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의 컴퓨터”가 건물관리인이 최서원 측으로부터 처분권을 위임받은 물건이라고 전했던 손석희-JTBC측의 초창기 보도는 결국 조작보도였던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JTBC 뉴스룸은 2016년 10월 24일 특종 방송 ‘문제의 '최순실 파일' 이렇게 입수했다…경위 공개’에서 에두르는 식으로나마 자신들이 “최순실의 컴퓨터”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그 경위를 밝혔던 바 있다. 

[서복현 기자] 최 씨는 곳곳에 사무공간을 갖고 있었는데요. 대부분이 최 씨와 최 씨 측이 황급히 이사를 가고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그 곳 가운데 한 곳에서 최 씨 측이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고 하면서 두고 간 짐들이 있었습니다. 양해를 구해서 그 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 씨의 PC를 발견했습니다.

방송에서 손석희는 서복현에게 집요하게 “최순실의 컴퓨터”가 최서원 측이 버리고 간 것이냐, 소유권을 포기한 것이냐고 물었다. 서복현은 “그렇습니다”라면서 최서원 측이 건물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고 한 짐들 중 일부가 맞다고 거듭 밝혔다.

[손석희 앵커] 쉽게 말하면 버리고 갔다는 얘기잖아요?

[서복현 기자] 그렇습니다. (소유권을 포기한 상황이죠?) 일단 두고 간 물건들이었습니다. (처분해달라고 했으니까.) 예. 그렇기 때문에 곧 처분이 되거나 혹시 유실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특히 손석희는 “최 씨 측은 이러한 PC가 있는 줄을 몰랐을 가능성도 있죠? 몰랐겠죠, 당연히. 몰랐으니까 처분해달라고 얘기했을 텐데”라고 추임새를 넣으면서, “최순실의 컴퓨터”는 최서원 측이 건물관리인에게 처분을 부탁한 것이 맞다고 못을 박기까지 했다.

[서복현 기자] 저희는 그 PC에서 이처럼 청와대 자료가 무더기로 들어있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때부터 관련 내용을 취재해서 오늘 보도한 내용들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손석희 앵커] 예. 물론 최 씨 측은 이러한 PC가 있는 줄을 몰랐을 가능성도 있죠? (네, 그렇습니다.) 몰랐겠죠, 당연히. 몰랐으니까 처분해달라고 얘기했을 텐데.

하지만 본지가 더블루K 사무실 소재 건물관리인 노광일의 법정증언과 JTBC 기자 김필준의 검찰진술서를 입수해 검토해본 결과, 노광일은 김필준에게 처분권과 관련한 언급은 한 적이 전혀 없으며 김필준도 노광일에게 처분권 문제와 관련하여 질의를 한 적이 일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물관리인 노광일은 2017년 4월 10일, 최서원 관련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더블루K 사무실의 유류물과 관련하여 자신에게 처분을 요청했던 사람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문) 증인에게 이 태블릿PC나 책상을 처분해 달라고 한 사람이 있습니까.

답) 없습니다.

문) 증인이 JTBC 김필준 기자에게 '이거 이사 간 사람이 버리고 간 물건이다'라거나 '그 사람들이 이것을 나한테 처분해달라고 한 물건이다'라고 말한 사실이 있나요.

답) 없습니다.

문) 다시 한번 물어도 같은 대답입니까.

답) 예.

JTBC 기자 김필준도 2017년 4월 6일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석, 노광일이 자신에게 처분권 관련해서는 아무런 말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진술을 했다. 노광일이 문을 열어줬고 태블릿PC를 가져가는데도 가만히 보고만 있길래 협조의사로 파악했고 관련해 물어볼 필요성도 못느꼈다는 것이다. 

문) 관리소장에게 책상이나 태블릿PC를 더블루K에게 버리고 간 것인지 물어 본 적이 있는가요.

답) 없습니다. 제가 태블릿PC를 가져가기 위하여 가방에 넣을 때 관리소장은 가만히 보고만 있었습니다.

