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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한의학에 반대하다 (I)

국제 의학계, 과학계의 논문들은 한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 첫번째


※ 본 콘텐츠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http://www.i-sbm.org)'이 제공하는 공익콘텐츠입니다. 이 원고는 2012년 11월 10일, 제주의사회 종합학술대회에서 황의원 과학중심의학연구원 총괄원장이 발표했던 것으로, 1부 순서에서 과학중심의학에 대한 개념 설명 이후에 2부 순서로 ‘과학이 한의학에 반대하다’라는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의 백서 내용을 따로 해설했던 내용입니다. 해당 내용은 이번에 인터넷 발표용으로 새로이 편집됐습니다. 김진만 선생님, 이영록 선생님, 강용석 선생님, 신정재 선생님, 그리고 그 밖에 본 원고 발표 과정에 귀한 의견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편의상 논문의 내용을 설명할 때, 중국전통의학(중의학)이나 동양의학, 중약 등으로 번역될 수 있는 영단어를 모두 한의학과 한약으로 번역했음을 알립니다.

1부 순서 : 근거중심'한의학'의 허구성과 과학중심의학의 출현
 


2부 순서 : 과학이 한의학에 반대하다
- 국제 의학계, 과학계의 논문들은 한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목차>

1) 시작하면서
2)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의 문제
3) 중국산 무작위배정 임상시험(RCT)과 체계적문헌고찰(SR)의 문제
4) 중국산 논문의 국제적 폐해
5) 침술의 효과에 대한 믿을만한 근거중심의학적 연구의 결론들
6) 침술의 부작용과 위험성
7) 침술을 제외한 뜸술, 부항, 추나 한의학 치료법의 효과와 부작용
8) 인삼과 한약의 효과와 부작용
9) 그밖의 한의학 및 대체의학 비판 논문
10) 맺으면서


 
1) 시작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한의학의 문제는 이른바 ‘문화권력’의 문제요, ‘문화검열’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실 우리가 그간 미디어를 통해 부단히 보고 들어온 것은 모조리 한의학의 어떤 치료법, 가령 침술같은게 효과가 있다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는 비단 한방 측의 연구결과를 전하는 신문기사와 같은 것뿐만이 아니라, 이른바 ‘마의’라든지 ‘허준’, ‘제 3병원’같은 극화를 통해서도 수도없이 반복되어 이뤄져온 각본입니다.
 



허나 “침술은 결국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내지는 “침술은 결국 엉터리였어”라는 과학적 담론은 여태컷 한국의 제도권 사회에서는 단 한번도 진지하게 다뤄져본 적이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누가(많은 경우 의사였는데) 용기있게 얘기한다해도 괴짜로 치부되거나 밥그릇 싸움으로 으레 하는 소리 정도로 여겨져왔던게 사실입니다.


“한의학 치료법은 아무런 효과가 없으며, 한의학 자체가 중국산 사기극에 불과하다”


이는 사회통념이라는 측면에서 봤을때 분명 상식을 뛰어넘는 주장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논의 맥락에서, 제가 책임을 지고 이 상식을 뛰어넘는 주장에 대해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확고한 근거들을 한번 제시해보겠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지금부터 공개되는 국제 의학계/과학계의 논문들이 내놓는 결론이 무척 낮설게 느껴지실 것입니다. 이게 바로 제가 제시하는 근거들이 상식(사회통념)을 뛰어넘는다고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소개되는 논문들은 사실 저희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의 첫 백서인 ‘과학이 한의학에 반대하다 : 한의학 치료법의 과학적 평가’에서 참고문헌으로 일찍이 다 소개되었던 것들로, 관련 분야에서는 자주 인용되는 논문들입니다.

모쪼록 의학계/과학계의 컨센서스와 대중들의 통념이 얼마나 다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단, 여기서 거론되는 논문들은 근거중심의학적(EBM) 관점에서 한의학과 대체의학을 다뤘던 한계가 있는 논문들이라는 점은 미리 고지해둡니다.

