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한국 언론에서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대해서 늘 극우(極右) 정치인이라는 식 평가만이 무성했다. 이에 그가 일본 내부에서도 지지를 잃어 곧 실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식 비난만이 또 한국 언론에서는 계속 난무했다.
일본인들은 왜 아베 신조 총리에게 열광할 수 밖에 없는가. 그 이유를 이제 우리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아베 신조 한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한 세력과 한 국민의 어떤 비전에 대한 지지는 결국 ‘권력’인 것이고 그것은 필연적으로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굳건할 것만 같았던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근래 ‘모리토모(森友) 학원 스캔들’과 ‘가케(加計) 학원 스캔들’로 역대 최대로 흔들리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그리고 여전히 젊은 층 지지율은 높다).
이에
일본의 대표 반공우파 논객 사쿠라이 요시코(櫻井よしこ)뿐만이 아니라 러시아정치경제저널(ロシア政治経済ジャーナル)’을 발간하고 있는 일본의 국제관계 연구원이자 중·러 문제 전문가 기타노 요시노리(北野幸伯) 등 친아베 논객들이 대대적인 변호전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사쿠라이 요시코건 기타노 요시노리건, 아베 총리에 대한 이들 변호 논리의 핵심은 결국 일본의 ‘외교안보’와 관련된 비전의 문제다. 관련 변호 논리를 통해 일본인들, 그중에서도 일본 반공우파들의 아베 총리 지지 논리의 핵심을 짚어보는 기회를 가져보자.
기타노 요시노리, “아베 총리의 연임이야말로 일본의 국익”
기타노 연구원은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었던 당시 현실부터 설명했다. 2017년 여름경 마이니치(毎日) 신문이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당시 지지율은 26%에 불과했다고 하며, “아베 내각은 끝났다” “위험수역에 들어왔다” 등의 목소리가 넘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도 기타노 연구원은 단언했다. “필자는 아베 총리의 연임이야말로 일본의 국익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선해야할 안보 분야에서 아베 총리는 성과를 내왔다.”
형세가 심상치 않은 아베 내각. 그 이유를 상술할 필요도 없지만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 문제’ ‘이나다(稻田) 방위상 문제’ 등이 원인이다.
산케이(産経) 신문-FNN가 7월22일, 23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내각 지지율은 34.7%이며 5월의 56.1% 대비 21.4%나 감소했다.
마이니치 신문이 같은 날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지지율은 26%에 불과했다. 이 결과를 보고 “아베 내각은 이제 끝났다” “위험수역에 들어왔다” 등의 목소리가 넘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비판을 각오하고 단언한다. “아베 총리의 연임이 일본의 국익이다” 라고.
기타노 연구원은 자신이 ‘아베 신자(安倍信者)’는 아니라고 밝혔다. 자신도 아베 내각의 정책에 동의 못하는 점은 많다면서 ‘소비세 인상’, ‘3K 외국인 노동자 대량 수용’, ‘잔업비 제로 법안’ 등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베 신조 총리를 지지할 수 밖에 없는가.
이유는 단순하다. “아베 총리가 제대로 나라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안전보장 분야’에서 잘하고 있다. 과거에도 여러 번 언급했듯이 ‘안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분야’이며 ‘경제’ (돈벌이)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국가에 있어서 ‘최중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기타노 연구원은 “일본의 ‘안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자위대일 것이다. 외국의 침략을 막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라며, “그러나 그 전 단계에서 전쟁이 아예 일어나지 않도록 외국과의 관계를 조정하는 부단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일을 하는 것이 ‘외교’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좌파 민주당 정권의 연이은 외교 실책, 일본을 국제적으로 고립시켜
그는 계속해서 아베 총리 취임 이전에 일본을 국제적으로 고립시켰던 일본 좌파 민주당 정권의 ‘비참’한 외교 잔혹사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아베 자민당 정권 이전 민주당 정권에서 총리는 3명이었다. 각각 하토야마(鳩山), 간(菅), 노다(野田) 총리다. 당시에 민주당이 연속으로 집권한 이유는 무엇인가.
