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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기사 뒤로 빼자”… ‘사실상 언론사 행세’ 드러난 포털

조선일보 지난 3일부터 모바일 뉴스 전수조사…독점 폐단은 야권도 인정

포털 뉴스의 공정성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지난 3일부터 20일까지, 네이버와 다음이 자사에 불리한 기사는 단 한 번도 뉴스 메인페이지에 게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22일, ‘포털 편향성 다룬 비판 기사, 포털 메인에 한줄도 없었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 기간동안(총 18일) 네이버와 다음 모바일 뉴스 메인페이지에 올라온 기사 1만 3698건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포털 뉴스 서비스의 불공정성과 평향성에 대해 보도한 기사는 한 건도 없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포털 뉴스의 편향성과 불공정성에 대한 공방이 연일 이어지며 언론에서 비중있게 다뤄진 것과 상반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언론사들이 네이버와 다음에 포털의 뉴스 편향성을 다룬 기사를 총 998건(네이버 관련 657건, 다음 관련 341건) 제공했지만, 이 기사들이 메인 페이지에 게재되지 않아 이용자가 직접 검색을 해야만 찾아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포털의 뉴스 편향성 논란은 뉴스페이지에 노출된 기사들의 제목을 기준으로 단순하게 ‘좌중우’로 나눴을 때 수량적으로 파악해 보자면 정치기사가 좌편향됐다는 주장이다.

이는 포털 이용자들이 뉴스페이지에 노출된 기사를 제목만 보고 그대로 열람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포털의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이 같은 포털의 뉴스배치가 보다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새누리당 측 주장의 요지다.

이에, 포털들은 ‘자의적’인 뉴스배치가 아니라 언론사로부터 받은 뉴스의 수와 이용자들이 선택하는 인기 콘텐츠가 메인에 노출되는 것이라며, ‘자의적’인 뉴스배치는 이뤄질 수 없다라는 식으로 반박해왔다.

이러한 포털사의 설명대로라면, 메인페이지에 노출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해당 기사의 수가 적었거나 노출 가중치를 얻은 유력언론사의 기사가 아니었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조선일보 조사 결과는 이러한 포털사의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어서 기사를 ‘자의적으로 배치할 수 가 없다’고 발뺌해 왔던 포털사도 관련 해명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게다가, 포털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거나 포털 옹호 내용의 기사는 뉴스 메인페이지에 수차례 노출된 것으로 드러나, 신문은 “단순한 뉴스 제공자일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해온 포털이 자의적으로 뉴스를 취사선택, 편집하면서 사실상 '언론사 행세'를 해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문이 포털옹호 기사의 예로 든 경우는 “네이버, 온라인 상거래 '사기의심 게시글' 알려준다” “네이버 카페, 상품등록 게시판 안전장치 강화” “네이버, 카페 직거래 '사기 알림' 표시 강화” “野(야) '與(여), 총선 앞둔 포털 길들이기 중단해야'” “최민희 '방송장악 마약에 젖은 정권, 이젠 포털까지…'” 등이다.

신문에 따르면, 네이버측은 “이 이슈를 다루지 않은 언론사도 있었고, 언론사에 따라 입장 차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뉴스 메인 페이지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정치' 코너와 '국감 핫이슈' 코너에는 일부 노출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포털 관계자들이 “정치적 균형을 의식해 비판기사를 뒤로 미루는 경우가 있다”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반복되면서 일부러 두루뭉술한 제목의 기사를 더 내세우게 된다”고 말한 바 있어, 이번 조선일보 조사결과도 자사 이익에 부합하도록 큐레이터들이 수동으로 뉴스를 배치한 결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지난 19일 서울신문도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신문은 “포털서 사라진 포털 비판 기사”제하의 기사를 통해, “네이버, 다음카카오가 포털 뉴스 섹션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골라 배열한다는 사실이 눈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기사 검색도 된다. 하지만 포털 메인과 섹션에 전혀 노출되지 않다 보니 굳이 찾아보지 않는 한 접하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메인노출이 되지 않으면 기사를 접할 수 없는 유통 독점 행태에 의한 폐단인 셈이다.

포털이 뉴스를 유통하며 사실상 언론 행세를 하고,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야권도 인정하고 있다.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매체 기고문을 통해 새누리당의 포털편향성 문제 제기가 과녁을 빚나갔다고 비판하면서도, “우리나라 뉴스 유통 구조가 포털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현실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고, 사회적 논의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의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새누리당이 이번 ‘포털의 좌편향’ 문제제기의 근거로 삼았던 ‘포털(네이버•다음카카오) 모바일 뉴스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보고서’ 작성자 최형우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털뉴스를 파고들면 비즈니스 모델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이야기가 나오니, 포털이 이번 보고서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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