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2시 신생 애국정당 새누리당이 장충체육관에서 창당대회를 통해 본격 출범했다. 하지만 애국국민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진행된 창당대회와는 비교되게, 창당 이후 새누리당 지도부는 기대에 부응치 못하는 리더십을 노출시키며 구설에 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창당준비위는 창당 행사 전날 당 대선후보 경선일정과 후보자등록을 공고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이같은 공식일정은 창당일 첫날부터 크게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일부 새누리당내 인사들이 대선후보 외부영입론을 주장하며 모종의 영향력을 발휘, 대선후보 선출방법과 관련 당이 사전에 공지한 내용 일체가 무마되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결국 대선후보 경선선출론을 주장하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과, 대선후보 외부영입론을 주장하는 김미영 전환기정의연구원 원장 사이에서 공개 설전까지 벌어지면서 새누리당은 창당부터 대선후보 선출 방법론을 둘러싸고 내홍을 피할 수 없게 된 양상이다.
남재준 후보 추대론을 설파한 김미영 전환기정의연구원 원장
포문을 연 것은 김미영 원장이다. 김 원장은 창당 행사 전날인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누리당 창당준비위의 대선후보 경선공고를 비판하며 대선후보 경선선출론을 부정하고 나섰다.
김 원장은 “빨리 가서 남재준 후보께 절하고 모셔올 생각이나 하세요. 아마추어리즘의 극치같은 것 안 보고 싶거든요!!! 차라리 무덤을 파고 들어가든지”라며 대선후보 외부영입론, 남재준 후보 추대론을 강하게 설파했다.
김 원장은 5일에도 “신생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정미홍, 변희재 두 분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세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들이지만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의견 좀 들어보고 싶네요”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김 원장의 입장은 지금 거론되고 있는 새누리당의 대선후보들은 경력과 권위 등이 대통령 후보로서 모자란만큼 남재준같은 중량급 인물을 외부에서 영입해 당 대선후보로 추대해야 옳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변희재 대표가 김미영 원장의 의견에 반박을 하고 나섰다. 변 대표는 공당은 공당으로서의 정도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진했다.
새누리당 자체 경선 후보론을 설파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5일, 변 대표는 “오늘 태극기신당 창당하면서도, 대선 플랜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대선후보 공모 받는다고 정식 공지를 내고, 그간 태극기 집회 주요 참여자들에 다 연락해서, 당의 홍보를 위해 뛰어달라 요청해놓고, 당 안의 몇몇 남재준 추대론자들 탓에, 공중에 붕 뜬 채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라며 외부인사 영입론 등에 흔들리는 새누리당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변 대표는 이어 외부인사 영입론, 구체적으로는 남재준 후보 추대론이 갖는 문제점에 대해서 조목조목 지적을 하고 나섰다.
변 대표는 “첫째, 남재준은 당 차원의 어떤 검증도 받은 바 없습니다. 현재 신당은 태극기 집회로 이어져왔으니, 당 차원의 검증이란 건 탄핵국면 때, 태극기 집회에서의 활동사항입니다”라면서 “남재준은 이게 없기 때문에 검증 불가라는 겁니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검증이 되는 경선을 치르지 않고 추대는 불가능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변 대표는 “두 번째가 더 결정적인 이유인데, 활동사항이 검증이 안되었기 때문에, 향후 계획도 검증이 불가능합니다. 당의 경선을 통해 선정되지 않은 이상, 당이 남재준을 일방적으로 지지해도 남재준의 계획을 제어할 수가 없습니다”라면서 “즉 갑자기 홍준표를 지지하고 사퇴를 해도 당은 속수무책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변 대표는 대선후보 외부영입론을 펼치는 김 원장에게 배신감도 토로했다. 변 대표는 “신당 창당하자고 가장 먼저 선동해놓고 그 당이 태극기 집회 때, 이른바 정미홍, 저, 손상대, 허평환 장군 등 특혜나 수혜를 받은 사람들에게, (새누리당 창당준비위가) 홍보를 위해 경선 출마해달란 요청을 했고, (정미홍, 저, 손상대, 허평환 장군 등이) 이를 그대로 수행했다는 이유로 왜 남재준 추대론자에게 이런 모욕을 당해야합니까”라며 개탄의 글을 페이스북에 남기기도 했다.
신생 벤처정당 새누리당의 대선후보 선출 방법론 갈등, 과연 산후통으로 끝날 수 있을까.
김미영 원장 등 외부인물 영입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현실론이다. 1프로라도 당선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지지해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미영 원장은 “1프로라도 받을 만한 후보를 삼고초려해서 데려올 생각을 해야지 집안잔치를 해요”라면서 남재준 추대론을 설파하고 있다. 이는 일견 설득력 있는 논리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 두 가지 문제점을 지닌다는 분석이다.
첫째, 남재준 후보는 과연 1프로라도 받을만한 후보냐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상 전혀 담보된 것이나, 검증된 것이 없다. 둘째, 현 상황에서 그와 같은 현실론은 자칫 애국우파 세력이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논리로도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당의 원칙까지 저버린 현실론은 더 나아가 김무성 세력과 협력해야 한다는 논리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이 여러 애국인사들의 우려다.
현재 변 대표는 “정상적인 정당의 민주주의 기초의식도 없는 남재준 추대론자들은 반드시 심판, 당에서 제명시키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태를 초래한 당 지도부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할 겁니다”라고까지 공언한 상태다.
결국, 새누리당은 창당 초반부터 당의 명운을 두고 원칙론자들과 현실론자들 간의 치열한 당내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