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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출마하는 '광주의 딸' 권은희, 거짓말 논란 점화될까

전략공천 역풍, 수도권까지 악영향 미칠 수도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과장이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새민련)의 공천을 받아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그는 지난 6월말 사표를 제출한 이후 7월 초까지만 해도 “7·30 재보선 출마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권 전 과장의 영입을 적극 추진한 쪽은 김한길 공동대표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전날 밤 김한길 공동대표가 전화를 걸어 “당에서 함께 일할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하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날 오전 전화통화에서 “피하지 않겠다”며 출마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여권이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비판하자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당력을 총동원해 ‘광주의 딸’ 권은희 과장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주가 고향인 권 전 과장을 부각시킴으로서 새민련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한 것이다. 이때부터 권 전 과장은 ‘광주의 딸’이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사표 제출 이후 이후 ‘정계진출설’이 흘러나오자 그는 지난달 30일 ‘경찰을 사직하며’라는 제목의 서면 소감문에서 “7·30 재보선 출마에 관한 고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중단했던 학업을 계속할 생각이고, 시민사회 활동과 변호사 활동을 계획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 전 과장이 출마하는 지역구는 새민련의 텃밭인 광주 광산을 지역구다. 당내에서는 천정배 전 의원을 탈락시키고 권 전 과장이 전략공천을 받은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지만, 새민련 지도부는 이에 개의치 않고 있다. 결국 새민련으로서는 권 전 과장에 대해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당의 텃밭에 전략공천을 함으로서 보은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내에서도 ‘보은 공천’ 관련 역풍.. 거짓말 논란까지?

그러나 권 전 과장의 과거 폭로는 재판부에 의해 ‘사실이 아니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2012년 12월 당시 권 전 과장의 발언은 “(김용판 서울청장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말 것을 지시하셨고, 그 근거로는 내사사건인 데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김용판 전 청장은 청장에서 물러나고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바 있다.

그러나 1. 2심 재판부는 ‘권 전 과장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권 전 과장은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했지만 압수수색 영장은 압력을 받았다는 날짜보다 이전에 이미 보류된 것으로 파악됐고,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2계장과의 전화에서 검색어 축소를 지시받았다고 말했지만 통화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김용판 전 청장이 1심과 2심에서 연이어 무죄를 선고받자 권 전 과장은 지난달 20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

따라서 권 전 과장이 자신의 이념적-정치적 성향에 따라 새민련(당시 민주당)에 도움이 되는 폭로를 했거나, 새민련 측과의 사전 교감 하에서 움직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권 전 과장의 공천이 확정되자 애초부터 권 전 과장이 새민련으로부터 공천을 받기 위해 정치적 행위를 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여당 지지층 결집시키는 자충수 되나

새민련 내부에서는 권 전 과장의 공천이 7.30 재보선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선거전이 진행되면서 권 전 과장의 거짓 증언이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여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중도층까지도 새민련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권 전 과장이 출마한 광주 광산을은 새민련의 텃밭이기에 그의 당선을 점치기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접전이 예상되는 서울 동작을, 경기 김포, 평택, 수원 등 수도권 접전지역에서는 권 전 과장의 광주 공천이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추정된다.
이미 새누리당은 권 전 과장을 겨냥한 맹렬한 공세를 시작했다. 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야당 내에서도 호남 민심을 짓밟은 것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이는 호남을 넘어 대한민국 민심을 짓밟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사무총장은 “권씨는 대선때 경찰 수뇌부의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사람이 아니라 수사외압이라는 거짓말을 했던 사람”이라면서 “이 모든 전략공천 뒤에는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뭐니뭐니 해도 그간 새정치를 주장했던 안철수 대표가 주역으로 있다는 게 대한민국의 새정치가 먹먹하기만 하다”고 질타했다.

당 공천관리위원인 김세연 사무부총장도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권 전 과장에 대한 전략공천은 공직자들의 개인적인 욕망이 정치를 흔들어 사회를 혼란으로 가져가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비상대책위원인 조해진 의원도 “특정정파에 줄을 대면 나중에 다 당에서 국회의원을 만들어준다는 암시를 주는 것”이라면서 “새정치연합은 오늘 공천을 최소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사자인 권 전 과장은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책임감을 느껴야 된다는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말 ‘공익제보자의 밤’이라는 행사에 내가 초청돼 여러분들을 만났는데 그분들이 참 놀랍고 존경스러웠다”면서 “민간의 영역이나 자기 삶을 살아가면서도 공익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그 뜻을 지키려한다는 모습을 보고 참 놀랍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자신의 폭로가 법원에서 허위라고 판명 났음에도 여전히 ‘공익제보’를 주장하는 여론몰이를 한 것이다.

이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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