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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노출’이 도배하는 포털 뉴스

눈 뜨고는 못 봐줄 포털 뉴스, 언제까지 구경만 할 건가


10월 경 포털의 선정성, 폭력성과 같은 문제가 정치권을 시작으로 뜨거운 논란이 될 때 그래도 어느 정도 공론이 모이고 사회적으로 합의가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두 달 가량 시간이 흐른 지금 현실은 기대와는 영 딴판이다. 정치권의 관심은 깜짝 놀랄 만큼 무섭게 식었다. “제발 포털 사이트에 선정적인 사진 좀 싣지 마라”고 지적하던 새누리당 김무성 당 대표, 출근시간 때 포털들이 선정적인 기사로 악마의 편집을 하고 있다고 총대를 맸던 김학용 의원의 비판이 무색해질 정도다. 새누리당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업성, 선정성, 편향성과 같은 문제 때문에 포털이 대한민국을 집어삼킬 것처럼 주장했다. 제출된 법안을 일일이 설명하면서 법안통과가 시급하며 지금 당장 포털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나라가 위태로울 것처럼 여론에 호소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여전히 포털에선 낯 뜨거운 사진에 살인, 변태행위, 엽기적 사건과 그러한 것들을 연상시키는 낚시성 기사가 도배를 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 왜 포털만 예외인가

새누리당이나 정부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이렇게 네이버와 카카오, 네이트 같은 포털 사이트들이 얄팍하게 여론을 속이고 눈먼 장삿속에 물불을 안 가리는데도 그냥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에 포털사 출신이 들어갈 때부터 걱정스럽더니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게다가 정부는 얼마 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카카오를 선정해줬다. 공룡 포털이 인터넷 골목상권을 다 집어삼키고 괴물이 되어가는 마당에 중소벤처기업들의 비명은 아랑곳도 않고 포털에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덥썩 선물을 안긴 것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 포털 사의 독과점, 정치적 편향성, 심각한 선정성과 폭력성을 국민 앞에 열심히 설명하던 정부여당이 포털에 급기야 은행업까지 안겨주며 싹쓸이를 돕고 있는 지경이다. 정부여당 사람들은 남이 그렇다더라 하는 보고서 말고 모바일 포털에 실제 한번이라도 들어가 보긴 하나.

네이트에 들어가 사회 기사 하나 클릭하면 같이 줄줄이 뜨는 기사들이 가관이다. “야릇한 신음 내며 운동하는 여성...대체 왜?” “‘속바지 VS 속옷’... 그날은 진짜 팬티였다” “설현·초아, 생방송 중 가슴골·팬티 노출 ‘깜짝’” “룸살롱 화장실서 볼일...변기 폭발해 중요부위 7cm 찢어져” 다음 뉴스에 들어가 정치 기사 하나 클릭하면 “성관계 맺은 남자들과의 단체 사진 공개한 여배우” 이런 기사들이 주요 뉴스로 뜬다. 이런 기사들은 그럼 성인들만 보게 돼 있나. 전혀 아니다. 이런 선정적인 기사들은 애 어른 가릴 것 없이 호기심을 자극해 클릭해 보도록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여기저기 노출한 연예인 사진도 널려 있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휴대폰을 거의 소유하고 있다. 영화와 텔레비전이 등급제를 하면 뭘 하나. 모바일, 포털에서 10대 어린 아이들이 못 볼 것은 거의 없다. 모든 기업과 어른들이 져야할 사회적 책임과 의무에서 왜 포털만은 유독 제외돼야 하나.

모두를 비웃는 포털 뉴스편집 실명제가 시급하다

모바일 포털 기사들은 등급 제한이 없다. 카카오와 같은 포털은 기사 제목을 자신들이 수정하지 않는다고 하고 언론사들이 생산한 기사의 문제이지 자신들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하지만 기사 배열, 배치와 같은 편집권을 가지고 아이돌 그룹 멤버 팬티 노출이니 야릇한 신음이니 하는 따위의 기사들을 늘어놓고 있는 게 포털이다. 포털사 뉴스 편집 담당자들은 자기 자녀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편집한다면 과연 그런 식으로 거리낌 없이 뉴스 편집을 할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사회 각 분야가 어린 아이와 미성년을 보호하기 위해 등급제를 실시한다. 국가와 사회가 할 일 없이 그에 합의하고 실시하고 있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포털 역시 비슷한 수준의 사회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영화나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같은 콘텐츠가 등급제에 제약을 받는 것처럼 포털 기사들도 등급제를 실시하기 바란다.

그게 어렵다면 적어도 그때 그때 뉴스 편집을 담당하는 직원이 누구인지 실명제를 실시해 책임의식을 부여해야 한다. 포털이 언론 기능을 하면서도 돈벌이에 급급한 편집, 낚시질에나 빠삭한 천박한 뉴스 배열을 하는 짓들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지금의 포털 뉴스 편집은 정치적 편향성만 심각한 게 아니라 돈벌이를 위한 낚시용 편집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포털이 자기들 잇속을 위해 미래 세대에 성과 폭력, 사회 비관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게 만드는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방치해선 곤란하다. 정부와 여당 역시 포털 정책에 일관된 기준을 견지해야 한다. 언제는 포털이 만악의 근원처럼 융단폭격을 퍼붓더니 한쪽으로는 독식하다 못해 배가 터질 지경인 포털에 인터넷전문은행까지 퍼주며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많은 국민이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생각하겠나. 특히 포털 뉴스의 심각성은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정치적으로 바쁜 시기이지만 그렇다고 넋 놓고 있어선 안 된다. 포털 뉴스 등급제든 실명제든 개혁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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