이 논문들이 비록 한의학과 대체의학에 대한 연구들이 대개 엉터리라는 점을 명시하거나 암시하고는 있지만, 하여간 관련 더 높은 질의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관례적으로’ 주장하는 문제도 역시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이는 이런 논문들이 과학중심의학의 지지자들에게는 강하게 비판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 과학중심의학적(SBM) 관점에서의 대체의학, 또는 한의학을 다루는 연구 논문같은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과학중심의학은 ‘기초과학적 개연성’이 사실상 없는 가설에 대해서 상아탑에서 어떤 연구나 검증 시도가 이뤄지는 것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두루 감안해주시고, 다만 여러분은 여기서 소개되는 근거중심의학 논문들의 결론에 추가로 앞서 배운 과학중심의학적 관점을 추가해서 더 엄격하게 한방에 대해 평가를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2)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의 문제

우선 첫 번째로 소개드릴 논문은 앞서 말씀드린 ‘검열’ 문제와 관계된 것입니다. 이 논문은 수없이 인용되고 있는 이 분야에선 아주 유명한 논문 중 하나입니다.
 




이 논문의 제목은 바로 ‘특정 국가에서는 (어떤 치료법이) 오직 효과가 있다는 결과만 나오는가? : 대조군 임상시험들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입니다( Andrew Vickers et al., Do certain countries produce only positive results? A systematic review of controlled trials, Control Clin Trials. 1998 Apr;19(2):159-66).

관련 연구는 그때까지 대략 풍문으로만 떠돌던, 과연 특정국가들에서 실시된 임상시험들은 정말로 항상 긍정적인(Positive) 결과만을 내고 있는지를 확인, 증명해내기 위해 시도됐습니다.

사실 어떤 치료법(의약품)의 효과를 검증을 할 때, 그 치료법이 제아무리 효과가 있대도 효과가 매 임상시험마다 반드시 100% 긍정적인 결과만 나올 수는 절대 없습니다.

이는 피험자(환자)마다 특성이 다른 경우도 많고, 실험 조건도 어디서 누가 시행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며 결국 임상시험이 완벽하게 이뤄질 수는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자연에서 완벽한 직선을 쉽게 발견할 수가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의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런데, 특정한 나라들에서 발표되는 임상시험 연구결과는 도대체가 이러한 당연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혹이 일었고 그래서 정말 그러한지 검증이 이루어졌습니다.

검증 결과, 역시나였습니다.

침술(acupuncture) 치료법에 대한 임상시험 중에서 대략 250여개를 일정한 기준으로 선정해서 살펴보니 ‘국적별’로 침술의 효과를 보고하는 양태가 다른 것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중국 국적 연구자’의 경우는 침술이 효과가 없다고 보고한 논문이 사실상 없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연구자의 개인적 정직성 따위는 전혀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는 강력한 정치적, 문화적 압력이 없고서는 도저히 나올 수가 없는 결과입니다.

다음은 바커 바우셀(Barker Bausell) 박사가 ‘스네이크오일사이언스(Snake Oil Science)’라는 책에서 저 논문의 결과를 표로 새로이 정리한 것입니다( R.Barker Bausell, Snake Oil Science,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미국와 영국을 제외한 영어권 국가와 아시아 국가 사이의 효과있음 비율 차이를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설마 침술은 반드시 중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시술해야만 효과가 나타나는 치료법일까요?

저 결과는 그래도 국제적인 검증을 받고 있는 영어로 쓰여진 논문들을 토대로 나온 것입니다. 국제적 검증을 받지 않은 해당 국가(중국)의 언어로 쓰여진 논문이야 어떤 수준인지는 아예 물어볼 필요도 없겠지요. 어쨌든간에 저 논문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일부 국가들에서는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은 비율의 긍정적 결과들만이 논문으로 발표되고 있다.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체계적 문헌고찰(SR)을 시행하는 연구자들은 이 나라들에서 출판된 학술지의 데이터를 다룰 때 있어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여기서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이란, 결과의 특성과 방향에 따라 인위적으로 연구가 발표되거나 발표되지 않는 것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근거중심의학에서도 연구결과의 신뢰성을 평가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입니다. 


대개의 출판편향은 연구자가 긍정적인 결과만 발표하고 부정적인 결과는 발표하지 않는데서 나타납니다. 특히 정치적, 문화적 억압 내지는 특정한 방향의 결론을 강력하게 고수하는 연구집단이 있을 때 이런 문제점을 갖고 있는 논문이 양산되곤 합니다.

중국인 연구자들에 의해 생산되는 중국산 논문들의 편향성은 엽기적이라고 해야야할만큼 심각합니다. 거의 무슨 소설 쓰듯 논문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국, 특히 그동네 한의학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제가 지금 너무 잔인한 평가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지금 인종차별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중국인 연구자들을 비롯한 모든 연구자들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도 이러한 현실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산 논문은 신뢰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것을 제시하는 연구결과는 아주 많습니다. 다음은 한약(Chinese herbal medicine)의 효과와 관련한 연구논문들을 분석한 논문입니다.
 