2008년 9월에 리먼 쇼크가 터지자 세계는 ‘100년에 한 번의 대불황’에 돌입한다. 이 위기가 ‘미국 발’이었기 때문에 ‘미국의 일극(一極) 세계는 붕괴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 반면에 중국이 부상했다. 중국의 GDP성장률은 세계경제가 최악이었던 2009년에도 9.2%를 기록했고 그 후에도 2010년 10.61%, 2011년 9.5%의 성장을 계속했다. 중국은 대불황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것 같았다.
세계 파워발란스의 변화(=미국이 가라앉고 중국이 떠오른다)는 일본 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구체적으로는 친미(親美) 정당인 자민당이 가라앉고 친중(親中) 정당인 민주당이 떠오른 것이다.
기타노 연구원은 2009년 9월에 탄생한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내각의 문제부터 지적했다.
그는 “하토야마는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이전 장소에 대하여 ‘최소한 (오키나와) 현 바깥’이라고 발언하여 일본과 미국의 관계를 악화시켰다”며 “한편으로 노골적으로 중국에 접근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기토노 연구원이 전한 하토야마 정권 당시 일본의 당시 상황은, 경북 성주의 미군 사드(THAAD) 배치를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중국을 위해서는 3불(△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불가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 약속까지 해준 현재 한국의 반미(反美), 종북(從北), 친중(親中) 문재인 정권을 떠올리게도 한다.
당시 일본의 상황은 어떠했는가. 기타노 연구원에 따르면, 오자와 이치로(小沢一郎) 민주당 간사장(당시)의 경우는 2009년 12월 베이징에서 “나는 인민해방군의 야전군 사령관이다”라고 선언을 했을 정도라고 한다.
기타노 연구원은 “비록 하토야마-오자와 본인들은 ‘일본의 진정한 자립을 지향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하토야마-오자와 외교의 본질은 ‘미국과의 관계를 파괴하고 중국으로 갈아타서 종속하는 것’이었다“고 진단했다. 하토야마 내각은 2010년 6월에 끝났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내각에서도 외교안보상 문제는 계속 된다. 기타노 연구원은 “2010년 9월, ‘센카쿠 중국 어선 충돌사건’이 발생했다. 아무리 봐도 중국의 잘못인데 중국은 ‘적반하장’으로 일본에 가혹한 제재를 가했다”며 “2012년 9월, 노다 내각은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다. 필자는 당연히 ‘국유화’를 지지하지만 결과적으로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전후최악’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노다 내각 당시는 일본의 영토 문제(센카쿠 열도 문제, 북방 영토 문제, 독도(다케시마) 문제)가 한꺼번에 다 터졌던 시기다.
기타노 연구원은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총리는 2012년 7월에 북방영토를 방문하여 일본국민을 격노시켰다”며 “게다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당시)이 같은 해 8월 다케시마에 상륙했다. 그는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사죄하라!’라고 천황을 모욕했고 일본과 한국의 관계도 ‘전후최악’으로 식어버렸다”고 개탄했다.
기타노 연구원은 아베 내각 이전의 3명의 ‘민주당 내각’의 외교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민주당 정권은 극히 단기간으로 미국, 중국, 러시아, 한국과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일본은 국제적으로 고립됐다”
중국이 일본을 고립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반일통일공동전선’
한편, 중국은 일본 노다 내각에 의한 ‘센카쿠 국유화’에 충격을 받고서 본격적으로 ‘일본과 싸울 것’을 결심했다고 한다.
기타노 요시노리 연구원은 모스크바에 거주하며 주로 러시아 정세 문제와 관련 분석 연구를 하고 있는데 2012년도에 다음과 같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2012년 11월, 중국의 대표단이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한국에 ‘반일통일공동전선’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 전략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중국, 러시아, 한국에서 ‘반일통일공동전선’을 만들 것.
(2) 중국, 러시아, 한국은 일체화하여 ‘일본의 영토 요구’를 단념시킬 것.
(3) 일본한테 단념시킬 영토는 ‘북방4도’ ‘다케시마’ 그리고 ‘오키나와’다. (중국 대표단은 “일본에 오키나와 영유권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4) ‘반일통일공동전선’에 미국도 끌어들여야 한다.
중국, 러시아, 한국은 그렇다 치고, 일본과 영토문제가 없는 미국을 중국은 어떻게 ‘반일전선’에 끌어들이려고 했던 것일까?
