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은 2일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강재섭 대표의 쇄신안을 수용하고 당의 화합과 조화를 촉구한 것을 반기면서 이번 결정을 대선승리를 위한 단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최경환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잘한 결정이며 다행스런 일"이라며 "이번 과정에서 당이 여러 가지로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을 보인 면이 있는데 이번 결정을 계기로 갈등을 다 씻어내고 대선 승리를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특히 대승적 결정을 내린 만큼 이제부터는 조그만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국민이 우려하지 않게 깨끗하고 공정한 경선을 치러 본선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양 주자가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캠프 공보특보도 "당내 상황이 벼랑 끝 상황에서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환영의 뜻을 밝히고 "당이 정상화되면 그 이후에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과 무엇이든 논의하고 토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이 이처럼 비교적 느긋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쇄신안 파동' 과정에서 실 보다 득이 많았다는 나름대로의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는 재보선 참패 직후 지도부 총사퇴론이 제기됐을 때 "선거 한번 졌다고 지도부를 바꾸기보다는 선거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헤아려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반대했고, 강 대표의 당쇄신안 발표내용에도 즉각적 수용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반면 이 전 시장은 결과적으로는 박 전 대표와 같은 입장을 취하면서도 결정에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캠프 좌장인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 주장 `난관'도 있었다는 점에서 `내상'을 입었다는 것이 박 전 대표 캠프의 판단이다.
캠프 관계자는 "명분을 선점함으로써 결국 이 전 시장이 따라올 수 밖에 없었다는 점과 박 전 대표의 진정한 애당심, 위기관리 능력, 추진력, 판단력이 잘 드러났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가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굉장한 자신감에 차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표측은 이 전 시장이 대선후보에 대한 문호개방 등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하자는 얘기냐"면서 "경준위와 당헌.당규 개정특위가 몇 달 째 논의를 한 끝에 최종 결정을 내리기 직전인데, 이 상황에서 다시 경선 룰에 대해 언급한다면 또 분열하고 싸우자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부산을 방문, 대선주자 행보를 진행했다.
그는 오후 부산포럼 특강을 통해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옛날로 돌아가는 조짐을 보이자 국민께서 준엄한 경고를 주셨다"며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어떻게 받들 것인가를 놓고 당이 좀 시끄럽지만, 저는 이번 선거결과가 갈등의 불씨가 아니라 자기혁신의 소중한 불씨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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