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재철 사장에게 집중됐던 노조의 공격이 MBC 정치부로 옮겨가고 있다.
파업 후 김 사장 퇴진에 총력을 기울였던 노조가 방문진 해임안이 부결되면서 자신들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자 대선보도에 초점을 맞춰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 모양새다.
MBC는 지난 26일부터 ‘사내 대선보도 모니터링’ 활동에 돌입했다. 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MBC 기자들은 의무적으로 모니터한 결과를 모아서 MBC 보도국 게시판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정치뉴스의 편파성을 감시하고 있다.
이재훈 MBC 노동조합 민실위 간사는 “현재 MBC 뉴스는 교묘하게 양쪽의 분란과 불협화음을 증폭시키는 방식으로 보도해왔다”며 “정치부 기자들이 박근혜 캠프의 일원으로 뛰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파보도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 간사는 특히 “편향된 사람으로 구성된 정치부에서 편향된 뉴스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편향된 시각을 갖고 기사를 써왔던 사람들이 정치부의 주요 축을 이루고 있고 파업에 불참했던 기자들이 이들을 따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같은 MBC 노조측 주장과 함께 노조편향 비평매체 미디어스도 26일
기사는 “MBC 정치부 기자들의 대선보도가 트위터, 누리꾼 선정의 '최악의 대선보도'에 5차례나 뽑히는 불명예를 안았다.”면서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대선을 앞두고 꾸린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는 10월 초부터 매주 트위터, 누리꾼들을 상대로 '최악의 대선보도' 공모를 진행하고 있으며 총 7차례 진행된 공모에서 MBC가 5차례나 '최악'으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언론노조 대선공정보도 실천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의 대선보도 가운데 20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의 <단일화 정면충돌 가시 돋친 설전>이 전체 478표 가운데 382표(79.9%)를 받으며 '최악'으로 뽑혔다.
언론노조와 미디어스측은 그 이유로 MBC가 "후보 단일화 협상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측의 비판 수위가 갈수록 아슬아슬하다"며 '싸움'에 초점을 맞춰 단일화 협상을 보도한 바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단일화 협상이 왜 교착 상태에 빠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이 문재인-안철수 후보 측의 비판 발언만을 대립해 보여주며 "감정싸움까지 치닫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언론인협회 양영태 회장은 “안철수 전 후보와 문재인 후보측의 단일화 성사여부는 전 언론이 주목하는 부분으로 그 과정에서의 경쟁, 감정 대립 등은 단일화 성사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언론 최고의 관심사안”이라며 “두 사람의 갈등이 별 문제가 아닌 사소한 것인데도 많은 꼭지로 집중 보도 했다면 모를까, 두 진영의 대립과 갈등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이 왜 최악의 대선보도이고 편파보도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마치 문-안 단일화 과정 보도에서 싸움은 가급적 배제하고 되도록 아름답게 미화해서 보도해야 한다는 식으로 들릴 수 있는 그런 식의 주장은 언론인의 태도라기보다는 정치인의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양 회장은 “과거 2002년, 2007년 대선 보도에서 질과 양적 측면에서 노무현 후보에 유리하고 이회창 후보에 불리한 기사, 정동영 후보에 유리하고 이명박 후보에 불리한 기사들을 쏟아내며 편파 보도에 앞장섰던 MBC 노조와 편향언론들이 현재 MBC 정치부 기사, 보도에 대해 편파적이라고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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