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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칼럼] 언론자유를 말하기 전에 리플리 증후군부터 치료해야

한쪽에선 언론자유 남용 다른 한쪽에선 언론탄압,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

거짓말을 밥 먹듯 하거나 심지어 그 거짓말을 스스로도 사실처럼 믿는 사람을 일컫는 ‘리플리 증후군’이란 병이 있다. 의학 용어로는 공상허언증이라고 한다. 위키백과 사전은 이 병을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상습적으로 거짓된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용어로 설명했다. 필자는 현 정권을 볼 때마다 혹시 집단적으로 이 병을 앓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할 때가 많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너무 쉽게, 자주하기 때문이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 며칠 전 우리나라 언론자유가 높다며 또 자화자찬했다.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올 4월, 세계 180개국 중 우리나라의 언론자유지수 순위를 41위로 발표했다” “우리나라 언론자유가 보수정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미국이 48위, 일본이 67위를 기록했고, 이탈리아는 43위 수준” “아시아 1위 기록” “2016년 70위에 비교해본다면, 우리나라 언론자유는 30계단 수직상승했다” 

노 실장은 SNS에 이런 얘기도 적었다고 한다. “2018년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함께 언론자유의 어두웠던 10년이 끝났다’, ‘10년의 후퇴 뒤 눈에 띄는 개선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는 더 큰 자유로 나가겠다” 현 정권의 언론탄압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 정권 사람들이 들이미는 근거가 바로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라는 것이다. 필자는 RSF의 언론자유지수는 글로벌한 기준에 의한 것으로, 디테일하게 기술적으로 언론을 옥죄고 탄압하는 현 정권의 실상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이전에도 글에서 지적한 일이 있다. 더군다나 RSF는 문재인 정권과 초록이 동색인 언론노조와 교류하면서 필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RSF의 언론자유지수는 대한민국 언론 현실을 전체적으로 보고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반쪽 진실에 불과하다는 점도 설명했다. 



민노총이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의 청와대 부근 집회를 취재하던 TV조선 기자들을 감금, 협박한 사건이 얼마 전 벌어졌다. 보도에 의하면 수십 명 민노총 조합원들이 기자 두 명을 둘러싸고 카메라를 빼앗으려 하거나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이 기자들을 주민센터 건물에 사실상 가둔 채 협박하다가 기자들이 영상을 삭제하자 풀어줬다고 한다. 경찰이 현장에 있었지만 팔짱끼고 구경꾼으로 전락했다는 게 언론의 증언이다. 이게 언론자유지수 아시아 1위를 자랑하는 국가의 민낯이다. 특정 이익집단이 헌법 위에 군림해 언론을 조롱하듯 짓밟는데도 공권력이 무력했다는 게 문재인 정권의 불편한 진실이다. 노영민 실장은 이 사건은 알고 언론자유를 운운했는지 궁금하다. 더 한심한 일은 TV조선 외에 거의 모든 언론이 이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론이 청와대와 민노총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사건은폐의 정황이 벌어질 수 있나. 

RSF 언론자유지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세계에 낯 부끄러운 일은 최근에 또 있었다. 얼마 전 미국 국무부가 대한민국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라고 공식적으로 부인한 사건이다. KBS를 포함한 지상파와 연합뉴스 YTN 등 우리 언론이 백악관 내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전면 폐기,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동결에 동의할 경우 12~18개월 동안 석탄과 섬유 수출 제재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국무부가 가짜뉴스라고 지적한 국내 보도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26일 연합뉴스와 AFP·AP·교도통신·로이터·타스·신화통신 세계 6개 뉴스통신사 합동 서면인터뷰에서 영변 핵시설의 전면 폐기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의 단계에 들어간 것이라고 밝힌 뒤에 나왔다. 국민 혈세로 운영하는 공영언론을 비롯해 국내 언론들의 보도 시점이 문 대통령의 인터뷰 뒤인 것을 볼 때 어찌됐든 대통령 체면치례용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백악관이든 국무부든 우리 언론이 비핵화에 관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고 싶었다면 공식적으로 물어보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굳이 누군지도 모를 익명의 백악관 내 소식통을 동원해 남북한 권력자가 좋아할 만한 가짜뉴스를 생산한 것이다. 보도의 기본도 안 지킨 가짜뉴스를 공영언론까지 뿌렸다가 미국 정부가 허위보도를 지적하고 있는데 현 정권 사람들은 지금 언론자유지수를 자랑할 만큼 한가한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다시 얘기하지만 문재인 정권은 지금 언론자유를 자랑할 상황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권이 하는 이야기를 무조건 따르고 지지하는 국민만 사는 전체주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념과 정파가 달라도 정상적인 정부라면 전체 현실을 놓고 판단해야 한다. 자기들이 보고 싶은 현실만 보고 우기는 것은 파쇼들이나 하는 짓이다. 

한쪽에서는 언론자유가 넘치다 못해 가짜뉴스가 횡행하고 다른 한쪽에선 숨도 못 쉬는 탄압이 자행되는 비정상이 문재인 정권의 언론 현실이다. 그동안 필자가 여러 글에서 지적한 방심위 보도지침, 통일부 탈북자 기자 배제 사건 등 여러 사건에 또 최근의 KBS 시사기획 창 태양광 보도 외압 사건까지 여러 언론탄압의 사례들이 아직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태블릿PC 의혹을 제기했다고 황당한 범죄혐의를 붙여 언론인들을 구속하고 G20 정상회담 행사에서 대통령의 행보를 지적했다고 청와대가 개인 유튜버를 공격하는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지 않나. 문재인 정권은 툭하면 언론자유지수가 높다고 자화자찬 할 게 아니라 리플리 증후군과 파시즘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듯 보이는 병적 증상부터 정상으로 돌려놔야 한다. RSF 언론자유지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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