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기간 조원진 후보의 사퇴를 종용하고 자유한국당 당사에까지 가서 홍준표 지지 선언을 한 권영해 전 새누리당 대표의 배후가 정광택 상임공동대표라는 의혹이 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권영해 전 대표는 5월 17일 밤 10시경 TMT방송에 출연 새누리당의 내홍을 촉발시킨 자신의 행보를 구구절절 설명했다. 당원들을 충격에 빠뜨린 발언은 자신의 홍준표 지지 선언이 권영해 개인이 아닌 당지도부의 당론이었다고 자백한 내용이었다.
자연히 권영해, 정광택 두 사람의 관계에 관심이 집중됐다. 두 사람은 공동대표 이상으로 가까운 사이였다. 실제로 정광택 상임공동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권영해 대표와의 친분을 ‘친형제’에 비유했던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인터뷰에서 정광택 대표는 권영해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우린 나이도 같아서 친형제처럼 지내요. 집회를 마치면 우리의 구호, ‘형제는 용감했다’를 외치며 손바닥을 마주칩니다”고 말했다.
또한 “권영해 안기부장은 국방부 장관까지 지내신 분으로 국가관이 뚜렷해 평소 존경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분”이라는 평가도 곁들였다.
지난해 11월 첫 태극기집회부터 올해 4월 새누리당 창당까지 정광택, 권영해 두 사람은 장장 6개월 여에 걸쳐 매일 친형제와 같은 형제애를 나눈 사이라는 의미다. 새누리당 창당 후에는 정광용 사무총장을 포함, 3명이 나란히 지도부를 구성했다.
특히, 새누리당 당헌·당규에는 당원총회도 당대표와 사무총장만이 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애국시민들의 열기와 혼란을 틈타 완벽한 자신들의 ‘사조직’으로 정당을 구축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셈이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와 당원들은 권영해 대표가 느닷없이 홍준표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조원진후보의 사퇴를 종용하며, 정규재TV에 출연해 음해를 늘어놓았을 때 권영해 대표만을 비난했다. 하지만 ‘친형제’라고 자랑하는 두 사람의 관계에 비춰, 권영해 대표가 정광택 대표의 동의나 지원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했다고 보긴 힘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7일 권영해 전 대표는 TMT방송에서 이같은 합리적 의심을 사실로 확인시켜준 셈이다. 권영해 전 대표가 탈당하지 않고 홍준표 선거운동에 나선 행동은 타당 선거운동 금지 관련 선거법 88조 위반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