 노출해야 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MBN을 향한 시청자들의 분노가 어느정도인지 짐작케한다. 

MBN 대표전화는 이틀째 먹통이다. 26일 이후 MBN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표전화 02-2000-3114로 전화를 걸면 신호음이 가다가 ‘다른번호로 연결해 드리겠습니다’는 멘트가 세 차례나 반복된다. 더 기다리면 마침내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어렵다’는 안내와 함께 전화가 끊어진다. 

SNS와 인터넷에서는 MBN과 함께 매경미디어그룹에 속한 ‘매일경제신문’ 절독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절독을 권하는 게시글 공유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페이스북 사용자가 게재한 [매경 끊고 한경 보기] 글에는 게재 5시간만에 좋아요 172명, 공유 22회를 넘어서 눈길을 끈다. 

언론사들 태극기집회 딜레마...31일 시위가 분수령

MBN사태는 태극기집회를 바라보는 주류언론사의 딜레마를 그대로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부분의 주류언론사들이 임기 말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전사적으로 이끄는 가운데, 국가의 상징물인 태극기가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집회의 상징물로 등장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태극기집회를 부정적으로 보도하면 국가를 부정하는 셈이고,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보도하면 탄핵에 반대하는 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게 된다. 



보수집회가 태극기를 상징물로 사용하면서 촛불집회에선 태극기가 완전히 배제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언론사들은 ▷성탄 분위기 가득한 '촛불집회'…친박단체는 야광태극기(연합뉴스) ▷촛불집회 vs '야광 태극기' 맞불 집회(TV조선) ▷"태극기 휘날리면 촛불은 꺼진다" 대통령 향해 헌화한 보수단체(한국일보) 등 태극기와 촛불의 대결에 주목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촛불집회 현장에 태극기를 들고 가선 안된다는 인식이 확고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언론사가 수 만명이 집결한 태극기 집회를 철저히 외면하는 배경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주최측이 누구건 간에 ‘태극기가 바다를 이룬 모습’은 애국심이라는 보편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일반국민들을 향한 호소력이 강한 장면이다. 자연히 태극기를 든 쪽이 보수진영이라는 점이 부각될수록 ‘촛불’을 든 쪽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통신사를 제외한 주류 언론들은 태극기집회를 아예 보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조선일보의 경우 26일자 지면에서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관한 현장기사를 모두 배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 태극기집회와 촛불집회는 경찰차벽을 사이에 두고 세 대결을 펼쳤다. 양 주최 측은 각기 70만명과 160만명을 주장한 가운데 언론사들은 정확한 보도를 꺼리는 형국이다. 다만 MBC와 KBS가 보수집회를 비교적 자세히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오는 31일은 보신각타종 행사와 맞물려 양측 모두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주류언론사들의 공정보도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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