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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스타인 성추문 은폐한 미국 언론, 손석희 조작보도 은폐한 한국 언론

전직 CBS 탐사보도 전문기자의 고발로 알아본 미국 언론의 추악한 현실과 한국 언론에서의 시사점

‘더 힐(The Hill)’은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많이 구독하는 정치 전문 매체 중 하나다. 이런 ‘더 힐’이 CBS 의 전설적인 탐사보도 전문기자였던 샤릴 애트키슨(Sharyl Attkisson)의 외부 기고 칼럼을 통해 미국 언론계의 추악한 현실을 폭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더 힐’은 2017년 10월 11일자(현지시각)로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그리고 은폐된 특종들(Weinstein allegations are not the first stories 'spiked' by media)’ 제하의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 저자인 CBS 방송기자 출신인 샤릴 애트키슨은 에미상 탐사보도 부분 수상자로, 여러 가짜뉴스 문제를 고발하는 저술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도 한 저명 언론인이다.



샤릴은 칼럼 서두에서부터 “할리우드 거물인 하비 웨인스타인(Harvey Weinstein)의 부적절한 성추문과 관련된 문제를 뉴욕타임스 기자가 2004년부터 함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많은 독자들을 경악에 빠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샤릴은 이런 언론의 은폐, 검열이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샤릴은 “많은 특종들이 뉴스룸/데스크에서 누락된다(killed)”면서 “많은 외부 실력자들이 보도를 죽이는 방법을 숙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임(Time)’의 전 편집국장이 폭로한 외부의 압력에 쉽게 무너지는 언론사 편집국 환경

샤릴은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전 편집국장을 인용해 “1면 특종을 장식하는 반골 성향의 기자는 편집국장의 역량에 따라 조련된다”면서, “문제는 이런 특종 기자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편집국장이 외부 홍보 기획사, 글로벌 로펌, 위기 관리 전문가, 광고주, 정치단체(PACs), 비영리 단체, 정재계 인사, 연예인 등에 의해서도 조련/검열은 물론 회유, 협박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샤릴은 ‘타임’ 전 편집국장의 발언을 계속 인용하면서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특화된 전문업종이 별도의 산업군을 형성했다”면서, “그들의 수익 모델은 고객(외부 실력자들)이 원치 않는 뉴스 또는 내부고발자들의 메시지를 철저히 봉쇄-은폐-조작-축소하는 것 및 논점 회피”라고 밝혔다.

‘타임’ 전 편집국장은 “그들은 가짜 SNS는 물론이고, 가짜 항의 편지, 블로거, 비영리단체, 온라인 댓글, 소송 협박, 위키피디아, 그리고 청부 형태로 고용된 ‘기자’를 통해 작성한 기사 배포와 같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언론매체의 법무팀을 “압박”하여 “수많은 특종을 죽여왔다”며 샤릴에게 직접 비법도 소개했다고 한다. 

이런 언론에 대한 압박 방식은 문재인 정권 하에서 문재인 씨 지지성향의 이른바 달빛 기사단이 한겨레 등 좌파 언론의 정권 비판 보도조차 억압하는 방식을 떠올리게도 한다.

CBS 방송 기자로서 샤릴 애트키슨이 폭로하는 미국 방송국의 보도 독립성 침해 문제

샤릴은 이어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샤릴은 자신도 지난 20년 동안 CBS 뉴스 기자로서 그런 “압박”의 대상이었다면서, 미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막강하다는 제약회사들의 회유와 협박이 특히 공격적이면서 집요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샤릴은 “CBS 뉴스의 광고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엄청난 광고주의 힘을 빌어서 뉴스 보도를 죽이고 살리는 일은 다반사이다”라고 첨언했다. 샤릴은 “실제로 메이저 제약회사 제품 부작용에 관한 탐사 취재 중에, 해당 뉴스의 PD와 간부인사들이 제약사 법무팀의 비공개 미팅(off-the-grid)을 통해서 엄청난 압력과 회유에 시달리기도 했다”고도 전했다. 

샤릴에게 압박을 가한 것은 거대 기업 광고주 뿐만이 아니다. 샤릴은 미국미식축구리그(NFL), 미국적십자사, 포드사, 피플투피플(People to People, 미국의 자선시민단체), 피드더칠드런(Feed the Children, 미국의 아동구호시민단체), 정부 관계자, 대학교 유망운동선수, 골드만삭스, 그리고 보잉 사와 관련된 보도를 축소-삭제-은폐-보류하라는 지시를 데스크로부터 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샤릴은 “관련 보도들은 대부분 어떤 커다란 불법 행위에 대한 폭로 보도가 아니라 단지 순수 저널리즘 관점에서 해당 분야에서의 직업 윤리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보도에 불과했다”라며 유감을 토로했다.

보도 전체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했던 오바마 정권 백악관의 압력

또, 샤릴은 자신이 CBS 뉴스에 재직할 당시, 백악관으로부터 기사 내용 중 일부 뿐만이 아니라, 아예 “보도 전체”를 포기하라는 주문도 데스크로부터 여러 차례 받았다고 전했다.

