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살 전 마지막으로 접촉·연락한 인사인 고한석(高漢碩·55) 전 비서실장이 1992년 ‘남조선 노동당 중부지역당 간첩단 사건’(일명 ‘중부지역당 사건’)의 주역 중 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부지역당 사건’이란, 북조선 노동당 서열 22위인 남파 거물간첩 이선실 씨가 황인오 씨를 포섭해 서울 등 주요 도시의 수십 개 기업과 단체 등에서 300여 명의 조직원을 확보해 간첩활동을 벌이다가 1992년 10월 6일,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 의해 적발된 사건을 말한다. 흔히 남로당 사건 이후 최대 규모의 간첩단 사건으로 손꼽힌다.
당시 안기부 발표에 따르면 황인오 씨는 이선실 씨에 의해 총책으로 지명돼 북한에서 교육을 받은 후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을 결성했다. 고한석 전 비서실장은 당시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박사과정으로서 중부지역당 산하 편집국 제작담당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지역당 당원들은 전원 김일성에게 충성맹세를 했던 인사들로, 고 전 비서실장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고 전 비서실장은 중부지역당 사건으로 1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고 전 비서실장은 출소하면서도 자신의 항문에 같이 구속된 동료의 비밀지령문건을 심어 외부로 밀반출하려다 적발돼 거듭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고 전 비서실장은 복역 이후 서울대 박사과정을 그만두고 도미, 하버드대에서 케네디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곧이어 SK에 입사, China IT/인터넷 사업개발팀장으로 중국에서 4년 동안 일했다. 노무현 정권때 열린우리당이 창당된 이후엔 정치권에 투신, 열린정책연구원 정책기획 연구원과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고 전 비서실장은 작년에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박원순 시장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고 전 비서실장은 올해 4월, 박 시장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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