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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칼럼] 추미애는 ‘윤석열과 홍석현 술자리’ 면죄부 준 이유를 밝혀라

“지금 시점에서라도 일국의 법무부 장관 출신 법조인으로서 ‘나는 그해 겨울 저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 책을 정독하고 태블릿 증거조작 문제 관련 입장을 명확히 밝힐 생각은 없는가”

[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진실고백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최근 오마이뉴스 인터뷰를 통해 과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건으로 결국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었다고 밝혔다. 결국, 문재인은 윤석열의 편으로서 조국, 추미애를 다 내쳤던 것이고, 이는 실제 윤석열의 대권가도로까지 이어졌다.



물론, 윤석열이 벌였던 조국 사태, 추미애 사태를 과거 반대편 보수진영에서 지켜봤던 필자 입장에서는 추 전 장관의 고백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정치 영역에서 20년 이상 논객과 운동가로 활동해온 필자의 시각에서는, 무엇보다 검찰총장 윤석열이 임명권자인 대통령 문재인의 허락없이 법무부 장관 조국의 가족을 멸문지화를 낸다는 일부터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도에 김의겸 당시 열린민주당 의원은 “(내가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시절) 윤석열이 조국만 도려내겠다고 청와대로 보고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김의겸 의원은 “(조국 사태) 당시만 해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역심’까지 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정 정도 문재인과 윤석열의 유착관계를 인정했다. 

물론 김의겸 의원은 결국 이런 윤석열이 문재인을 향해서까지 돌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대선 때도, 또 윤석열 당선 이후에도, 문재인과 윤석열은 마치 깐부 사이인양 잘 지내고 있다. 대선 기간 중에 윤석열은 문재인으로부터 그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았다. 윤석열 집권 이후에 물론 문재인도 정권으로부터 그 어떤 수사를 받지 않으며 유유히 정치업계의 상왕 노릇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극기진영과 촛불진영의 이른바 “개돼지들”이 문재인과 윤석열 간의 이 이상한 유착 관계를 죽었다 깨어나도 의심조차 못하겠다면, 그건 도리없는 일이다. 그렇게 죽을 때까지 권력자들이 벌이는 노름판의 판돈이 되어 씁쓸히 국가와 함께 죽어나가는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그 문제를 새삼 설득하려고 필자가 이 칼럼을 쓰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오히려 추미애 전 장관이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밝혀야 할 또 다른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5년 전인 2018년 11월, 필자는 구속 상태로 JTBC 태블릿 명예훼손 1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바로 이 무렵,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사건 관계자인 홍석현 당시 JTBC 사주와 야밤 술자리를 가졌다. 추 전 장관은 2020년 8월 뉴스타파, 고발뉴스 등의 보도로 알려졌던 이 야밤 술자리 건을 두달 후에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절차에 있어서 첫 번째 징계 사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추 전 장관은 막판에 갑자기 이 건을 징계 사유에서 배제해 윤석열에게 면죄부를 줬다.



더 구체적으로 이 건에 대해서 설명해보겠다. 필자는 2020년 8월 26일에 뉴스타파, 고발뉴스의 윤석열-홍석현 술자리 보도 내용에 따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에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필자는 진정서에서 “윤석열은 2018년 11월 20일 종로구 인사동 모처 술집에서 비밀리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나 폭탄주 회동을 가졌다”며 “이날은 진정인의 ‘태블릿 PC 명예훼손 사건’ 재판 구형과 선고가 얼마 남지 않은 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둘의 만남이 있고 얼마 뒤인 2018년 12월 5일, 검찰은 진정인 변희재에게 ‘태블릿 PC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서 단순 명예훼손으로는 유래가 없을 만큼 장기인 징역 5년형을 구형했다. 그리고 바로 12월 8일 재판부는 2년형을 선고했다”며 “검사의 구형과 재판부의 선고 둘 다 단순 명예훼손으로 받은 선고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과한 구형과 선고였다”고도 밝혔다.

필자는 “이런 검찰과 법원의 유래 없는 결정에는 피진정인 윤석열 검찰총장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사이의 폭탄주 회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JTBC 전 회장)이 2018년 11월 20일 종로구 인사동 모처의 술집에서 폭탄주 회동을 한 것이 ▲진정인의 ‘태블릿 PC 명예훼손 사건’ 재판에서 검찰이 5년을 구형하고 재판부가 2년을 선고한 것과 관련이 있는지▲김영란법 위반이 있었는지 ▲기타 불법적인 사항이 있었는지에 대해 감찰해주시기 바란다”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이 진정에 대해서 추미애 당시 장관의 법무부는 2020년 9월 28일, “진정인의 진정내용을 감찰담당관실 업무처리에 참고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필자에게 보내왔다. 필자는 정찬철 감찰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참고하겠다”는 표현이 윤석열을 감찰한다는 것인지, 안 한다는 것인지 정확한 의미를 물었다. 담당자는 감찰 여부조차도 “답변해 줄 수 없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던 중에 추미애 당시 장관은 같은해 10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 윤석열 당시 총장의 과거 언론사주들간 만남 문제에 대해 법무부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거의 모든 언론이 이 소식을 보도했다. 윤 총장이 홍석현, 방상훈과 만난 사실에 대해 추 장관이 감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같은해 11월 25일,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명령 및 징계를 발표했다. 그 첫번째 사유는 윤석열이 바로 언론사주 홍석현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졌으며 이것이 사건 수사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은 지난 2018년 11월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서울 종로구 소재 주점에서 사건 관계자인 JTBC의 실질 사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부적절한 교류를 하여 검사윤리강령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언급되는 사건이 바로 JTBC 법인 측에서 자신들이 내보낸 태블릿 방송에 대해서 조작 시비를 했다는 이유로 필자를 고소했던, 필자의 명예훼손 형사재판 건이었다.

