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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살려면 불법 웹하드 시장부터 바로잡아야

시장이 정화되어야 컨텐츠 위력이 살아난다


12일 시청률 조사기관 TNmS는 2011년 TV프로그램 평균시청률 톱10을 발표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2011년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11개월간만을 집계한 것이기만, 연말 분위기에 맞춰 연말결산으로서 내민 자료로 보인다.

어찌됐건 이 자료에 따른 2011년 평균시청률 톱10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1위 KBS1 일일드라마‘웃어라 동해야’ 36.4%,
2위 SBS 주말드라마‘시크릿 가든’ 26.5%,
3위 KBS2 주말드라마‘오작교 형제들’ 25.5%,
4위 KBS2 주말드라마‘사랑을 믿어요’ 22.8%,
5위 KBS1 일일드라마‘당신뿐이야’ 21.5%,
6위 KBS1 일일드라마‘당신뿐이야’ 19.9%,
7위 KBS2 예능프로그램‘해피선데이’ 18.4%,
8위 KBS2 수목드라마‘공주의 남자’ 17.3%,
9위 SBS 수목드라마‘뿌리깊은 나무’ 17.1%,
10위 KBS1 주말드라마‘광개토대왕’ 16.7%.

이 같은 자료에 대해 마이데일리 12월12일자 기사‘2011 시청률 톱10은? KBS‘초강세’ -MBC‘全無’ ’는“눈에 띄는 점은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에 KBS가 무려 8개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올리며 시청률 면에서 독보적인 강세를 보인 현상. 또 지상파 3사 예능 중 유일하게 KBS 2TV‘1박2일’ ‘남자의 자격’이 있는‘해피선데이’만이 10위권에 포함돼 국민 예능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면서“SBS는 드라마‘시크릿 가든’과‘뿌리깊은 나무’가 순위에 들어 가까스로 체면을 살렸지만, MBC는 드라마, 예능을 통틀어 한 프로그램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을 맞았다.”고 촌평했다.

인터넷 웹하드 시장에 함몰된 젊은 층 시청률엔 안 잡힌다

그러나 이 같은 촌평에 공감할 만한 이들은, 적어도 젊은 층 내에선 거의 없을 듯싶다. 실제로 젊은 층에서 열광을 얻어낸 프로그램들은 톱10 안에 들어가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드라마만 해도 젊은 층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MBC‘최고의 사랑’ , SBS‘싸인’등이 빠져있고, 톱10을 휩쓸었다는 KBS 드라마 중에서도 정작 젊은 층에서 인기 끈‘드림 하이’등은 찾아볼 수 없다. 예능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당장 KBS2‘1박2일’과 쌍벽을 이루는 MBC‘무한도전’이 빠져있는 결과다. 심지어 올 한해 예능프로그램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화제를 불러 모은 MBC‘나는 가수다’조차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젊은 층은 이른바‘본방사수’에 약하기 때문이다. 젊은 층 절대다수는 현 시점 시청률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다. 대부분 인터넷 웹하드에서 다운받아 보거나 DMB 등으로 시청한다.

그러니 정작 시청률 집계를 내보면 다소‘올드’한 프로그램, 40대 이상 중장년 시청자들이 즐겨 보는 프로그램들이 상위를‘집권’하게 되는 것이다. 벌써 톱10 내에서만도 중장년 여성층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일일드라마가 3편이나 들어서있다. 1위부터가 일일드라마다.