샤릴에 따르면 언론에 대한 외부압력의 절정은, 지난 2013년 9월경에 자신이 터트렸던 ‘벵가지 사태 특종(Benghazi story)’ 이후의 평소와 비교할 수 없는 조직적 압박이었다고 한다.

(편집자주 : 벵가지 사태는 지난 2012년 9월 리비아의 이슬람 무장단체가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을 공격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4명의 미국인이 사망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의 위협 정보 묵살 및 보안 조치 실패 문제가 여기 소개하는 칼럼의 저자인 샤릴 애드키슨의 특종에 의해서 밝혀졌다. 2014년 1월 15일자(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정보 당국의 여러 경고에도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에 실패한 국무부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샤릴은 당시 오바마 정권 백악관의 제이 카니(Jay Carney) 대변인으로부터, CBS 보도에 대한 반론/변론 청구가 아니라 백악관이 보다 대응하기 용이한 “새로운 보도에 대한 제안”을 했으며, 동시에 백악관 정치 홍보 담당자인 에릭 숄츠(Eric Shultz)도 동일한 제안을 백악관을 출입하는 CBS 기자들에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체념하면서 자기검열까지 하기 시작하는 미국의 언론인들

샤릴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많은 탐사보도 전문기자들이 미국의 주류 미디어들(CBS, NBC, ABC, Fox News, The Wall Street Journal, The New York Times, The Washington Post and in local news)의 데스크에서 자신들의 보도가 은폐-누락-삭제-왜곡되는 경험을 공유했다.  탐사보도 전문기자들의 공통된 여론은 “상황이 갈수록 악화된다”는 것이다.

기고문 말미에 샤릴은 이러한 미국 저널리즘의 위기에 대해서 대안을 제시했다. 

“몇 년 전부터 정치권 이권세력과 이익단체로부터 우리(탐사보도 전문기자)를 분리하는 방화벽(firewall)같은 것을 설치하는 방안에 대해 계속해 고민해왔다. 언론사 내에서 정책적으로, 외부 인사와의 접촉 자체를 어떤 절차적 과정으로써 제한하는 방법을 강구해볼 수 있다. 나는 이런 조치는 우리를 억압하는게 아니라 우리를 해방시켜 줄 것이라 강변해왔다. 하지만, 주위 언론인들 누구도 이런 조치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려한다.”

샤릴은 이제 언론인들의 “자기검열(self-censorship)”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샤릴에 따르면 “어차피 잘릴 뉴스를 뭣 하러 취재해? 직장 생활만 고달파질 뿐이야”라며 어느덧 언론인들도 외부 세력과 타협을 하게 되며, 그들의 의도를 충실히 반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떤 언론인들은 “좋은 보도에 대한 보상이 시원치 않다. 그런 보도를 하게 되면 너무 거북해진다. 차라리 그냥 날씨 보도와 애완동물 관련 보도에 집중하면 누구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으니 ‘모두가 행복하다(Everybody’s happy)’”고 자조까지 하는 지경이다.

샤릴은 “결국, 언론 외부의 선동가들은 손 하나 까닥 안하고, 보도를 죽이는데 성공했다.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다(In this way, the propagandists have accomplished their job without lifting a finger. We’ve done it for them)”면서 자기반성을 덧붙이며 칼럼을 마무리했다.

조작보도를 조작보도라고 말도 못하는 한국의 언론인들

미국 저널리즘의 타락을 경고한 샤릴의 기고문은 손석희 태블릿PC 조작보도 문제로 연일 들썩이고 있는 한국 언론계의 현실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즘 서점가를 강타하고 있는 손석희의 저주 서문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20여년 전 드라마상에서의 기자와 언론사의 모습은 필자에겐 너무 낯선 풍경이었다. 거창한 고발 기사가 아니라도, 정확히 진실을 알리는 기사를 쓰기 위해, 편집장과 싸우고 펑펑 우는 젊은 기자의 모습을 지금 언론계에서 볼 수 있을까.


‘손석희의 저주’를 읽어보면 언론사 사주인 JTBC 홍정도 대표가 “검증되지 않은 사실도 보도해야 한다”는 황당한 언론철학을 선포하는 장면이 나온다(p203). 

더구나 태블릿PC 조작보도의 핵심 인물들인  JTBC의 사주인 홍정도(언론계의 고위급 인사)는 청와대 전 행정관 김한수(외부 이익 세력)와 친구 사이로까지 알려져 있다.

즉, 미국 언론계 현실과 한국 언론계 현실 사이의 평행이론을 넘어서, 지금 한국 언론계는 “정확한 기사” 같은 것은 애초에 포기하고, 아예 언론계 내부 인사가 외부 세력들과 피아식별 구분도 없이 뒤섞여 있는 수준까지 와버린 것이다.

어쩌면 박근혜 정권의 김영란법이야말로 샤릴 애트키슨의 방화벽(firewall) 처방과 일맥상통하는 면은 없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상황이 더욱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계와 달리 한국 언론계는 이런 문제로 내부 논쟁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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