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28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열어 야권 성향 이사들이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3표, 반대 6표로 부결됐다. 방문진 이사회는 야당 측 인사 3명과 여당 측 인사 6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5명 이상이 동의하면 의결, 주총을 거쳐 확정된다. MBC노조가 총선을 앞두고 벌인 파업에 방문진 야권 성향 이사들까지 해임안으로 동참하면서, 점점 더 MBC가 정치투쟁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MBC노조와 야권 성향 이사들이 김재철 사장에 대해 낙하산이라는 이유로 해임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정략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왜냐하면, 노조와 야권성향 이사진들 스스로, 보다 더 투명한 방식의 사장선임 개혁안을 정면에서 반대하여, 김재철 사장을 암묵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애국단체 MBC 사장 선임 공청회 요청, 야권 성향 한상혁 방문진 이사가 반대
엄기영 사장의 퇴임 직후, 있었던 2010년 2월의 사장 선임 당시 애국보수단체 50여개로 구성된 MBC정상화추진국민운동연합(이하 MBC국민연합)은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당시 MBC 친노좌파세력에 부역하여 한 자리를 차지했던 기회주의적 인물”과 함께, “현 정부와 여당의 권력자들을 쫓아다니며 아첨하여,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인물”들도 MBC 사장으로서 부적격자로 규정, 이러한 부적격자들을 걸러내기 위해 방문진 측에는 “MBC사장 지원자들을 모두 초청하여 공개 청문회를 열고, 이를 통해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국민적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요구, MBC 측에는 “ MBC가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 공개 청문회 과정을 생중계할 것”을 요청했다.
MBC국민연합 측은 이러한 사장 공개 청문회의 취지를 사전에 현 새누리당 은평갑 후보로 출마한 최홍재 이사 등에 알렸다. 이에 2010년 2월 12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MBC 사장 선임 과정의 공개를 주장했다.
그뒤 2월 17일에 열린 이사회에서는 최홍재 이사가 다시 한번 사장 선임 공청회를 요청했으나, 이번에는 낙하산 사장을 저지하겠다는 야권 성향의 한상혁 이사에게 거부당했다. 최홍재 이사가 “국민들이 MBC 사장 선임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이들의 공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보자”고 최홍재 이사가 제안하자 한상혁 이사는 “어떤 국민들이냐”고 되물었고, 최홍재 이사는 “공개 청문회를 요청하는 우파시민단체는 물론 MBC 노조도 국민에 포함되지 않냐고” 답변, 이에 한상혁 이사는 “노조 이야기는 뻔한 것”이라며, “이미 공개 청문회를 하지 않기로 결정되었으니 그대로 하자”고 정리했다.
결국 사장추천위도 구성되지 않았고, 공청회도 없이, 밀실에서 사장 임명을 강행하여, 김재철 사장이 임명됐다. MBC노조와 야권 성향 방문진 이사들은 낙하산식 인사를 걸러낼 수 있는 최소한의 검증제도를 스스로 내버린 것이다.
김재철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2011년 2월의 사장 선임 때도 상황은 똑같았다. 이번에는 150개로 늘어난 MBC정상화국민행동 측은 1월 27일 프레스센터에서 ‘MBC사장 선임 TV생중계 공청회 촉구 관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또한 MBC사장 선임 TV 생중계 공청회 관련 세부안을 정식 공문으로 방문진에 제출했다.
애국단체, MBC노조 측에 TV생중계 사장 공청회 개최할 것 제안했으나, 거부당해
MBC정상화국민행동에서는 TV생중계 공청회를 주장하는 취지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방문진의 인사권자인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의 임명권자인 각 정당들의 밀실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사장의 자질이 공개적으로 검증되기 때문에 자격이 안 되는 인물이 정치권의 압력으로 사장에 취임하는 일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됩니다.
