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중공) 총서기의 가족들이 여전히 수천만 달러 규모의 기업 지분과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널리 알려진 공산당의 근본적인 부패 의혹을 확인시킨 것이다.
보고서는 부패가 시진핑의 장기집권 때문만이 아닌 중국 공산당 창당 초기부터 존재해 온 고질적인 문제이며, 당의 권력 집중, 투명성 부족, 독립적인 감시 부재 등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자유우파 매체인 ‘페더럴리스트(The Federalist)’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정권의 부끄러운 약점을 드러낸 ODNI의 부패 보고서(ODNI Report On Corruption Exposes Embarrassing Weaknesses In China’s Regime)” 제하의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ODNI 보고서에 따르면 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은 정치적 경쟁자 제거를 위한 전술이 아니라 만연한 부패가 중국 공산당의 정당성을 약화시키고 자신의 지정학적 야망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사는 “중국의 한 도시에서는 관리들 중 8%에서 65% 가량이 뇌물이나 부정부패로 비공식적인 수입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른 조사에서는 약 절반의 중국 관리들이 부패에 연루되어 있으며, 특히 지방 관리들의 부패가 심각하고 뇌물을 통해 합법적인 수입을 4~6배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기사는 중국 중앙 정부가 부과하는 경제 성장 목표가 지방 관리들의 부패를 부추기는 핵심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목표 달성에 따라 지방 관리들의 승진 여부가 결정되지만 달성 방법에 대해서는 중앙 정부가 제약을 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기사는 지방 관리 뿐 아니라 공산당 고위층의 부패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언급하면서 “지난 10년간 범죄 혐의로 기소된 고위 당 간부의 80% 이상이 뇌물 수수와 관련되어 있으며, 2023년에는 최소 50명의 고위 당 간부가 반부패 조사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기사는 “시진핑은 군 내부의 부패가 군대의 충성심을 약화시키고 대만과의 군사적 충돌을 앞두고 군대의 준비 태세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부패한 군 인사들을 숙청했다”며 “하지만 상당수의 분석가들은 이런 공격적인 숙청이 시진핑의 군 통제력을 강화하기보다는 약화시켰다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기사는 “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은 자신을 포함한 당 최고위층 지도부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며 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이 자신의 가족에게는 부패를 허용하면서 다른 당원들의 부패를 표적으로 삼는 명백한 위선으로 인해 설득력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는 중국의 권력이 공산당에 집중되고 이들을 견제할 독립적인 사법부나 언론의 자유가 없는 한, 공산당은 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과 무관하게 계속해서 깊이 부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기사는 “이번 ODNI 보고서의 공개는 시진핑 주석이 대중의 감시로부터 숨기려고 애썼던 당혹스러운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중국 양국이 무역에서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이 보고서가 공개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