이 논문은 특정 질환에 대해 한약으로 임상시험한 136개의 연구논문들(119개는 중국어, 17개는 영어)과, 같은 질환에 대하여 현대의학적 치료(conventional medicine)로 임상시험한 136개의 연구논문들을 비교한 연구를 담고 있습니다(Matthias E. et al., Placebo-controlled trials of Chinese herbal medicine and conventional medicine—comparative study, Int. J. Epidemiol. (2007) 36 (5): 1086-1092).

이 논문은 아주 충격적인 결과를 담고 있는데, 이 논문의 결과를 설명 드리려면, 먼저 ‘깔때기 분포(funnel plot)’라는 개념에 대해서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냥 그림만 보면서 넘어가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니 너무 어렵게 생각은 안하셔도 됩니다.

깔때기 분포는 앞서 설명 드린 출판편향(Publication bias) 문제를 검증하기 위해 고안된 산포도(degree of scattering)입니다. 바로 다음 그림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깔때기 분포는 연구의 표본크기(세로축)에 대한 개별연구들의 추정된 효과나 부작용의 유무와 크기(가로축)을 제시하는 산포도입니다. 이 산포도가 왜 ‘깔때기 분포’라는 이름으로 불릴까요?

임상시험은 통상 긍정적인 결과와 부정적인 결과가 다 나타나기 마련이기 때문에(앞서 말씀드렸듯이 환자의 특성과 임상시험의 한계 등으로) 어떤 분야에서 정상적인 연구가 이뤄진다면 일반적으로는 관련 산포도는 대칭의 모양으로 나타나는 게 정상입니다. 효과있음-양성(Positive)이 왼쪽인 경우도 있고 효과없음-음성(Negative)이 왼쪽인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대체로 작은 규모의 연구가 그래프의 아래 부분에 넓게 분포하고 큰 규모의 연구들이 윗부분의 좁은 부분에 분포하게 됩니다. 이는 작은 규모의 연구는 많이 이뤄지는데다가 관련 결과의 변이도 크고, 큰 규모의 연구는 그보다는 드물게 이뤄지고 또 큰 규모의 연구 결과의 변이는 작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연유로서 결과적으로 관련 산포도는 항상 ‘깔때기’ 모양, 삼각형 모양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저 논문의 결과에 대해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앞의 그림은 지금 설명 드리는 논문에 있어 136개의 현대의학 치료법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깔때기 구조’입니다. 전형적인 ‘깔때기’ 모양, 삼각형 모양이 나타남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상 제대로 된 거개 치료법의 근거중심의학적 검증 연구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앞의 그림은 한약의 효과를 검증한 임상시험과 관련, 영문으로 출판된 연구논문들의 ‘깔때기 분포’입니다. 연구 숫자가 적어서 그렇지 역시 ‘깔때기’ 모양입니다.
 



자, 그런데 이건 도대체 뭔가요?

네, 이게 바로 중국어(!)로 출판된 119개의 한약의 효과와 관련된 연구논문들 분포입니다. 놀랍게도 오른쪽(효과가 없음) 절반의 연구결과들은 아예 통째로 사라져 버리고, 왼쪽(효과가 있음)에만 모든 연구결과들이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척봐도 삼각형의 오른쪽이 아예 없죠? 그래프로 보시니까 훨씬 더 감이 오시지 않습니까? 이러한 결과가 보여주는 결론은 결국 무엇일까요?

중국인 연구자들은 특정한 한의학 치료법에 대해서 ‘검증’을 하기 위해 논문을 쓰는 게 아닙니다. 중국인 연구자들은 특정한 한의학 치료법에 대하여 가히 ‘간증’을 하기 위해 논문을 쓰고 있습니다.

3) 중국산 무작위배정 임상시험(RCT)과 체계적문헌고찰(SR)의 문제

중국은 한의학의 본산으로서 관련 연구결과가 가장 왕성하게 발표되는 곳이고, 국내외 한의학 관련 연구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그 연구결과를 인용하는 원천이기도 한 곳입니다.

