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을 맞아 양대노총 등 반일단체를 중심으로 부산의 일본총영사관 앞에 이른바 ‘강제징용노동자상‘ 설립이 예고된 가운데, 남북간·한일간 화해를 기치로 내세우는 국내의 한 시민단체가 ‘동상 설치와 동상 정치의 중단‘과 ‘과거사 관련 팩트를 중심으로 한 대화‘를 강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동상반대모임‘(이하 동반모)은 30일, ‘부산·평양 등지의 강제징용노동자상 설치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동반모는 진실을 왜곡하여 우상화되고 있는 ‘징용노동자상’과 ‘위안부소녀상’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한, 168명의 언론인, 학자, 예술가, 각계 시민들 등이 만든 초정파 시민단체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반대하는 모임’(강반모)가 전신이다.
동반모는 성명을 통해 먼저 금번 판문점 남북회담에 대해서 환영한다는 입장부터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남북회담의 정신을 살려가기 위해서라도 우리 근대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 그리고 남북 간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일 간에도 화해의 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에 동반모는 구체적으로 우리가 ‘징용노동자상’, ‘위안부소녀상’ 문제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세계 무대로 나오려면 일본과의 수교가 필수적인데, 북한을 돕겠다는 한국이 반일감정으로 그걸 오히려 그걸 막는 식 외교를 해서 되겠냐는 것.
성명에서 동반모는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징용노동자, 위안부 관련한 담론에도 왜곡된 면이 많다고 지적하며, 사실상 괴담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14세 소녀 일본군위안부 20만명 설’과 ‘징용노동자 780만명 설’ 등을 대표 사례로서 언급하기도 했다. 동반모는 아울러 늘 검열·왜곡만 되고 있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나름 성의있는 보상·사과 조치에 대해서도 이제는 인정해줄 필요가 있음도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동반모는 반일감정 강화를 위한 동상 설치는 중단하고, 이제부터라도 팩트에 기반한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동반모는 남북의 양 정부에게 동상 정치로 외교참사를 자초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래는 동반모의 성명 전문이다.
[성명] 부산·평양 등지의 강제징용노동자상 설치에 즈음하여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불가침 합의 △단계적 군축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 추진과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
동상반대모임(동반모)은 이번 선언을 환영하면서 합의가 성공적으로 실천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합의 이행이 남·북 및 관련국들의 관계 개선을 통해 국제평화에 크게 이바지하는 계기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동반모’는 진실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동상 설치를 반대하는 시민모임(전 강제징용노동자상 반대모임)이다. 따라서 ‘동반모’는 양대노총 등이 주도하고 있는 강제징용노동자상(징용상) 추진이 일제하 징용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큰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고 징용상 추진위 측에 토론을 제안 중이다.
우리는 이른바 ‘14세 소녀 일본군위안부 20만 명 설’에 기반해 전국적으로 설치된 100개 가까운 소녀상과 초중고교에 배포된 100여개의 미니 소녀상 캠페인으로 국민들의 반일감정과 한·일 관계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이 징용상에서도 그대로 재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며 깊이 우려하고 있다.
위안부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자신의 단체명에서부터 오류를 보여준다. 알려진 바와 같이 ‘정신대’는 일제하 태평양 전쟁 말기 군수공장 등에 투입된 여성들을 말한다. 여기서 조선인 여성은 5만~7만 정도로 추산되며 일본인 여성을 합친 20만 명이라는 수치의 근로‘정신대’가 위안부로 둔갑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5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여성행동과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은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열어 “외교부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당장 파기하고,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오는 5월 1일 일본총영사관 앞 징용상 설치를 강행하려 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2월 양대노총과 북측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직총)는 2018년 평양 징용상 건립에 합의한 바 있어 이제 징용상은 위안부 소녀상과 함께 주한 일본대사관과 일본총영사관 앞 설치 추진을 거쳐 평양의 징용상 설치로까지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동반모’가 확인한 일제하 전시기(戰時期) 일본으로의 징용은 1944년 9월부터 1945년 4월까지 8개월간 실시되었으며 그 수는 10만~20만 명 수준이다. 그러나 징용상 추진위(경남)의 경우 당시 조선인구의 1/3 수준인 780여 만명이라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는 일본이나 일본 점령지역이 아니라, 거주지 또는 인근 거리로 동원된 조선인 총수에 가깝다. 과연 이들 780여 만 명이 '강제연행'과 '노예노동'의 희생자였다는 말인가.
- 남북합의는 반일감정 벗어나 국제평화로 발전해야
이번 남과 북의 합의에 의해 북은 미국과의 수교를 통한 국제평화의 길을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필연적으로 일본과의 수교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중차대한 국제정세 앞에서 징용상의 평양 설치는 양국 외교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추상적인 동상보다는 기록에 근거한 팩트로 접근해야 한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에서 박정희 정부는 일제강점기 배상책임을 완전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일본으로부터 피징용자 사망자·부상자·생존자 피해보상 및 경제협력자금 명목으로 유·무상을 합쳐 5억 달러의 청구권 자금을 받아 국가 기간산업 개발 등에 사용했다. 이후 1975년 '대일민간청구권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거 강제동원 피해자(일부)에게 30만원 수준의 개인 보상을 실시하게 된다.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진상조사와 함께 국외강제동원 희생자와 그 유족에게 위로금 등을 지급하기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 1938년 4월 1일부터 1945년 8월 15일 사이 일제에 의해 국외에 군인과 노무자 등으로 강제 동원돼 사망했거나 행방불명된 희생자의 유족 중 신청자에 한해 1인당 2천만 원 상당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다큐를 통해서 역사를 배울 수는 있다. 그러나 일개 상업영화들을 통해 역사에 접근하는 것은 터무니없이 무모하다. 「군함도」의 경우 뉴욕 타임스퀘어의 광고 속 인물이 강제 징용된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인인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나. 우리는 이런 증거들이 국제사회에서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성찰해야 한다.
더욱이 일제의 강제 징용으로 홋카이도 개척 토목 공사장에 끌려가 학대당한 한국인 노동자들”이라며 ‘교과서 속 이미지 자료’로 소개되는가 하면,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기념비에도 새겨진 사진이 “10명 모두 일본인”(아사히카와 신문 1926년 9월 9일자)으로 밝혀진 것은 우리가 배운 역사가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 반증한다.
'한국 외교부' 공식 기록에 의하면, 1965년 2월 20일 이동원 외무부장관과 시나 외무대신 공동성명에서부터 2010년 8월 10일 강제병합 100년 간 나오토 내각총리대신 담화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과거사 반성 언급 사례는 총 37회였다.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사과는 대체 어디까지인가.
- 우리의 요구 -
하나. 지원단체들은 반일감정 강화 위한 동상 설치 중단하라!
하나. 강제징용노동 등 문제는 팩트에 기반한 토론으로 풀자!
하나. 남북의 양 정부는 동상 정치로 외교참사 자초하지 말라!
2018년 4월 30일
동 상 반 대 모 임
(이우연, 나수열, 길도형, 류재운, 한세희, 심경자, 이석호, 유재일, 임진현, 최영묵, 정안기, 최덕효 등 168명 SNS 페북그룹)
연락처: 010-9191-5988
미디어워치의 일제시대 징용노동 문제 관련 기사 :
한일 위안부 문제 관련 갈등에서의 쟁점 관련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