기타노 연구원에 따르면 그것은 ‘프로파간다’였다고 한다. 당시 중국과 한국이 “일본이 우경화하고 있다”, “다시 군국주의화하고 있다”, “역사수정주의가 강해지고 있다”라는 대대적인 프로파간다를 시작했으며, 한국은 특히 ‘위안부 문제’를 쟁점화했고, 여기에 미국의 좌파 정권인 오바마 정권이 말려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타노 연구원은 “2012년 12월에 총리로 다시 돌아온 아베는 처음부터 안보 정책상 뛰어난 수완을 발휘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오히려 처음에는 ‘일본의 우경화’ 프로파간다를 되풀이하는 중국의 입장에서 ‘아주 괜찮은 캐릭터’ 였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태평양전쟁 패전 문제와 관련 완전하게 승복을 하지 않는 것은 원폭까지 사용한 승전국인 미국 입장에서도 꽤 신경 쓰이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그런 입장이 반영된 역사관이 이른바 ‘도쿄 전범 재판 사관’이다.
기타노 연구원은 “아베 총리는 과거에 ‘도쿄재판은 승자의 단죄’, ‘침략의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 등의 발언을 했다”면서 “즉 도쿄재판 사관을 만든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명백한 ‘역사수정주의자’인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좌파(리버럴)인 오바마 대통령(당시)은 당초 ‘우익’ 아베를 싫어하고 시진핑을 중시했다는 것이 기타노 연구원의 분석이다.
일본의 애국보수 노선이었던 아베 총리의 특히 큰 시련이 2013년 12월의 ‘야스쿠니 참배’다. 기타노 연구원은 당시 ‘야스쿠니 참배’ 문제와 관련해 이를 중국과 한국만이 반대하고 있을 뿐이라고 일본인들이 생각하고 있는 문제를 들어서, 이를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미국, 영국, 독일, EU, 러시아, 호주, 싱가폴 뿐만이 아니고, 심지어 친일로 알려진 나라인 대만까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비난했다는 것을 일본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
중국의 부상으로 침체된 분위기의 미국에 희망을 안겨준 아베 총리
고립된 아베 총리는 사실상 러시아의 푸틴이 구출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러시아가 2014년 3월에 크림 반도를 합병했는데 여기에 자극받은 미국이 일본을 동맹으로 확 끌어안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기타노 연구원은 “오바마는 일본을 ‘대러시아 제재’에 끌어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그래서 ‘야스쿠니는 잊어버리자’가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영리했다. 그냥 행운에 올라탄 것이 아니라, 당시 ‘야스쿠니에 대한 국제 비난’을 통해 교훈을 얻고서 이후 구미 각국이 경계할만한 언행이 일단 줄이게 됐다는 것.
더구나 아베 총리는 미국으로부터 다시 신임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또 얻었다. 그게 바로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 AIIB)’ 문제다.
기타노 연구원은 “2015년 3월에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태리, 스위스, 호주, 이스라엘, 한국 등이 ‘중국주도’ ‘AIIB’에 참가할 것을 결정했다”며 “핵심은 이들 친미 국가군이 더구나 ‘미국의 제지를 무시하고’ AIIB 참가를 결정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관련기사 :
오바마 ‘AIIB 결투’ 中에 완패)
그는 “이것은 ‘미국의 몰락’을 상징하는 역사적 대사건이며 오바마의 충격은 컸다”며 “그러나 아베가 이끄는 일본은 AIIB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특히 2015년 4월 29일, 일본 총리로서는 사상 최초로 미국 상하양원 합동 연설을 했었는데, 바로 ‘희망의 동맹 연설’로 미국을 완전히 사로잡았다.(관련기사 :
아베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전문)
“미국이 세계에 전해준 가장 훌륭한 자산, 그것은 옛날에도 지금도 미래도 희망이었고, 희망이고, 희망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미국 국민을 대표하는 여러분. 우리들의 동맹을 ‘희망의 동맹’이라고 부릅시다. 미국과 일본, 힘을 합해 세계를 한층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지 않겠습니까. 희망의 동맹. 함께 한다면 반드시 가능합니다”
기타노 연구원은 “AIIB 사건으로 대부분의 ‘친미국가’한테 배신당한 오바마에게 아베 총리의 방미와 연설은 ‘구제’였을 것이다”라면서 “오바마는 그 이후로 중국의 ‘남중국해 암초 매립’도 문제시하기 시작했고 중국과의 대결 자세도 강화해 나갔다”고 전했다.
