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유승진 기자 | 낮에 반팔 차림이 어색하지 않은 2026년 4월 넷째 주 국내 자동차 업계는 현대차그룹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슈가 화제가 됐다. 현대차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0% 이상 줄었다. 미국 관세와 중동 전쟁 여파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혼다코리아는 23년 만에 한국 내 자동차 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또 현대차그룹은 서울 송파구 복정역 인근에 미래사업 R&D 시설 구축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 영업이익 전년 比 30.8% ↓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조 5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매출은 3.4% 증가한 45조 9389억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당기순이익은 23.6% 줄어든 2조 5849억 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와 환율 상승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증가, 이란 전쟁 등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조 원 이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매출원가율은 원자잿값 상승에 따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p 상승한 82.5%를 기록했다. 미국의 15% 관세 비용은 총 8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97만 6219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감소한 수치다. 국내에서는 신차 대기 수요에 따라 4.4% 줄어든 15만 9066대를 판매했다.
해외 판매는 시장 악화로 2.1% 감소한 81만 7153대를 기록했다. 다만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는 0.3% 증가한 24만 3572대의 판매량을 나타냈다.
판매량 감소에도 친환경차(상용 포함)는 하이브리드차 라인업 강화에 따른 판매 견인 효과로 14.2% 증가한 24만 2612대를 기록했다. 이중 전기차는 5만 8788대, 하이브리드차는 17만 3977대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분기 기준 역대 최다로, 이로써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도 17.8%로 뛰어오르며 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 등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 일회성 수익성 악화 요인에도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6%에서 4.9%로 0.3%p 올랐다”며 “미국 시장 점유율의 경우 5.6%에서 6.0%로 0.4%포인트 상승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거시경제 불확실성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국가 간 무역 갈등 심화 등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수익성 악화 요인 만회를 위해 사업계획 수립, 예산 설정, 비용 집행 등 지출에 대한 모든 절차를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기아,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매출 달성... 영업이익 26% ↓
지난 24일 기아는 올해 1분기 매출 29조 5019억 원, 영업이익 2조 2051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 증가하며 역대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7%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7.5%로 집계됐다. 또 순이익은 1조 8302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 3930억 원) 대비 23.5% 줄었다.
매출액은 글로벌 판매 증가와 더불어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믹스 개선, 우호적인 환율 효과에 따른 평균 판매가격 상승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영업이익은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증가(1분기 관세 영향 7550억 원) ▲북미 및 유럽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1분기 말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화 판매보증충당부채 증가 등 외부 변수에 따른 비용이 반영되며 감소했다.
기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미국의 수입산 완성차에 대한 관세 영향이 온전히 반영됐을 뿐만 아니라, 북미·유럽 시장 내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기말 환율 급등에 따른 판매보증충당부채 증가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럼에도 고수익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과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을 통해 최대 매출 달성 등 견조한 펀더멘털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올해 1분기 국내 14만 1513대, 해외 63만 8228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한 77만 9741대(도매 기준)를 판매했다. 이는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판매량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새해 전기차 보조금 집행에 따라 EV3·EV5·PV5 등 전기차 중심으로 판매가 늘며 전년 동기 대비 판매가 5.2% 성장했다.
1분기 친환경차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한 23만 2000대로 집계됐다. 유형 별로 하이브리드(HEV)는 같은 기간 32.1% 증가한 13만 8000대, 전기차(EV)는 54.1% 늘어난 8만 6000대가 판매됐다.
지난 1분기 전체 판매대수 가운데 친환경차 비중은 29.7%로 전년 동기(23.1%)보다 6.6%포인트 확대됐다.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비중은 ▲국내 59.3%(전년 동기 대비 16.6%p 상승) ▲미국 23.0%(4.6%p 상승) ▲서유럽 52.4%(8.5%p 상승) 등으로 나타났다.
기아는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주요 시장 내 경쟁 심화, 대외 여건 변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EV4·EV5·PV5 판매 확대 및 셀토스 하이브리드 출시 등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고수익 차종인 텔루라이드와 카니발의 판매를 확대하고,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 지배력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특히 관세, 보조금, 환경규제 등 현지 정책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는 EV 풀 라인업 구축 효과를 바탕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인도, 중남미를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는 현지 맞춤형 전략 차종과 공급 물량 확대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기아 관계자는 “미국 관세 적용 등 단기적인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했으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친환경차 중심의 질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다각도의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1분기 매출·영업익 전년 대비 소폭 증가
지난 24일 현대모비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5조 5605억 원, 영업이익 802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5%, 3.3% 증가했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 1분기(1조 317억원) 대비 14.4% 감소한 8831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해외 완성차 메이커로의 매출 증가와 전장부품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물량 확대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우호적 환율효과를 받은 애프터서비스(AS) 부품 사업도 글로벌 수요 강세가 지속되면서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탰다.