자, 그런데 만약 중국에서 출판되는 한의학 관련 연구결과가 애초 전혀 믿을 수가 없는 수준의 것이라면 그런 연구결과에 근거한 주장들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무작위배정 임상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s)’은 근거중심의학에서 기본 중에도 기본에 속하는 연구기법입니다. 다음의 논문들은 그 기본 중에 기본이 중국에서는 똑바로 수행되지 않고 있음을 밝히고 있는 논문들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여러 연구논문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논문은 중국의 일부 의학 학술지는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의 결과라고 소개되는 연구결과가 실제로는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의 결과라고 발표된 3,137개의 연구논문을 추려서 관련 연구자 2,235명을 인터뷰한 결과 그 중에 오직 207개만이 제대로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의 결과였었다는 것입니다.(Moher D. et al., Randomized trials published in some Chinese journals: how many are randomized?, Trials. 2009 Jul 2;10:46).

다음은 논문의 결론입니다.


실제로는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런 것처럼 발표된 경우가 아주 많았다. 이것의 반향은 결국 중국의 학술지에서 동료심사(peer review)가 개선되어야하고 해당 영역에서 연구의 진실성을 판별하는 방법을 포함해서 동료심사를 위한 좋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중국은 의학연구논문들의 잠재적 저자들인 보건의료서비스 종사자들을 위해, 사회적 책임과 연구방법론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10% 에 해당하는 207개는 과연 정말로 잘 설계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이었는지 의심이 가기도 합니다.



위 논문 역시 중국산 논문에서 보고되는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은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입니다. 여기서도 중국산 논문에 비정상적인 ‘깔때기 분포(funnel plot)’가 나타남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rnst E., et al., Review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of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BMJ. 1999 Jul 17;319(7203):160-1).

다음은 저 논문의 결론입니다.


전통 한의학 치료법과 관계된 임상시험의 질은 즉각적으로 개선되야만 한다. 대규모이며 잘 설계되고, 또 장기간에 걸쳐 결과를 낼 수 있는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시도할 지원이 필요하다.


위 논문의 그래프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번에는 그래프의 왼쪽이 사실상 날아가 있습니다.
 



위 논문은 또 역시 중국산 논문에서 보고되는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은 믿을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입니다.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을 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설계들인 무작위 방법론(randomization methods), 은닉할당(allocation concealment), 맹검(blinding)이 다 제대로 되어있는 연구논문들은 3,159개의 연구논문들에서 고작 100여개(3%)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Shang L. et al., Quality assessment of reporting of randomization, allocation concealment, and blinding in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RCTs: a review of 3159 RCTs identified from 260 systematic reviews, Trials. 2011 May 13;12:122).

다음은 논문의 결론입니다.


논문 출판 측면에서 판단해본다면 현재 한의학과 관련해 진행되는 무작위배정 임상시험들의 질은 일반적으로 조악한 수준이다. 특히, 중국 학술지들에서 출판되는 경우가 그렇다.


앞서는 10% 는 괜찮다고 하는데, 이제는 멀쩡한 것이 3%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2011년도에도 이렇습니다.
 



위 논문은 ‘대체 및 보완의학 저널(The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이라고 대체의학계에서는 나름 저명한 학술지에 실린 논문으로 제목이 ‘중국 학술지에서 출판된 침술치료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들의 역학, 논문의 수준, 및 자료보고의 특징( Quality, and Reporting Characteristics of Systematic Reviews of Acupuncture Interventions Published in Chinese Journals)’입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최근 중국에서 출판된 침술 연구의 체계적 문헌고찰들에 대해 연구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발견했습니다(Bin Ma et al., Epidemiology, Quality, and Reporting Characteristics of Systematic Reviews of Acupuncture Interventions Published in Chinese Journals, The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 September 2012, 18(9): 813-817.).


총 88개의 체계적 문헌고찰들이 검토됐다: 이들 고찰 논문들(reviews) 중 단 한 개도 제대로 갱신이 되지 않았다. 고찰논문들 중에서 1/3 미만(27.3%)만이 임상 의사(clinician)들에 의해 쓰여졌고 1/3 (35.2%) 정도만이 전문학술지들(specialty journals)에 실렸다. 그 학술지들 중 53.4% 는 인용지수(impact factor)가 0 이었다. 해당 고찰논문들의 59.1% 는 정보검색(Information retrieval)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36.4% 에서는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이 보고됐다. 그 고찰논문들의 97.7% 에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또는 “메타분석(meta-analysis)”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사용됐음에도, 어떤 고찰논문도 연구프로토콜(protocol)을 보고하지 않았으며 출판된 지 2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단 한 개의 보고서도 갱신이 된 것이 없었다.


다음은 이 논문의 결론입니다.


