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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좋아 기수가 된지 벌써 20여년 아직도 말에 오르면 ‘즐거운 인생’...말과 혼연일체 즐기지만 여전히 체중감량은 견디기 힘들어”

언제나 밝게 웃는 얼굴로 경마팬들로부터 ‘스마일맨’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옥성 기수(41세, 프리기수)가 마침내 400승 고지를 밟았다. 김 기수는 지난 8월 9일(토) 마지막 경주인 제12경주에서 ‘애로우가드’에 기승해 4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개인통산 400승은 현역기수 중 7번째로 달성한 기록이며 김 기수는 현재까지 통산전적 5236전 400승 2착 448회로 승률 7.6% 복승률 16.1%를 기록 중이다.

인생을 살면서 어찌 웃을 일만 있을 수 있겠는가 만은 김옥성 기수를 보면 ‘언제나 맑음’ 그 자체이다. 항상 웃고 다니는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 “말 타는 게 이렇게 즐거운데 어떻게 웃지 않을 수 있냐”며 또 한번 밝게 웃는다. 하지만 ‘웃는 낯’ 때문에 가끔 오해를 사기도 한단다. “한번은 직전경주에서 인기마에 기승하고도 우승을 하지 못했는데 예시장에서 ‘뭘 잘했다고 웃느냐’고 험한 소리를 하는 팬들이 있었다”며 “기수는 생계가 걸려있는데 어찌 열심히 타지 않을 수 있겠나?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다”고 말해 경마팬들이 그 점을 좀 이해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하기도 했다.

김옥성 기수의 기수데뷔 동기가 매우 독특하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며 ‘소’ 등에 올라타기를 좋아했던 김옥성 기수는 “그때는 주위 사람들에게 나를 자꾸만 알리고 싶어서 소를 탔는데, 소를 타고 높은 곳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면 우쭐한 기분이 들곤 했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TV에서 경마경기를 봤고 그는 주저 없이 기수의 길을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기수의 길은 그가 생각했던 만큼 녹록치만은 않았다. 우선 49kg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체중이 그를 괴롭혔다. “그 혈기왕성한 때 먹을 것 제대로 못 먹고 운동을 한다는 게 견디기 힘들었다”며 당시 힘들었던 후보생 시절을 말한다. 하지만 말에 올라 경주로를 달리는 그 희열이 더 컸기 때문에 힘든 기간을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말에 올라 있을 때 김옥성 기수는 가장 행복했으며 그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체중조절이라는 고뇌를 견뎌낸 것이다.

사실 체중조절 부분은 김옥성 기수를 아직까지 괴롭히는 부분. 기수 13기로 마침내 경주로에 데뷔한 그는 올해로 22년째 말에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체중조절은 어렵단다. “아무리 어려운 말이라도 이제 자유자재로 컨트롤 할 능력은 생겼지만 내 체중은 아직도 통제가 힘들어”라고 말해 여전히 감량의 고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마공원의 대부분의 기수뿐 아니라 체급경기의 운동선수 대부분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체중감량이란 것은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고통이다. 얼마전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첫 금메달을 안겨준 유도 60kg 이하체급의 최민호 선수(28, 한국마사회)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체중조절의 어려움을 이야기한 바 있을 정도.

고등학생 아들과 중학생 딸을 둔 한 가정의 가장인 김옥성 기수는 자신 스스로를 0점짜리 아빠, 0점짜리 남편으로 평한다. “기수라는 직업이 그래요, 새벽조교를 해야 하니까 아이들이 들어오면 나는 자고 있고, 깨면 이미 나가고 없어서 얼굴보기 힘들 정도”라며 “그래도 불평 한번 부리지 않고 내조해주는 아내와 한창 아빠를 찾을 나이에도 잘 견뎌준 아이들에게 감사한다”는 말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한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작년 재활승마 자원봉사 자원해 활동한 경험이 있는 김옥성 기수는 사회 소외계층과 호흡하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시작했는데 하루하루 아이들의 상태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니 큰 보람을 느꼈다”며 “올해는 조교사 시험 준비와 개인사정으로 못했지만 내년부터는 꾸준히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해 앞으로 꾸준한 사회봉사활동을 약속했다. 빠듯한 일과에서 개인시간을 할애해 봉사활동까지 참여하는 김옥성 기수. 그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유는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 등에 올라 최선을 다해 말몰이를 하는 것”이라는 간단한 답을 도출해내는, 김옥성 기수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저 말에 타는 시간이 좋아 다른 취미를 개발하지 못했다며 순박하게 웃는 그는 어린시절 소에 올라타 우쭐했던 그 기분을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잊지 않고 즐기고 있는지 모르겠다. 바뀐 건 꿈 많던 어린소년의 얼굴에서 잔주름이 깊이 파인 그의 얼굴과 ‘소’가 아닌 ‘말’에 올라있다는 단 두 가지뿐이다. 이번 주말 과천벌 ‘스마일 맨’ 김옥성 기수를 예시장에서 만난다면 밝은 웃음을 보내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로 맞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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