다만 모듈·핵심부품 제조사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소폭 상승(4.9%) 했지만,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수요가 전체적으로 감소한 것과 함께, 전동화 핵심부품 양산을 위한 유럽 신공장에 투입된 초기비용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처음으로 2조원 이상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연구개발비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 관련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R&D 인력 확충,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관련 기술 개발, 로보틱스 관련 사업에 투자금을 집중적으로 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미래 모빌리티 시장 대응을 위한 핵심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2조 원이 넘는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며 “전사적인 수익개선 활동과 함께, 올해 고객사의 다양한 신차 출시가 예정된 만큼 점진적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혼다코리아, 국내 자동차 사업 철수
혼다코리아가 한국 진출 23년 만에 자동차 사업을 철수한다.
일본 자동차 브랜드 혼다의 국내 판매 법인인 혼다 코리아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환경 변화와 환율 변동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 방향을 신중하게 검토해왔다”며 “2026년 말 한국에서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협업 관계를 유지해온 딜러사와 협의를 통해 판매 사업 종료 후 고객 서비스 체제도 안정적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다만 혼다코리아는 국내 모터사이클 사업은 핵심사업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001년 모터사이클 사업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이은 2003년 3월 자동차 판매법인이 출범했다.
이후 수입차 시장에서 최초로 1만 대 클럽을 달성했고,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총 10만 860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모터사이클 사업은 지난달까지 42만 600대를 판매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송파구 복정역에 미래사업 R&D 시설 구축
현대차그룹이 약 8조 원을 투자해 서울 송파구 복정역 인근에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등 미래 사업 연구·개발(R&D) 시설을 구축한다
지난 24일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로템은 부동산 임대업 법인 ‘HMG 퓨처콤플렉스(가칭)’ 신설을 위한 출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들 계열사의 투자 금액은 총 7조 3280억 원(지분 91.6%)이다. 현대차 투자 금액이 2조 8885억 원으로 가장 크고, 이 외에는 기아 2조 3634억 원, 현대모비스 1조 988억 원, 현대제철 5164억 원, 현대로템 4608억 원 등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투자에 대해 “미래 사업 선도를 위한 복합 연구 및 업무 거점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HMG퓨처콤플렉스의 지분은 현대차(36.1%)와 기아(29.5%), 현대모비스(13.7%), 현대제철(6.5%), 현대로템(5.8%)이 나눠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투자할 계열사 지분을 포함하면 총 투자금액은 8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렇게 확보한 투자금으로 서울 송파구 복정역 인근에 연구 시설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곳은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중심 연구 거점으로 활용된다. 올해 상반기 내 착공해 2030년 말 완공 예정이다.
복정역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를 잇는 수도권 동남권 핵심 거점으로 불린다. 지하철 8호선과 수인분당선이 교차하는 교통 요충지라 인재 유치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또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들어설 현대차그룹 GBC와도 멀지 않아 그룹 조직 간 연계성을 높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남양연구소에 근무 중인 인력 중 AI와 SW 관련 인력을 복정역 업무시설에 재배치할 계획이다.
테슬라 자율주행 무단 활성화 문제, 警 수사 의뢰
국토교통부가 국내에서 테슬라 일부 모델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무단으로 활성화하는 등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변경하는 법규 위반 사례에 대해 최근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국토부는 지난 23일 이같이 밝히며, 앞서 지난달 말 테슬라코리아가 FSD 무단 활성화 시도와 관련한 차량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인지하고 자동차 사이버보안 위협 상황을 신고한 이후 불법 행위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해 왔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신고 이후 자동차 사이버보안 인증체계(CSMS)에 따라 이용자가 임의로 FSD를 활성화한 경우 차량을 원격으로 비활성화했다.
이에 이달 들어 임의 활성화 시도가 급격히 줄었지만, 일부 차량에서는 시도가 계속되면서 국토부의 수사 의뢰로 이어졌다. 경찰청은 테슬라코리아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수사를 개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테슬라 FSD 기능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자동차 안전기준 인증을 면제받는 미국 생산 모델 S·X와 사이버트럭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생산한 모델Y 등에서도 비공식 외부 장비나 공개된 소스코드 등을 사용해 FSD를 활성화하는 시도가 이어졌다.
국토부는 테슬라 FSD 기능을 무단으로 활성화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상 금지된 ‘자동차의 안전한 운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변경, 설치, 추가 또는 삭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반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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