침술 치료법과 관계된 수많은 체계적 문헌고찰들이 중국의 학술지들에서 출판되기는 했지만, 그것들의 질에는 문제가 많다. 그러므로, 가장 시급한 일은, 침술 치료에 있어서의 체계적 문헌고찰들을 계속 무더기로 발표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일이다.


중국산 논문들의 상황이 이러하다면 저런 논문들을 모아서 무슨 근거중심의학이니 뭐니 해봐야 결국 다 허망해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음 논문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이 논문은 우리나라 국립재활원(Korea National Rehabilitation Research Institute)의 재정지원을 받아서 이뤄진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으로, 역시 앞의 논문과 같은 ‘대체 및 보완의학 저널(The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에 실린 것입니다.

이 논문의 제목은 ‘뇌졸중의 후유증으로서 어깨 통증에 대한 침술 효과 : 체계적 문헌고찰( Acupuncture for Shoulder Pain After Stroke: A Systematic Review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당시로선 아직 흔치않은 체계적 문헌고찰, 그것도 한의학 치료법에 대한 근거중심의학적 접근을 한 연구결과입니다(Jung Ah Lee, Si-Woon Park, Pil Woo Hwang, Sung Min Lim, Sejeong Kook, Kyung In Choi, and Kyoung Sook Kang. Acupuncture for Shoulder Pain After Stroke: A Systematic Review The Journal of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 September 2012, 18(9): 818-823.).

일단 저 논문의 결론은 꽤나 그럴듯해 보입니다.


“이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운동과 병행된 침술 치료가 뇌졸중 이후의 어깨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닌게 아니라 이거 그냥 결론도 아니고, 한의사가 아닌 의사(Medical Doctor)가 연구진으로 다수 참여한 논문의 결론, 그것도 근거중심의학의 최고 연구방법론인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행한 논문의 결론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관련해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로서는 이런 결론이 얼핏 믿을만하다는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 논문을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봐도 전문연구자가 아니라 저널리스트인 제가 보기에도 허술한 구석이 대번에 나옵니다.
 



먼저, 453개의 관련 연구들을 1차로 선정했다는데(영어로 된 논문 300개, 중국어로 된 논문 137개, 한국어로 된 논문 16개) 이중에서 연구진들의 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 받은 것이 고작 7개밖에 없습니다. 446개의 논문은 도대체가 기준도 안맞아서 그냥 버려질 정도로 이 분야 연구의 결과들이 조악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나마 선택된 7개의 논문들은 모두 중국에서 실시된 연구이고, 중국의 학술지에서 발표된 연구이며, 모두 긍정적인(positive)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자, 앞서 검토했었던 중국산 논문들의 현실의 감안하고 맑은 정신으로 저 논문의 결론을 다시 한번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중국산 논문 7개를 갖고 무슨 체계적 문헌고찰을 했고, 그래놓구선 이 치료법이 효과적이라는 식으로 결론을 내려버리는데, 도대체 저 결론을 누구보고 믿으라는 말입니까?

참고로, 이 논문은 해외 과학중심의학(SBM) 지지자들에게 한심하다 평가되고 있는 대표적인 논문 중 하나입니다. 국민세금으로 국제적인 조롱거리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4) 중국산 논문의 국제적 폐해

저렇게 중국산 논문을 토대로 계속 허망한 연구결과를 만들고 있는 나라는 비단 중국과 우리나라만이 아닙니다. 미국이나 유수의 선진국, 그리고 세계보건기구 역시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미국보완대체의학국(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ray and Alternative Medicine, 편집자주 : 한국에서는 한의약정책관실과 국립한의학연구원이 합쳐진 기관으로 생각하면 됨.) 지원에 의해 이뤄지는 침술 관련 연구들의 결함에 대한 비판적 고찰 논문입니다. 미국보완대체의학국에서도 바로 우리나라 국립재활원과 같은 방식의 연구결과들이 자꾸 양산된다는 내용이지요(Edzard E. et al., 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funded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of acupuncture: a systematic review, Focus on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Therapies, 2011(Vol.17 No.1).

저 논문에는 다음과 같은 결론이 담겨 있습니다.


미국보완대체의학국은 침술에 대한 무작위배정 임상시험들에 여러번 자금을 댔다. 허나 이들 임상시험들의 대부분은 중대한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그 분야의 전문 지식에 걸맞을 정도로 세밀하게 이뤄진 임상시험은 거의 없었다. 본 고찰 논문에서 발견한 사실들은 향후 침술 관련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의 설계에 대해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또한 이는 미국보완대체의학국이 침술 연구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해야 할 지를 논의할 때에도 고려사항이 되어야 한다.


