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이면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이 검찰에 구속된 지 100일째가 된다. 변 고문은 인신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굴하지 않고 태블릿PC 조작의 진실을 규명,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탄핵의 진실도 함께 밝혀내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검찰(서울중앙지검 홍성준 검사)은 올해 5월 24일 변 고문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터넷 기사와 출판물, 유튜브 방송 등으로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손석희와 JTBC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월 30일 변 고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가 밝힌 구속사유는 “증거인멸의 염려”, “피해자 측에 대한 위해가능성” 등이었다. 명예훼손 구속사유로는 극히 이례적이다.
OECD 국가 중 유일한 언론인 구속...명예훼손 혐의 구속은 0.017%
언론인이 다른 활동도 아닌 공인과 권력에 대한 비판적 언론활동으로 인해 구속이 된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문명국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손석희와 JTBC는 대통령까지 탄핵시킨 대한민국에서 1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방송권력이다.
칼럼에서 타라 오 박사는 미국 뉴욕 소재의 비영리 기구인 ‘언론인 보호 위원회(The 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의 2017년 보고서를 인용했다. 조사 당시에는 전 세계 262명의 언론인들이 투옥되었는데 국가별 현황에 대한민국은 없었다. 하지만 변 고문 구속으로 이제 대한민국이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으며 이는 OECD 국가로는 유일한 사례가 된다는 것이 타라 오 박사의 지적이다.
2017년 미얀마 당국이 로이터 통신 기자 2명을 구속해 유엔이 나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아웅산 수치로 대변되는 사상 최초 문민정부가 들어섰지만 미얀마가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인권이 여전히 열악함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말하자면,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난 대한민국의 언론 상황이 이제 막 민주화 첫발을 내디딘 개발도상국 미얀마 수준으로 후퇴해버린 셈이다.
국내 통계를 살펴봐도 명예훼손으로 인한 구속은 극히 희귀한 일임을 알 수 있다. 대검찰청의 ‘2017년 범죄분석 통계 자료’에서 ‘범죄자 구속·불구속상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6년 명예훼손 범죄자 17,401명중에서 15명 (0.086%)만이 구속당했다. 사전 구속영장 청구는 이보다 적은 3명(0.017%)에 불과했다.
검찰은 6월 15일 공소를 제기했다. 변 고문은 구속 기소했으며 황의원 대표이사, 이우희 선임기자, 오문영 기자는 불구속 기소했다. 소규모 인터넷매체인 미디어워치 편집국 기자 전원을 기소했다. 권력 비판 문제와 관계된 논란의 사안으로 언론사 편집국 기자 전원을 법정에 세우는 사례가 과연 미얀마 군부정권에서라도 있었을는지 의문이다.
재판부, 태블릿 감정신청과 김한수 출입국 사실조회신청 전부 ‘보류’
설상가상으로 구속과 기소에 이은 실제 재판까지도 변희재 고문과 미디어워치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형식적 절차로 흘러가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피고인을 구속한 상태에서 재판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는 피고인의 권리와 정당한 요청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의심을 낳고 있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의 쟁점을 ▲ 태블릿PC의 입수 경위, ▲ 태블릿PC의 실사용자, ▲ 태블릿PC에 대한 조작 여부로 정했다. 이에 변 고문은 “태블릿PC를 정밀 감정해서 최서원의 것으로 확인되면 어떠한 중벌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피고인 미디어워치 측 변호인인 이동환 변호사는 8월 7일 감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변호사는 최서원과 태블릿의 동선이 위치정보와 일치한다면서 검찰에 제시한 제주도 위치정보와 독일 로밍콜과 관련 사실조회도 신청했다. 태블릿PC의 개통자이자 요금 납부자인 김한수와, 제주도 위치정보 2건의 직접관련자(각 장시호 별장과 토지)인 장시호에 대한 출입국기록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것. 이 변호사는 검찰이 태블릿PC에 대한 통신자료를 SKT에 조회했다고 JTBC가 여러차례 보도한 것을 근거로, SK텔레콤에 통신자료 조회 및 기록제출도 사실조회 신청했다.
그러나 박주영 판사는 태블릿PC 감정신청과 사실조회 신청 2건에 대한 수용을 모두 보류했다. 지난 8월 27일 제 3차 공판에서 이 변호사는 “피고인 측이 제출한 감정신청서와 사실조회신청서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을 내려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 박 판사는 재판 말미에야 “내용을 보고 있다”면서 “검찰과 피고인 측 증거조사가 다 끝나면 그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에서 검찰 측이 내세운 주요 증거는 박근혜 대통령 판결문, 정호성 판결문이다. 이 변호사는 태블릿PC에 대한 아무런 증거조사가 없이 이뤄진 재판에서의 판결문을 전혀 다른 성격의 새로운 재판의 증거로써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결문 증거부동의를 했다. 하지만 박 판사는 직권으로 해당 판결문들에 대해서 모두 증거채택을 했다. 자칫 피고인들의 방어권이 완전히 무력화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태블릿재판 국민감시단, 백서 배포 지원....한미일 연대와 대외투쟁 본격화
법원 역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태블릿PC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모임인 ‘태블릿재판 국민감시단’은 국내외 지성 여론에 변희재 고문과 미디어워치의 진실과 정의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블릿재판 국민감시단은 먼저 미디어워치가 법정에 ‘증거 제1호’로 제출한 ‘태블릿PC 조작 진상규명 백서’를 국내 오피니언 리더와 언론계에 배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백서는 470페이지 분량으로 손석희-JTBC의 보도내용과 검찰의 증거자료를 모두 분석하여 객관적으로 규명된 조작 문제들을 총 정리해놓은 백과사전형 해설서다. 백서에서는 검찰의 변 고문과 미디어워치에 대한 공소 쟁점 사항도 빠짐없이 반박이 이뤄졌다.
태블릿재판 국민감시단은 미국과 일본 자유보수 진영의 언론, 법조, 정치계 인사들에게도 한국에서 벌어진 극단적 언론 탄압 사태를 적극 알리고 있다. 특히 변 고문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 위장평화쇼에 맞서 납북자 송환요구를 위한 한일연대 활동을 펼치던 중에 갑작스럽게 구속됐다. 일본인 납북자인 요코타 메구미의 송환을 요구하는 변 고문과 미디어워치 독자들의 일본 대사관 앞 집회는 많은 일본인들의 공감을 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변 고문의 한미일 연대 구축 활동이 갑작스런 구속사태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상당한 세를 얻고 있다.
‘태블릿 재판’ 제4차 공판은 9월 10일 오후2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524호에서 열린다. 재판은 기본적으로 격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블릿재판 국민감시단은 앞으로 미디어워치를 지원하면서 각종 해설기사와 유튜브 방송, 카드 및 그래픽 뉴스 제작, 언론 보도자료 배포, 기자회견과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태블릿PC의 진실과 변 고문 구속의 부당함을 국내외에 알리는 작업을 폭넓게 전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