문) 그럼 더블루K 관계자에게 태블릿PC가 버려진 것인지 물어본 적이 있는가요.

답) 없습니다.

문) 그렇다면, 진술인은 관리소장이나 더블루K 측에 확인도 해보지 않고 혼자 버린 것으로 짐작하고 가져갔다는 그 말인가요.

답) 예, 그렇습니다. 더구나 관리소장이 우호적이었고, 최철 등 집을 몇 달째 비운 것으로 보였고, 19일날 미승빌딩에 갔는데도 쓰레기가 많았습니다.

문) 태블릿PC가 더블루K 관계자의 소유물이거나 최소한 진술인의 것이 아니고 출입문을 잠가두어 그 물건을 관리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소유자의 허락없이 가져가면 안 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답) 저는 버려진 것으로 알았고 관리소장이 저에게 사무실 출입을 허가했으며 제가 보도를 위한 것이므로 굳이 관리소장에게 확인하거나 소유자를 확인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문) 특히 위 태블릿PC에 위와 같이 중요한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에 그 소유자가 버릴 가능성은 없어 보이는데 어떤가요.

답) 중요한 것은 맞지만 지금처럼 중요한 지는 몰랐고, 처음에는 박사모 것인줄 알았으며, 제가 그 소유자의 마음을 알 수는 없습니다.

문) 진술인이 태블릿PC를 10.18. 에 가져갔다가 그 날 다시 원위치시킨 사실에 비추어보면 최소한 그 이후에는 진술인도 허락 없이 태블릿PC를 가져가면 안될 것으로 여겼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답) 저는 추가로 더 확인할 것이 있어 가지러 갔을 뿐입니다. 

사실, 노광일이 더블루K 사무실의 태블릿PC 등과 관련하여 그 처분권을 최서원 측으로부터 위임을 받았냐 아니냐는 애초 전제사실부터가 전혀 불분명한, ‘신기루’와도 같은 쟁점이다.

왜냐하면 김필준은 애초 18일 당일에 더블루K 사무실에 들어갔던 사실조차 없고, 거기서 태블릿PC를 발견했던 사실도 물론 없다는 점이 여러 증거로써 차례차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단독] JTBC 김필준 더블루K 사무실 출입 CCTV 없다, 공식 확인)

노광일이 김필준에게 더블루K 사무실 문을 열어주고 태블릿PC를 같이 봤었다는 진술도 번복된 진술로서 믿을 수 없는 진술이다. 노광일은 JTBC 뉴스룸의 24일 특종 방송 당시에는 주변에 자신은 JTBC 기자에게 문을 열어준 사실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었다. 하지만, 노광일은 JTBC 뉴스룸의 2016년 12월 8일 해명방송 전후부터는 손석희-JTB측의 입장을 따라 JTBC 기자에게 문을 열어주고 태블릿PC도 같이 봤다는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관련기사 : 더블루K 건물 경비원 노광일, JTBC 시나리오 맞춰 태블릿PC 입수 ‘위증(僞證)’ 의혹)

이렇게 더블루K 사무실에서의 알리바이는 허위라는 점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반면에, 문제의 태블릿PC는 김필준 또는 다른 JTBC 관계자가 직간접적인 방법으로써 당시 청와대 선임행정관인 김한수로부터 건네받은 것이라는 사실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관련기사 : [단독] JTBC와 김한수의 사전접촉 정황, SKT 대리점에서 김한수 명의 확인)

당연히 최서원 측과는 아무 상관도 없으며 더블루K 사무실과도 무관한 김한수 태블릿PC에 대해서 최서원 측이 그 소유권을 포기하고 말고 할 것도 없으며 최서원 측이 노광일에게 그 처분을 부탁하고 말 것도 물론 없다. 

건물관리인 태블릿PC 처분권 조작보도 문제는 손석희-JTBC측의 태블릿PC 입수경위 시나리오가 완전히 날조된 시나리오이면서, 자체 내용 상으로도 전혀 아귀를 못 맞추고 있는 허술한 시나리오임도 동시에 드러내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