미국보완대체의학국의 지원에 의한 연구들도 그 결과를 쉽게 믿기 어렵다는 내용입니다.

 




참고로, 미국보완대체의학국(편집자주 : 지금은 미국보완통합의학국으로 이름이 바뀜)은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산하의 대체의학 전문부서로서 연간 1조원의 예산을 쓰는데다가 관련 최고 권위(학술적 권위라기보다는 제도적 권위에 가깝지만)의 연구결과를 공표하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시면 알겠지만, 우리나라 한의계도 여기서 공표된 연구결과를 자주 인용해서 홍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한의계는 엉터리 논문을 만들어내고, 미국보완대체의학국은 그런 연구결과들을 끌어 모아서 근거중심의학이란 고급연구방법론을 동원해서 효과에 대한 모호한 결론을 내고, 다시 중국과 한국의 한의계는 이런 결론을 긍정적인 결과로 간주하고 더 확실한 결론을 내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연구비를 신청합니다. 이런 것을 전문용어로 ‘악순환’이라고 할 것입니다.
 



바로 위의 문헌은 ‘미국국립약물오남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Drug Abuse)의 침술 효과에 대한 긍정적 합의 회의 결과’에 대한 비판적 고찰입니다(Wallace Sampson, On The National Institute of Drug Abuse Consensus Conference On Acupuncture, Scientific Review of Alternative Medicine, Scientific Review of Alternative Medicine(Vol.2 No.1).

이 문헌에서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는 ‘미국국립약물오남용연구소의 침술 효과에 대한 긍정적 합의 회의 결과’는 ‘미국국립의료원의 긍정적 합의 회의 결과’로 알려져서 미국은 물론 국내에도 마치 침술을 지지하는 미국 과학계의 권위있는 의견인 것처럼 많이 인용, 소개되었던 바 있습니다. 허나, 이는 합의 회의 주체부터가 이미 잘못 알려졌던 것입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저 합의 회의가 완전히 엉터리로 진행되었다는 것입니다. 통상 합의 회의(Consensus Conference)라고 하면 회의 참가자들 중에서 일부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포함시키기 마련인데, 저 회의는 모두 대체의학에 대해서 우호적인 사람들만 참가시켰습니다. 공개된 회의 참가자들을 보면 이해관계상충(Conflict of Intersest)에서도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회의 결과로서 도출된 16페이지의 보고서의 결론은 뻔한 내용일 것입니다. 이 보고서는 앞서 소개드린 논문들과 같은 엉터리 논문들을 모아서 엉터리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당연 침술이 나름 효과가 있으니 써보라고 권장하는 내용의 합의 회의였습니다.

한의학과 관련해 이런 잘못된 결론을 내린 권위있는 보건기관은 미국국립약물오남용연구소만이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같은 오류를 범한 적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보건과 관련된 국가규제기관들을 지도하고 서로 조화시키는 국제기구라는 기치 아래, 식품과 의약품, 의료행위 등 광범위한 분야에 대하여 지침서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세계보건기구에서 침술에 대해 두 차례 펴낸 보고서 역시 미국국립약물오남용연구소와 똑같은 문제를 드러냈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차로 1979년에 배너만(R.H.Bannerman)이 침술의 효과를 총정리해서 ‘침술 : 세계보건기구의 입장(Acupuncture : the WHO VIEW)'라는 제목의 보고서로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2003년에 또 ’침술 : 임상시험에 대한 종설과 분석 보고서(Acupuncture : review and analysis of reports on controlled clinical trials)'라는 2차 보고서를 작성했던 바 있습니다.
 



이 보고서들의 문제들 중 단적인 것 하나만 말씀드리면, 세계보건기구 보고서에서 인용한 참고문헌 293개 중에서 124개는 아예 중국어로 쓰여진 문헌입니다. 2차 보고서의 경우는 초안을 쓴 사람이 씨에주판(Xie Zhu Fan , 谢竹藩)이라고 베이징 의과대학과 제1병원 통합의학연구소 명예이사인데, 앞서 ‘출판편향’ 문제에도 지적했지만, 이런 사람이 보고서를 어떻게 썼을지는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세계보건기구는 1차 보고서에서 침술이 20가지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한 바 있는데, 2차 보고서에서는 더 화끈하게 90개가 넘는 질환에 침술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기사검색을 해보시면 알겠지만, 저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는 우리나라 한의계가 침술의 효과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다는 내용의 홍보를 만들때 가장 빈번히 활용하고 있는 자료 중 하나입니다. 학술보고서가 아닌, 사실상 정치선언문에 불과한 자료가 권위있는 자료로 둔갑한 또 하나의 사례입니다.(한의학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의 문제점)
 



위 문헌은 침술(acupuncture)과 동종요법(homeopathy)에 대해 긍정적으로 서술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는 랜싯(Lancet)의 보고서입니다(McCarthy M., Critics slam draft WHO report on homoeopathy, Lancet. 2005 Aug 27-Sep 2;366(9487):705-6).

