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한민철 편집국장 | IP카메라와 CCTV 등을 무단으로 해킹해 타인의 사생활을 찍은 영상 등을 음란 사이트에 팔아넘긴 남성이 법원으로부터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수년간 100만 회에 걸쳐 타인의 IP카메라 등에 무단으로 접속했고, 특히 그가 해킹해 음란 사이트에 유포한 촬영물 중에는 지난해 언론보도 등을 통해 논란이 됐던 한 여성 아이돌의 사생활 영상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는 정보통신망 침해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징역 5년에 벌금 3700여 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특정인이 설치한 IP카메라를 해킹해 그들의 사생활을 몰래 훔쳐봤다고 한다.
그는 지난 2023년부터 IP카메라와 연결된 IP주소를 특정, 이 IP주소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계정정보를 해킹했고, 여기에 무단으로 접속해 IP카메라 화면을 자신의 스마트폰과 PC를 통해 훔쳐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킹한 IP카메라에서 송출하는 영상이나 화면을 스크린샷 촬영해 저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지난해 초에도 서울 강남의 한 대형 패스트푸드 프렌차이즈 매장의 직원 탈의실에 설치된 IP카메라에 접속했고, 여성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는 화면과 영상 등을 저장했다.
검찰은 A씨가 그렇게 지난해 10월까지 약 2년간 총 6만 2560개 이상의 IP카메라를 해킹했고, 104만 회에 걸쳐 해당 IP카메라의 통신망에 침입해 타인의 사생활 등이 담긴 화면과 영상을 촬영 또는 저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해킹한 IP카메라가 설치된 장소도 음식점과 은행, 코인 노래방, 여성 전용 댄스연습실, 병원 등 공공장소는 물론이고 가정집도 포함됐다고 한다.
특히 그가 해킹한 IP카메라에는 유명 연예인의 사생활 영상까지 촬영됐는데, 실제로 지난해 중하순경 한 여성 연예인이 술집에서 동료 남성 연예인과 술집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찍혔다.
해당 영상은 언론보도와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 영상 역시 A씨가 해킹해 저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가 해당 영상 파일을 단순히 소지한 것을 넘어 음란물 사이트에 팔아넘겼다는 점이다.
그는 IP카메라 해킹을 통해 취득한 피해자들의 사생활 영상 및 사진 등을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에 전송했고, 그 대가로 파일마다 50만 원에서 1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의 수사 결과, 이 음란물 사이트는 회원이 업로드한 불법 영상물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이를 게시해 무료·회원 등급에 따라 노출을 달리하는 동시에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었다.
사이트 회원이 불법으로 촬영한 영상 및 사진을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거나 운영자에게 이메일로 보내면, 운영자는 해당 촬영물의 등급을 평가해 매수 대금을 가상화폐로 지불한 뒤 다른 회원들이 유료 결제 등을 통해 이를 볼 수 있도록 게재했다고 한다.
그렇게 A씨가 해킹한 500개 이상의 사생활 영상 및 사진을 음란물 사이트에 팔아넘겨 챙긴 금액은 3520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IP카메라를 해킹해 무단으로 타인의 사생활 영상과 사진을 취득했고, 이를 음란 사이트에 판매한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일부 촬영물의 경우 성적 욕망이나 타인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들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찍은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판매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은 이 사건 일부 촬영물은 모두 문제의 음란 사이트가 취급하는 관음적 콘텐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피고인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들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한 촬영물을 판매해 대가를 받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수년 동안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타인의 주거지 또는 사업장 등에 설치한 IP카메라의 정보통신망에 100만 회 이상 침입해 이를 통해 취득한 촬영물 중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불특정 다수의 신체 부위 등이 촬영된 촬영물을 판매했다”며 “피고인이 판매한 촬영물은 신체 부위나 성관계 장면 등 피해자들에게 극도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상당수가 얼굴 등 신체 부위가 그대로 노출돼 추가적인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죄책은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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