주말드라마 역시 가족 중심으로 구성돼 중장년층 호응도가 높았던‘오작교 형제들’ ‘사랑을 믿어요’와 중장년 남성층 지지로 먹고 사는 사극‘광개토대왕’이 들어가 있다. 치열한 수목드라마 전쟁에서도 톱10 내에 안착한 것은 중장년 남성층을 거머쥔 사극 2편뿐이다. 가장 젊은 층 구미에 잘 맞춘다는 월화드라마가 아예 빠져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같은 결과가 보여주는 현실은 사실상 하나뿐이다. 젊은 층 반응을 보여줄 만한 자료가 절실히 필요하단 점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언급했듯, 젊은 층 다수는 본방사수 대신 웹하드 다운로드를 통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그런데 이 웹하드 다운로드는 수치를 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 웹하드에선 방송사 측에서 제공한 정식파일이 유통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웹하드 측에서 방송 파일에 붙인“해당 컨텐츠는 저작권자와의 제휴를 통해 권리를 위임받은 컨텐츠입니다.”라는 문구에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엄연히 말해 불법파일들이다. 업로더들이 멋대로 방송프로그램을 인코딩한 파일을 방송사 측에서 적발, 다운로드 포인트를‘나눠 먹는’형식에 불과하다. 해당파일이 어느 웹하드에서 몇 차례나 다운로드 됐는지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그야말로‘며느리도 모른다.’

이런 상황이 낳을 수 있는 최대문제는 광고 수주 차원에서 발생된다. 광고 편성에 있어 시청률 집계 외에 다른 기준이 존재하질 않으니, 본방 시청률 차원에선 떨어지지만 웹하드 다운로드에선 큰 인기를 누린 프로그램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젊은 층이 즐길 만한 프로그램들 광고 수주는 어려워지고 중장년층이 즐기는 프로그램만 승승장구하게 된다는 얘기다.

그럼 어떤 분위기가 형성될까. 당연히 젊은 층 대상 프로그램들은 점차 성립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면서 드라마건 예능프로그램이건 중장년층 취향 프로그램들이 점차 젊은 층 영역까지 침범해 들어올 수 있다. TV에서 젊은 층 취향이 휘발되는 분위기로 옮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웹하드 상황에 가장 크게 타격 입는 건 종합편성채널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할 측은 사실상 KBS, MBC, SBS 등 기존 지상파방송 권력이 아니다. 새롭게 출범한 종합편성채널의 주인들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이다.

현재 종합편성채널들은 시청률 확보에서 죽을 쑤고 있다. 그나마 지난 13일 JTBC 드라마‘인수대비’가 겨우 1.975% 시청률을 올린 게 최고기록이다. 론칭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참담한 수준이다.“언제부터 시청률 집계가 소수점 이하 3자리까지 이뤄졌냐”는 비아냥 하나로 모든 상황이 설명된다.

종합편성채널들이 개국과 함께 편성한 프로그램들 면면을 살펴보면 이처럼 무관심에 가까운 반응들이 일정부분 이해는 간다. 한 마디로 눈에 확 들어오는 프로그램이 없다. 적어도 론칭과 함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모을 엔트리는 전무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 지점에서 딱히 절망할 이유는 없다. 따지고 보면 1991년 12월 개국한 마지막 지상파방송사 SBS도 자리를 잡기까진 수년이 걸렸다. 1995년 드라마‘모래시계’의 대성공 이전까진 사실상 마이너채널 취급을 받았으니, 줄잡아 3년은 물 먹었던 셈이다. 문제는 종합편성채널들의 경우 발 빨리 문제점을 보완, 주목받을 만한 프로그램을 바로 내년부터 내놓더라도 지금과 똑같은 시청률 침체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금 구도로 봤을 때 시청률 집계에서 달라진 효과를 내줄 수 있는 계층은 중장년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장년층은 미디어 변화에 상대적으로 느리고 둔감하게 대처한다. 아무리 새로운 환경이 제공돼도 한동안은 그저 기존에 고정시켜 놓고 보던 KBS, MBC, SBS만을 붙들고 있기 쉽다. KBS 9시뉴스로 이어지기까지 마르고 닳도록 그저 틀어놓고만 있는 KBS 일일드라마들이 시청률 상위에 줄줄이 랭크되는 상황으로도 쉽게 짐작이 간다.

