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환 변호사가 ‘태블릿 재판’ 1결심공판 최후변론에서 언론사 간 차등없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렇지 않으면 오직 유력 언론사가 주장하는 내용만이 진리가 되는 ‘진리독점사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524호 형사단독 제13부(박주영 부장판사)에서는 ‘태블릿 재판’ 11차 공판이 열렸다.
피고인 측 이동환 변호사는 검찰이 구형을 끝내자 자리에서 일어나 차분하면서도 강단있는 어조로 준비한 최후변론을 읽어나갔다.
이 변호사는 “JTBC의 2016년 10월 24일 태블릿 보도는 시작부터 조작설에 휘말렸다”고 첫 마디를 시작했다.
당시 “자사의 데스크탑PC에 청와대 문서를 옮겨 심은 뒤 최순실의 것이라고 보도했기 때문”이라며 “모니터 화면에 JTBC의 폴더들이 잡혀 논란이 일자 JTBC는 긴급히 방송 화면을 블라인드 처리 했다”고 상기시켰다.
이 변호사는 “왜 이런 식으로 조작보도를 했느냐는 질문에, 손용석은 ‘최순실의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 그랬다’고 궤변을 했다”며 “언론사가 취재원의 증거 인멸을 우려하여 조작보도를 한다는 것은 그 어떤 논리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떠한 진실규명도 거부하는 JTBC와 검찰도 규탄했다.
이 변호사는 “피고인 변희재는 김한수의 협조 없이 어떻게 개통자를 미리 알았는지 공개 질의를 하였으나 JTBC는 어떠한 답변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손용석과 김필준은 법정에서도 취재원이라는 이유로 개통자 확인 건에 대한 답변을 일체 거부함으로써 피고인이 JTBC와 김한수의 유착 관계를 지적한 부분에 대하여 반론을 포기하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법정에서 그(손석희)의 수하들은 그들에게 수많은 상을 안겨준 특종기사를 직접 만들었으면서도 정작 핵심적인 취재 경위에 대해서는 모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답변해줄 수 없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들은 피고인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고 고소한 장본인”이라며 “‘너희가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며 고소해 놓고선 ‘그렇다면 진실을 말해 달라’는 요구에는 일제히 입을 다물어 버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JTBC가 이제와서 자신들은 최순실(최서원)의 태블릿이라고 단정한 적 없다고 발뺌하는 데 대해서도 이 변호사는 “JTBC는 ‘최순실 혼자 쓴 게 아니다’라고 말을 바꾸었으나, JTBC가 지금까지 일관되게 ‘최순실의 것’, ‘최순실의 태블릿’이라고 보도하였음은 그간의 방송자료가 말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JTBC의 오만과 독선도 강하게 성토했다. 이 변호사는 “손석희 사단은 여론에 밀려 두 차례 씩이나 조작이 아니라는 해명 보도를 한 뒤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이제는 국가 권력을 빌어서 피고인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며 “이는 절대주의적 사고에서 비롯된 반민주적 행태”라고 평가했다.
언론의 자유는 모두에게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자유가 지나쳐 방송을 수차례 조작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 바로 손석희”라며 숱한 왜곡·조작 방송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언론계에서 ‘언론난동’이라고 칭할 정도로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악의적인 왜곡 내지 허위 방송을 한 JTBC 구성원 누구도 현재까지 감옥에 간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만약 본 재판에서 피고인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인정된다면 앞으로 JTBC의 보도를 비판하고자 하는 모든 언론사들은 매번 기사를 낼 때마다 검찰과 법원에 범죄가 성립하는지 미리 물어보아야만 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JTBC와 같은) 유력 언론사가 주장하는 내용만이 진리가 되는 진리 독점의 사회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변호사는 “피고인들이 제기한 의혹들 중 완벽하게 허위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전제인 언론 출판 사상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하는 이동환 변호사의 최후변론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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