어떻습니까? 낯선 느낌을 받고 계시겠지만, 사실은 바로 이것들이 여러분들이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접해왔을, 침술이, 한약이, 부항이, 뜸술이, 또는 추나가 미국의, 또는 유럽의 무슨무슨 연구진에 의해서 어떤 질환에 효과가 있다, 내지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다는 식으로 밝혀졌다는 식으로 소개되었던 기사들의 진실이요 이면입니다.

5) 침술의 효과에 대한 믿을만한 근거중심의학적 연구의 결론들

주제를 바꿔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중국산 논문들의 문제점들을 감안하고서 근거중심의학 측면에서나마 한의학의 치료법에 대해서 제대로 연구되었다고 하는 연구들은 어떤 결론을 담고 있을까요?

많은 논문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특히 에드짜르트 에른스트(Edzard Ernst) 박사의 연구논문을 중심으로 일별을 해보겠습니다. 에드짜르트 에른스트 박사는 근거중심의학적 대체의학 연구의 세계 최고의 대가로 손꼽히는 사람입니다. 연구경력과 권위 등에 대해서는 저희 연구원 백서의 부록에도 상세하게 설명한 바 있으니 여기서는 새삼 더 부연 드리지 않겠습니다.(보완대체의학 검증의 1인자 '에드짜르트 에른스트(Edzard Ernst)').

사실 에른스트 박사는 과거에 침술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연구를 했습니다. 그런 에른스트 박사가 2000년 이후 침술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지금부터 소개하는 논문들을 통해 살펴보십시오.
 




위의 논문은 2006년까지 침술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총정리하고 종합평가한 연구논문입니다. 방대하고 세심한 참고문헌을 자랑하는 논문이니 혹시 침술 연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Edzard Ernst, Acupuncture--a critical analysis, J Intern Med. 2006 Feb;259(2):125-37).

아래는 저 논문에서 개괄한 다양한 질환들에 대하여 침술이 치료 효과를 내는지 그렇지 않은지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의 결론들을 표로 정리한 것입니다. 대부분 부정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논문에서 에른스트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침술 치료법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몇몇 연구들은 침술이 효과가 있음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외의 모든 연구들은 침술이 플라시보(위약) 효과임을 강력히 암시하고 있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에른스트 교수는 침술과 관련해 나중에는 이보다도 더 부정적인 결론으로 갑니다.



바로 위의 논문은 에른스트 박사가 2009년에 발표한 논문입니다. 관절염, 불면증, 안면신경마비 등 32개 질환들에 대한, 근거중심의학의 최전선기지인 코크란 연합(Cochrane Collaboation)의 침술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 결과들을 분석한 종설논문이지요. (Edzard Ernst, Acupuncture: what does the most reliable evidence tell us?, J Pain Symptom Manage. 2009 Apr;37(4):709-14. Epub 2008 Sep 11)

역시 논문에 실려있는 다음 도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결론들은 대부분 부정적(negative)입니다.
 



논문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코크란 연합의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논문들은 침술이 광범위한 여러 질환과 관련하여 효과를 보여주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2011년까지의 코크란연합의 침술 연구들에 대한 개괄은 저희 과학중심의학연구원에서도 별도로 도표로 설명했던 바 있습니다.(코크란연합의 각 질환별 침술 효과 분석)
 



위 논문은 침술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에 대하여 또다시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도한 논문으로, 2011년에 발표되어 큰 파장을 일으켰던 논문입니다. 일단 이 논문이 실린 학술지부터가 ‘페인(PAIN)’이라고, 통증과 상해 관련 10대 권위 학술지 중 하나였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국립한국한의학연구원 이명수 박사와 최태영 박사도 연구진으로 참여했습니다. 논문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Ernst E. et al., Acupuncture: does it alleviate pain and are there serious risks? A review of reviews, Pain. 2011 Apr;152(4):755-64).


