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결국 납북자 등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 정부를 힐난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문’에는 ▲ 한반도 전쟁위험 제거 ▲ 경제, 문화, 의료, 관광 분야 교류 협력 추진 ▲ 이산가족 문제 해결 추진 ▲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납북자 문제 등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선 에두르는 식의 언급조차 없다.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는 21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 정부가 납북자 문제라든지 북한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조금이라도 신경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 납북자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다는 것은 처음부터 예상되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그 사람(북한)들의 눈치를 보면서 납북자 문제를 깡그리 무시했다”며 “이 정부는 국제적인 인권법조차 무시하고 있는 정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정상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차후 납북 피해자를 '특수 이산가족'에 포함시켜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로 선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하면서 "납북 자체는 북한에 의한 범죄 행위이기 때문에, 전쟁 상황에서 불가항력적으로 헤어진 이산가족과 납북자는 분리해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6.25 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이사장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납북자 등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도 않았다”면서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하는 통수권자의 역할을 져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이사장은 “심지어 문 대통령은 수 많은 북한의 아이들을 고역으로 몰아넣는 메스게임을 보면서 이를 대단해보인다는 듯 치켜세웠다”며 “그를 인권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선 “대한민국은 무장해제 됐고, 점점 김정은의 노예로 끌려들어가게 됐다”고 평가하며 “국민들이 북한과 문 정부에 대한 실체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이와 관련한 비판을 내놨다. 자유한국당 전옥현 국가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의 인권문제, 납북자 송환에 관해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일체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현 정부의 북한 인권 관련 정책, 특히 억류돼있는 우리 국민의 문제에 관해선 미국‧일본 대통령들의 자국민의 석방노력과 견줘볼 때 아쉬운 점이 상당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북한에는 국군포로 8만2000여명, 전시납북자 10만여명, 피랍어부 및 KAL기 납치자 516명 등 수많은 한국 국민들이 피랍돼 있는 상태다. 문재인 정권은 무조건적인 종전선언을 외치고 있지만 종전선언시 북한 피랍자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역시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