태블릿 사건 관련 징계안이 발표되자 윤석열에 줄선 보수언론은 물론, 미디어오늘, 한겨레와 같은 촛불 진보언론에서도 추미애 장관에게 맹폭을 가했다. 마치 현재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태블릿 조작론을 띄우자, 좌우 기득권 언론이 집요하게 음해비방하는 것과 매우 유사한 상황이었다.

당시 추미애 장관을 비판하는 논리는, ‘이미 기소가 된 사건이라 검사가 사건 관련자를 만나도 무방하다는 것’, ‘태블릿 사건을 꺼내들어서 탄핵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냐’ 등이었다. 

다시 강조하지만 당시 태블릿 명예훼손 1심 형사재판은 재판 후반부로 갈수록, JTBC 측의 경우 증인으로 불려나온 기자들이 수시로 위증에 걸려 허우적대고 있었고, 검찰 측의 경우도 태블릿 관련 각종 거짓발표, 조작수사 등을 한 사실의 윤곽이 차례로 드러나고 있었다. 재판이 JTBC와 검찰 등에게 크게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필자의 경우 구속 6개월 시효가 만료되기 직전이었던 상황으로, 관련 각종 증인신청, 사실조회신청, 감정신청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감안하면 곧 석방이 유력했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윤석열과 홍석현이 야밤 술자리를 가진 뒤 시점부터 재판부는 갑자기 증거조사 절차 일체를 물리쳐버렸다. 그 직후 검찰은 필자에게 5년형을 구형했으며 법원은 단 3일만에 2년형을 선고하며 1심 재판은 졸속으로 마무리됐다.

필자는 진정인으로서 추미애 당시 장관의 법무부가 요청하면 언제든지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응할 생각이었고, 심지어 윤석열 총장 징계위에도 참석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추미애 당시 장관과 법무부는 징계 발표 이후에 갑자기 윤석열과 홍석현의 술자리 문제만 징계 사유에서 일방적으로 배제해버렸다. 그러면서 그 이유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이 당시는 보수세력이 문재인 정권의 검찰총장인 윤석열에게 아직 완전히 줄서기 전이었다. 기회주의 노선의 차명진조차 법무부 장관 추미애의 태블릿 사건 이슈화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서는 미디어워치 사무실을 방문해 필자와 합동방송까지 했었을 정도였다. 이 당시에도 이미 ‘JTBC 태블릿’(제1태블릿)의 이동통신 신규계약서 위조 범죄는 그 전모가 대부분 밝혀졌었기에 필자는 보수진영의 지원을 받으며 차분히 태블릿 증거조작 사건을 이슈화시켜 윤석열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추미애의 징계사유 번복으로 그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던 것이다.

이에 추미애 전 장관에게 필자는 다음에 대해서 묻는다.

첫째, 윤석열과 한동훈의 야밤 술자리 건이 갑작스레 징계 사유에 배제된 것도 역시 윤석열을 지켜주려는 범 문재인 세력의 압력 때문이었는가.

둘째, 그렇다면 추미애 전 장관은 문재인 세력의 윤석열 지키기에 추 전 장관 본인도 과거에는 힘을 보탰다는 말인가.

샛째, 그게 아니라면, 서울중앙지검의 지검장이 사건 관계자인 언론재벌 총수를 만나고 그 즉시 서울중앙지검에서 명예훼손 사건으로는 역대 최고형인 5년 구형이 나오고 서울중앙지법에서는 2년 선고가 나왔던 사건이 실은 아무런 의혹을 제기할 필요가 없는 건이라고 새로이 판단, 즉 추 전 장관 본인의 이전 판단을 번복한 것인가.

이미 ‘JTBC 태블릿’(제1태블릿)뿐만 아니라 윤석열과 한동훈이 직접 관여하여 증거를 조작한 ‘장시호 태블릿’(제2태블릿) 관련 사안도 그 상세 내용이 모두 책으로 출판되었으며, 책을 읽은 송영길 전 대표도 태블릿 조작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라도 추미애 전 장관이 일국의 법무부 장관 출신 법조인으로서 ‘나는 그해 겨울 저들이 한 짓을 알고 있다’ 책을 정독하고 태블릿 증거조작 문제 관련 입장을 명확히 밝힐 생각은 없는 것인지 역시 묻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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