미디어 변화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계층은 당연히 젊은 층이다. 아무리 낯선 미디어에서 나온 것일지라도 뭔가 될성부른 콘텐츠다 싶으면 바로 트렌드를 일으켜 몰려든다. 1995년‘모래시계’열풍도 따지고 보면 당시 30대였던 386세대와 20대였던 포스트386세대가 주축이 돼 일어났다고 봐야한다. 가깝게는 까다롭게 접근해야 하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나는 꼼수다’가 600만 청취자를 거느리게 된 상황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 계층의 반응은 1995년 당시와 달리 지금은 시청률 집계에 잡히질 않는다. 인터넷 웹하드 다운로드 시장에 함몰됐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무리 종합편성채널 측에서 대범하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내밀더라도,‘느리디 느린’중장년층이 수년 뒤 채널을 한 번 10번대까지 돌려볼까 마음먹기 전까진 현 시점 채널선호도를 보여주는 유일한 지표인 시청률 집계 측면에선 나올 만한 자료가 전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중장년층이 마침내 채널을 돌리게 되는 계기도 신생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젊은 층 반향이 각종 미디어를 통해 홍보되고 난 뒤에야 마련되곤 한다. 젊은 층 반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이상 중장년층의 포용도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시장이 먼저 정화돼야 콘텐츠 위력도 제대로 드러난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종합편성채널들을 소유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측에선 인터넷 웹하드 다운로드 상황에 딱히 문제제기를 해본 일이 거의 없다. 이전까진‘자신들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재 제휴됐다고 라벨이 붙어 나도는 파일들조차 사실상 불법파일들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이에 최소한의 지적과 비판조차 해본 일이 없다.

더 심한 건 종합편성채널을 출범시킨‘지금’조차도 웹하드 상황에 둔감하기 짝이 없다는 점이다. KBS, MBC, SBS 등은 그나마 웹하드 적발팀이라도 가동해 포인트를 나눠먹기라도 한다. 그런데 종합편성채널들은 그런 인력도 전략도 전무한 듯 보인다. 현재 웹하드에서 나도는 종합편성채널 콘텐츠는 모두“해당 컨텐츠는 저작권자와의 제휴를 통해 권리를 위임받은 컨텐츠입니다.”라는 문구조차 달려있지 않다. 그야말로 100% 불법파일들인 것이다. 종합편성채널 측에선 아예 웹하드 상황을 제대로 인지조차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점에서 종합편성채널들이 지금 당장 취해야할 조치는 혼탁한 웹하드 시장질서 바로잡기라고 봐야한다. 콘텐츠 개선은 그 다음이다. 시장이 바로 서야 콘텐츠 위력도 제대로 드러나는 법이다. 종이신문과 인터넷닷컴까지 소유한 거대미디어권력이라면 가동시킬 수 있는 모든 채널을 동원해 바로 이 부분을 가장 먼저 의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KBS, MBC, SBS 등은 사실상 웹하드 불법 다운로드 시장을 딱히 개선하지 않아도 살 길이 있다. 채널선택 관성도 높은 중장년층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껏 제대로 된 웹하드 문제제기가 이들 채널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들도 장기적으론 위태로운 상황에 빠질 수 있겠지만, 어찌됐건‘지금 당장은’큰 문제가 없다.‘지금 당장’큰 문제가 생긴 건 종합편성채널들이다.

‘지금 당장’도 종합편성채널 콘텐츠가 젊은 층 내에서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불법 웹하드 업자들이 한데 모여 주판 굴려가며 계산해보기 전까진 제대로 된 수치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어쩌면 몇몇 콘텐츠는 시청률 집계 상 1.582%니 1.785%니 하는 굴욕적인 수치보다 훨씬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을지도 모른다. 향후 젊은 층 구미에 꼭 맞는 콘텐츠가 등장한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다른 걸 다 떠나서라도, 현 시점 불법 업로더들이 100% 다 먹어치우고 있는 웹하드 상황만이라도 어떻게든 붙잡아야 하는 게 상식 아닌가.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게 순리인데, 이상하게 목이 마르면서도 우물 팔 생각조차 않으니 황당할 따름이다. 제발 시장부터 정상화시켜놓은 뒤에야 모든 일이 순조롭게 돌아갈 수 있다는, 기본 중의 기본원칙만이라도 종합편성채널들이 깨닫기를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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