확고한 실용노선 추구로 러시아 및 한국과도 좋은 관계 맺으려 애써
일본 내부에서도 아베 총리의 ‘희망의 동맹 연설’에 대하여 ‘(미국에 대한) 속국 연설이다’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기타노 연구원에 따르면 그것은 ‘피상적 비판’이다.
그는 “‘반일통일공동전선’ 구축을 지향하는 중국의 전략은 ‘미국, 러시아, 한국과 손을 잡고 일본을 때려부수는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일본의 전략은 ‘미국, 러시아,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여 중국의 전략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되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아베 총리는 지금 바로 그것을 하고 있지 않냐는 것.
2016년 12월에는 러시아의 푸틴이 방일하여 일본과 러시아의 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됐다. 당시 일본 내부에서 역시 “북방영토 문제로는 여전히 진전이 없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지만, 기타노 연구원에 따르면 센카쿠 문제를 고려했을 때 이 역시 의미가 있는 외교다.
‘센카쿠 비상사태’가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아래의 4가지 패턴이 예상된다.
(1) ‘일미 vs. 중국’. 이것은 일미의 필승 패턴이다. 일본은 늘 이 패턴을 지향한 일미관계를 견고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2) ‘일본 vs. 중국’. 이 패턴으로 일본이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재래식 병기의 전투에서는 이길 수 있어도 상대방이 ‘핵으로 공갈’할 수가 있다.
(3) ‘일미 vs. 중국, 러시아’. 이 패턴은 5대5. 어느 편이 이길지 모른다.
(4) ‘일본 vs. 중국, 러시아’. 이것은 일본의 ‘패배 패턴’ 이다.
일본은 ‘센카쿠 비상사태’시에 러시아가 중국의 편을 들어 싸우지 않도록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타노 연구원은, “한국과의 ‘위안부 합의’(2015년 12월)에 관해서도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일본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나 ‘중국의 전략을 무력화’하기 위해서 ‘위안부 합의’는 의미가 있었다. 대다수의 예상대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투덜거리고 있지만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
편집자주 : 한일위안부합의는 양국 국민들은 전부 불만족스러워 했으나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 양국의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이었다. 한국은 한국의 입장이 있겠으나, 일본도 역시 일본의 입장이 있었다. 일본은 특히
한국이 영화 ‘귀향’에서 조명된 것과 같은 잘못된 위안부 문제 인식으로 일본을 비판하고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데 대해서 불만이 컸다.)
그는 “어쨌든 아베는 일본 총리로서는 드물게 ‘대전략’을 갖고 있다”며 “참고로 ‘세계 최고의 전략가’라고 불리는 에드워드 루트왁(Edward N. Luttwak)도 최신간 ‘전쟁에 기회를 줘라(戦争にチャンスを与えよ, )’(분슌신쇼/文春新書)에서 아베를 ‘드물게 보는 전략가’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63p)”고 소개했다.
친미 일변도가 아니라 나름의 ‘자립외교’도 능숙하게 해내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
기타노 연구원은 자신은 “일본은 미국 막부(幕府)의 직할지(天領)에 불과하다”라고 자조하며 ‘일본의 자립’을 꿈꿔왔었다고 한다. 사실 수년 전까지도 그것을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망상” 정도로만 생각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아베 총리가 미국과는 또 다른 차원의 ‘자립외교’도 능숙하게 하고 있음에 정말로 희망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전 민주당 하토야마-오자와 내각의 ‘자립외교’를 가장한 ‘친중종속외교’와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
예를 들어 아베 총리는 오바마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푸틴 러시아와의 화해를 결단했다. 이것은 분명한 ‘자립외교’다.
그러나 문제는 그 후다. 미국의 의향에 거역하면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栄)나 오자와 이치로(小沢一郎)처럼 짓눌리지 않을까? 그런데 아베와 오바마의 관계는 일본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에도 불구하고 양호했던 것이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의 뒤를 이은 트럼프 대통령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트럼프 대통령이 6월에 ‘파리협정이탈’을 선언하여 세계적으로 고립됐다.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추종하지 않았지만 트럼프와의 관계는 유지하고 있다.
