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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등 방문진 여권 이사 연임을 반대한다"

MBC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밀실론자들

* 이상로 MBC 공정방송노동조합 위원장의 일일보고 칼럼입니다.


오늘(7.27),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선임결과를 발표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현재의 김재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비롯한 여러 이사들이 다시 차기 방문진 이사직에 응모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김재우씨 뿐만이 아니라 차기 방문진 이사직에 지원한 현재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 모두의 연임에 반대합니다. 제가 이 분들의 연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이 분들은 모두 밀실론자(密室論者)들 이기 때문입니다.

방송문화진흥회의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MBC사장을 선임 하는 일입니다. 엄기영사장이 해임되고 새로운 MBC 사장을 선임할 때, 또 김재철 사장이 사표를 냈을 때 저를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에서 사장지원자들을 상대로 공개청문회 실시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모두 공개청문회를 반대했습니다. 이분들이 공개청문회를 반대한 이유는 두 가지 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첫째, 과거의 어느 정권에서도 마찬가지 이었겠지만 여당추천이사들은 모처의 메모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둘째, 야당추천 이사들은 공개청문회를 통해 훌륭한 인재가 MBC사장에 선임되는 것 보다는 여당추천이사들이 모처의 지시대로 따르도록 내버려두고 추후 필요하고도 적절할 때 낙하산 시비를 일으키는 것이 더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시작한 MBC언론노동조합의 파업이 ‘정치적인 기획파업’이라고 비난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밀실(密室)의 반대 의미는 공개(公開)입니다. 공개라는 단어를 가장 싫어하는 집단은 북한정권입니다. 남한의 경우 여야(與野)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공개를 싫어하는 대표적인 분야가 공영방송사 사장의 선임과정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저는 현 방문진 이사들의 연임에 반대합니다. 이들은 밀실론자들입니다. 밀실론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MBC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또 다시 MBC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위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방문진 이사직에 지원한 것입니다.

저는 작년 말 신문을 읽다가 매우 훌륭한 칼럼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 칼럼을 보관해두었습니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결정하는 당일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에게 다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아래에 소개합니다.

똑같은 반복행동이라도 북극곰은 안쓰럽고 편중 인사는 혐오스럽다


[중앙일보:노재현 논설위원·문화전문기자] 2011.10.29


국내에도 경영 혁신 모범사례로 널리 소개된 곳이 일본 홋카이도의 아사히야마(旭山) 동물원이다. 입장객이 줄어 1990년대 중반 동물원 문을 닫을 지경에 몰렸다가 ‘행동전시’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관람객 머리 위에 수족관을 배치해 물개들이 노는 모습을 보게 하고, ‘펭귄 산책’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96년 26만 명이던 관람객이 지난해엔 206만1519명. 올해 초 휴가 길에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찾았을 때도 추운 날씨인데도 각국에서 몰려든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그러나 북극곰 코너에서 한 가지 흠(?)을 발견하고 여기도 완벽하지는 않다고 느꼈다. 우리에 갇힌 북극곰이 시종 일정한 코스를 반복해 오가는 ‘정형(定型)행동’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우리 가장자리에 가서는 고개를 크게 한 번 휘젓고 뒤돌아 온 길을 되짚어 걷곤 했다. 야생 북극곰의 활동영역은 8만㎢를 넘는다. 좁은 땅과 풀장이 전부인 사육 환경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게 당연하다.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이 종종 틱(tic) 증후군에 걸리는 이치다. 호랑이나 사자도 그렇지만, 특히 북극곰은 이런 이상행동이 잦다고 한다. 전 세계 동물원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동물학대 논란을 감안해 아예 북극곰 전시를 포기한 동물원도 꽤 된다.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 정형행동이 우리에 갇힌 야생동물에게만 나타나는 것일까. 인간 세상에서도 적지 않을 것이다. 현 정부에서 하는 인사를 보며 우리 속 북극곰을 떠올린다. 임기 초부터 ‘고소영’ 파문을 부르더니 해 저물어가는 지금까지도 같은 코스, 같은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심각한 폐쇄성이요, 내향성(內向性)이다. 개방형 공직에 취직한 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말은 공개모집이었지만 사전에 연줄로 자신이 내정돼 있었다고 한다. 공모 전 그 기관에 미리 가서 인사치레도 했다. 면접시험을 치르던 날,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대기 의자에 앉아 있는데 며칠 전 인사를 한 여직원이 다가오길래 혹시 아는 체라도 하면 어쩌나 바짝 긴장했다는 것이다. 옆의 들러리들에게 들킬까 봐. 최근 결정된 한전 자회사 사장을 비롯해 그 숱한 감투들 상당수가 이런 식으로 씌워졌다고 추측한다면 오판일까.

동물원 북극곰의 이상행동은 스트레스 때문이다. 관람객 탓도 있다. 그러나 습관화된 회전문 인사는 거꾸로 관람객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북극곰은 안쓰럽지만 편중 인사는 혐오스럽다. 야생동물의 정형행동을 완화하는 데는 동물 행동풍부화(behavioral enrichment)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되도록 야생 환경에 가깝게 맞춤형 우리를 꾸며주는 것이다. 혹시 ‘인사 행동풍부화’ 프로그램 같은 건 없을까. 있어도 받아들이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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