“결론적으로, 수많은 체계적 문헌고찰의 결과에 따르면 침술이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는 설득력있는 근거가 거의 없었다. 반면, 침술의 심각한 부작용은 계속 보고되고 있다.”


저 논문이 많은 사람들에 충격을 주었던 것은, 침술이 그나마 유일하게 효과를 주장할 수 있었던 영역인 통증 완화에서조차 완전히 확인 사살을 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요즘 상당수 한의사들도 침술이 뇌졸중(중풍)이나 안면신경마비(벨마비,구안와사)와 같은 질환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습니다만, 통증 완화에 대해서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 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통증 완화에서조차도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빈약하다는 결론은 의미심장합니다.


다음은, 해리엇 홀이 해당 학술지에 쓴 저 논문의 해제(commentary) 중 일부입니다('속' 침술 미신에 일침 놓기).


“에른스트와 그의 연구진들은 지난 10년 동안 출판된 침술과 관련된 모든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의 결과들에 대하여 또다시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도하였다. : 여기서 57개의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이 바로 그들의 분석 기준(criteria)을 충족시키는 것들이었다. 

그들은 그 논문들마저 부정적 결과, 긍정적 결과, 또 효과가 불확실한 결과들이 섞여있음을 알아냈다. 하나 이상의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이 동일한 결론들에 도달한 항목은 오직 네 가지 뿐이었다. 그 중 한 가지만이 통증 완화 효과에 긍정적(목 통증)이었다. 연구자들은 이런 침술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의 결론이 서로 얼마나 불일치하고, 편향(bias)이 많으며,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리는지를 설명하고, 최근의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연구에서는 심지어 가장 긍정적인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들까지 그 신뢰성에 의심이 간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에른스트와 그의 연구진의 연구가 침술이 전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무엇의 존재와 효과를 전적으로 부정하는 증명을 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그들의 연구는 달리 말할 필요도 없이 침술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에 심각한 의문을 낳게 한다. 전반적으로 각 증거들의 결과들이 서로 불일치하며, 가장 높은 수준의 연구들이라고 인정되었던 연구들 사이에서도 침술의 효과는 부정적인 경향이 있었다.”


결국, 침술의 효과에 대한 믿을만한 근거중심의학적 연구의 결론들은 매우 부정적인 내용의 결론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글 :

과학이 한의학에 반대하다 (II) - 국제 의학계, 과학계의 논문들은 한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 두번째
  
 


5대 한의학 치료법에 대한 과학적 평가 (과학중심의학연구원 백서) :

5대 한의학 치료법의 과학적 평가 : ‘한약’편

5대 한의학 치료법의 과학적 평가 : ‘한방물리요법’편

5대 한의학 치료법의 과학적 평가 : ‘부항’편

5대 한의학 치료법의 과학적 평가 : ‘뜸술’편

5대 한의학 치료법의 과학적 평가 : ‘침술’편

코크란연합의 각 질환별 침술 효과 분석


과학중심의학 개념 관련기사:

근거중심'한의학'의 허구성과 과학중심의학의 출현

'과학중심의학'이란 무엇인가

왜 “근거”중심의학이 아니라 “과학”중심의학인가?

과학중심의학과 의료일원화

과학중심의학과 근거중심의학

대부분의 의학 연구는 잘못된 것일까?

중국산 '근거중심의학'의 문제점

현대의학은 얼마나 근거중심의학적인가?

과학중심의학의 전진기지 ‘사이언스베이스드메디슨 블로그’

근거중심의학의 전진기지 ‘코크란연합’

한의학연구원과 ‘민족의학신문’의 착각

 

중국의 한의학 비판이론가 장궁야오 교수 관련 기사 :

한의학은 왜 퇴출되어야 하는가?

쇠퇴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한의학

허위의학으로서의 한의학(中醫)

대한민국 한의학 폐지론

중국인 의사가 한의대생에게 보내는 편지



한의학의 과학적 검증 관련기사 :

침술은 치매에 효과가 있는가?

침술, 그 역사와 효과에 대하여

침술은 과연 통증에 효과가 있는가?

한약의 독성과 부작용 문제에 대하여

유럽에서의 '한약 원인 신장병' 위기

의과대학에서의 “보완대체의학” 교육이 낳은 파행

'속' 침술 미신에 일침 놓기

‘경혈’과 ‘경락’은 존재하지 않는다!

호주 로얄 멜버른 공대 '한의학과'의 진실

침술의 역사 : 엉터리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중국산 '근거중심의학'의 문제점

침술로 불임(不姙)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엉터리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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