아베는 “미국의 의향에 거역하면서도 미국과의 관계를 양호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능력을 가진 전후 최초의, 어쩌면 역사상 최초의 총리대신이다.
‘자립’이란 무엇일까? ‘7가지 습관’의 코비 박사에 의하면 “자기 자신이 결단하는 것”이라고 한다. 과거의 일본 총리는 ‘자신’이 판단하지 않고 ‘타인’(미국)의 결단에 따랐다. 그러니까 ‘속국’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자신’이 판단함과 동시에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미국에 대한 ‘의존상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기타노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아베 외교의 결과물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중국이 미국, 러시아, 한국과 함께 ‘반일통일공동전선’을 구축함으로써 일본을 부수려고 하고 있으나 아베 총리는 미국, 러시아,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여 중국의 전략을 무력화하는 일에 성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둘째, 현재 아베 총리의 일본은 미국, 러시아, 한국 뿐만이 아니라 인도, 유럽, 동남아 각국, 호주 등과도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여 국제여론을 일본 편으로 끌어들여 중국이 침략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셋째, 아베 총리는 미국의 의향에 거역하여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도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기적적인 ‘자립외교’를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타노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모리토모’, ‘가케’, ‘이나다’ 문제도 중요할 수 있겠지만, 아베 총리가 사임하면 제일 기뻐하는 이가 누구일지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그것은 당연히 ‘반일통일공동전선전략’이 무력화당해 궁지에 몰려있는 시진핑일 것이다”
기타노 요시노리 연구원은 “따라서 ‘아베 총리의 연임은 일본의 국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단언하며 칼럼을 마무리 했다.
사실, 아베 신조 총리는 ‘아메리카-퍼스트’를 외쳐온 미국 대통령에게 자국인(미국인)도 아닌 일본인의 납북 문제를 다루게 만드는데도 성공한 희대의 정치인이다.
‘휴먼-퍼스트(사람이 먼저다)’를 외쳐온 한국의 대통령은 무슨 ‘북한 인권’ 문제는 커녕 미국이 강조하는 ‘북핵 폐기’(CVID) 문제도 언급못해서 쩔쩔 매고 있음에도 말이다.
아베 신조를 가진 일본인들이 너무 부러워서 배가 아픈 한국인들이 분명 여럿 있을 것이다. 기자도 역시 그중 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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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에서 기타노 요시노리 연구원 칼럼 내용 번역은 박아름 씨의 도움을 받아서 이뤄진 것입니다.
[편집자주] 그동안 한국의 좌우파 언론들은 중국과 북한의 갓끈전술 또는 이간계에 넘어가 늘상 일본의 반공우파를 극우세력으로, 혐한세력으로만 매도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본의 반공우파는 결코 극우나 혐한으로 간단하게 치부될 수 없는 뛰어난 지성적 정치집단으로, 현재 문재인 정권을 배출하며 중국과 북한에 경도된 한국이 경계하거나 대비해야할 것들에 대해서 국외자와 제 3자의 시각(또는 devil's advocate의 입장)에서 한국의 그 어떤 언론보다도 도움이 되는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만 있는 것이 아니듯이, 일본에도 아사히와 마이니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디어워치는 한국 외신 시장에서 검열되어온 미국의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는 물론, 일본의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도 가감없이 소개해 독자들의 국제감각과 균형감각을 키워드릴 예정입니다. 한편, 웹브라우저 구글 크롬은 일본어의 경우 사실상 90% 이상 효율 수준의 번역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고급시사지라도 웹상에서는 한국 독자들이 요지를 파악하는데 전혀 장애가 없는 번역 수준입니다. 미디어워치는 한국 독자들이 일본쪽 외신을 접하는데 있어서, 편향되고 무능한 한국 언론의 필터링 없이 일본 언론의 정치적 다양성(특히 자유보수 세력의 목소리)과 뛰어난 정보력(특히 중국과 북한, 동아시아 문제와 관련)을 가급적 직접 경험해볼 것도 권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