둘째, MBC 개혁의 필요성을 사장 후보들의 공약과 발언으로 전 국민에게 널리 알릴 수 있습니다. 또한 취임 이후 MBC개혁을 실질적으로 진행시킬 때, 국민적 동의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미 방송통신위원회는 2009년 9월, EBS사장 선임 시에, 5배수 공개면접 과정을 사내 화상 TV로 생중계한 바 있었다. 모든 기관장 임명 시마다 공청회를 주장해온 친노종북세력은 유독 MBC에 대해서만 공청회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이에 MBC정상화국민행동은 직접 MBC노조에 "김재철 연임 저지를 위해 사장 선임 시 TV생중계 공청회를 요청하라"는 공문을 발송하기에 이르렀다. MBC정상화국민행동 측은 “MBC노조가 진정으로 김재철 연임을 저지하고, 독립적이고 개혁적인 사장을 원한다면 사장추천위원회 구성과 사장 후보자 대상 TV생중계 공청회를 본 단체와 함께 주장하십시오. 이를 하지 않는다면 MBC노조의 농성은 김재철 연임을 위한 쇼라고 간주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노조를 압박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사장 선임시까지, 공개 공청회를 단 한 번도 주장하지 않았다.
MBC노조, 김재철 사장의 선심성 예산낭비, 침묵하며 연임 지원
이미 MBC정상화국민행동 측은 MBC노조 측이 김재철 사장의 연임을 내심 바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MBC 김재철 사장은 2010년 말, 연임을 겨냥 간부들을 대상으로 선심성 해외출장(43억원)에 이어, 직원 성과급 조기 집행(200억원) 및 KTX 여행 경비(4억원) 지원 등 나눠먹기식으로 회사 수익을 소진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010년 12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콜롬비아 점퍼(50만원)를 보급하고, 부장급 간부에게 아이패드(80만원)를 무상 지원한데 이어 법인 승용차도 고급으로 교체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 MBC노조는 사장 선임을 앞두고 비판성명서 하나 내지 않았던 것이다. 노조 측에서는 마치 김재철 사장이 노조를 탄압한다는 듯이 연일 성명서를 발표하면서도, 실제로 사장 자질에 결정적인 흠집이 되는 예산낭비에 침묵하며 김재철 사장을 도운 것.
특히 김재철 사장은 노조 운영비조차 편법으로 지원한 것도 밝혀졌다. 파트타임 전임자 2명의 풀타임 활동을 묵인한 채 법적 근거도 없는 ‘노사 인사개혁위’ 설치 등 노조의 경영권을 간섭하는 행위에도 협조했다. 노조는 최문순 사장 시절 지하상가 운영권 등을 넘겨받아, 매년 1억원의 소득을 벌어들이고 있고, 이는 김재철 사장 시절에도 그대로 유지되었던 것이다.
MBC노조에서 사장 선임 공청회를 결사적으로 막고, 낙하산 김재철 사장을 원한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사장선임 공청회를 추진한 최홍재 이사 등 방문진의 여권 성향 이사들은 “만약 사장 선임 TV생중게 공청회가 도입되면, 사장 후보의 입으로 노조에게 장악된 MBC의 현실이 전 국민에게 전달된다. 이는 노조에 치명타가 될 것이기 때문에, 결사 반대한 것”이라 분석했다.
또한 만약 사장 선임 공청회 개최 시, 낙하산식 인사보다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개혁적 사장이 입성할 가능성이 높아, 이것 또한 MBC노조로서는 결사 저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차피 최문순이나 정연주 사장과 같이 친노종북 세력을 대변할 사장이 아닐 바에야, 원칙적인 개혁 사장을 저지하고, 차선책으로 김재철 사장과 같은 낙하산식 인사를 선택한 것.
새누리당 은평갑 최홍재 후보, TV생중계 공청회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
바로 이렇게 노조의 전략은 그대로 맞아떨어지며 총선을 앞두고, MBC노조는 김재철 사자을 빌미로 마음껏 정치적 선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MBC노조는 총선을 앞두고 “김재철 사장 선임 당시 여당 쪽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역임했던 최홍재 후보를 비롯 MBC 아나운서 출신이자 문방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선교 의원 등에 대한 검증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소한 MBC 사장 선임에 대해서는 최홍재 후보가 가장 적극적으로 투명한 TV생중계 공청회를 주장하여, 낙하산 사장을 막는데 최선을 다한 반면, MBC노조가 이를 반대하며, 낙하산을 유도한 것이 정확한 사실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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