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가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이 26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전격적인 사퇴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본격적인 중도쟁탈 싸움이 시작됐다고 내다봤다. 고정출연 중인 MBN 뉴스투데이 정가분석 코너를 통해서다.
양 회장은 “안철수 현상은 대선 후보 출마 선언 전부터 사퇴 후까지 대선 중심에 줄곧 서 있다”면서 “안철수 지지층의 50%는 문 후보에게 갔고, 일부 보수층, 중도층 20%는 박 후보에게로 갔다. 나머지 30%를 놓고 앞으로 양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중도층·무당파층 공략해 접점을 찾는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회장은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한 과정이 야권 지지층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점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데미지를 입었다. 아름다운 단일화가 아니고 불가피하게 권력을 놓고 떠나는 모양새가 되어 불협화음이 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지지율에는 안철수 쇼크가 반영돼 있어 문 후보가 휘청거리지만, 4,5일이 지나 안정된 상태에서 다시 조사한다면 안철수 쇼크를 벗어나기 위한 문 후보 자신의 노력, 안철수와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노력과 결과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특히 문 후보가 안철수 지지율 흡수를 극대화하려면 “새정치, 변화와 혁신이라는 안철수의 상징성 지켜야 한다”면서 “안철수의 모든 것을 흡수하고 헌신하듯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려운 국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회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영입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양 회장은 “이회창 전 총재는 보수층 결집의 상징적 존재로, 이 전 총재 입단으로 집토끼 잡는 일은 마무리 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다만 안철수가 사퇴하면서 생긴 부동층·중도층·무당파층 공략을 위해 정책적 아젠다를 제시해야 한다. 자유롭게 여러 카드를 내밀어 지지층을 잡아야 한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사퇴결기도 그 한 예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 후보 사퇴로 대선이 또 다시 전통적인 지역구도, 진보와 보수의 대결 등으로 굳어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엔 “작게는 친노 대 친박, 크게는 보수 대 진보, 더 크게는 야당측은 유신 대 민주로 끌고 가려할 것”이라며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이념적 지평이 열렸다. 보수이념과 진보이념이 구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세대 간 투표경향이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을 띠고 있는 점에 대해선 “세대간 투표로 간다면 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것”이라면서도 “386세대, 이 세대는 이념성이 강하고 부채의식도 있다. 또 안정성도 가지고 있다. 이 세대가 가진 이런 부분들이 어디로 결집해 갈 것인지가 주목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가 26일 단독 TV토론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어떤 얘기들이 나올지에 대해서도 전망했다.
양 회장은 “자기정견 발표 자리 정도가 될 듯하다”면서 “중요한 건 안철수의 사퇴로 인해 빈 중도층 표심을 잡아낼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안철수와 치환될 수 있는 정책공약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를 상징하던 정치쇄신, 변화, 혁신적인 문제를 품어낼 것으로 본다”며 “그 다음 경제민주화 보완, 기타 복지 등의 워딩이 나오지 않겠나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일각에서 보듯 박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선거는 공학적 예측이 어렵다”면서 “안 후보가 사퇴하면서 지지율이 박 후보에 가 승기를 잡았다는 게 인구에 회자되지 않았나? 그러나 남은 기간은 적지 않다. 양 후보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네가티브 공방까지 벌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선거결과는 예측불허”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문 후보측이 안 후보 캠프를 끌어안으려면 “문 후보측 선대위원장 모두 사의를 표명하는 것처럼 물리적 표현, 형태만이 아니라 화학적 포용성을 보여야 한다. 용광로 캠프를 만들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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