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과 신혜식 부회장이 9일로 예정된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8일 “민주당이 대선 패배에 대한 분석과 자성 없이 현재의 봉합 수준으로 간다면 미래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비판적 전망을 내놨다. MBN 뉴스특보 출연을 통해서다.
먼저 양 회장은 범친노계 인사로 이번 대선에서 공동선대본부장으로 뛴 박영선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놓고 “당의 노선을 정립해야 하는 시기에 친노 계열의 인사가 부상된다면 당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결과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은 현재 문제가 많다. 대선 패배에 대한 평가 작업이 치열하게 전개돼야 하는 데 이를 생략하고 친노 인사가 다시 나온다는 건 수렁에 빠지는 길”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노선은 정확히 중도노선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국민의 환영도 많이 받았던 것”이라며 “민주당은 중도로 가다가 갑자기 친노가 중심이 되면서 중도좌파로 방향을 틀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치열하고도 냉철한 평가가 있어야 하고, 이것을 전제로 당의 본래의 노선이나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친노형 인사는 적합지 않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런데 지금 보면 친노형 인물만 부상되고 있다”며 “이렇게 된다면 나중에 만약 안철수 전 후보가 현실정치권에 진입할 경우 야권은 균열과 혼전을 겪을 것이고 당 자체의 존립 문제도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혜식 부회장 “대선 전엔 친노가 ‘안철수 바라기’ 대선 후엔 비노가 똑같아” 비판
신 부회장은 “문제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것인데, 패배 요인은 알고 있지만 책임과 반성은 하지 않은 단계”라며 “특히 문재인 후보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패배의 주요 원인이 된 50대들의 이탈에 대해선 문제 지적이 많았지만, 극단적 좌편향 부분에 대한 자성과 비판이 없었다”고도 했다.
신 부회장은 민주당의 비대위 국면에서 또 다시 거론되는 안철수 전 대선후보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그는 “안철수 전 후보는 문재인 전 후보와 사실상 결별수순을 밟았다. 본인의 말대로 대선에서 적극적이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됐다면 그 공간에 들어가 할 일이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친노와 결별한 상황”이라며 “민주당으로 영입된다면 비노세력에 의해 주도될텐데 그렇게 된다면 전면적 분당까지 갈 수도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비노세력도 신중히 고려할 것이고, 안철수 전 후보 입장에서도 쇄신하지 않은 민주당, 달라지지 않은 민주당 입당은 자신이 주창했던 새정치, 정치개혁과도 맞지 않게 된다. 대선 전엔 친노가 안철수를 바라보고 대선 후엔 비노가 안철수를 바라보는 형국으로 민주당이 분당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도저히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양영태 회장 “결과적으로 민주당 비대위가 만들어지게 된 것도 친노의 좌편향 때문”
민주통합당 정대철 상임고문이 이날 오후 MBN `뉴스 M`에 출연해 안 전 후보가 막판 민주당에 입당하려 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안 전 후보가 현 민주당에 합류하거나 야권 정계개편에 합류하는 문제가 안 전 후보의 정치개혁 소신과 맞지 않다는 비판론과 관련해선 양 회장은 “딴 길을 가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양 회장은 “안철수 전 후보의 기반은 중도성향의 지지층”이라며 “민주당이 당의 노선을 중도정당에서 중도좌편향으로 가져갔고 (그랬기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하고 결국) 비대위가 만들어지게 됐다. 친노와 비노가 싸우는 것도 결국 이런 이념적 배경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이 문제를 자꾸 뛰어넘고 간과하려 한다”며 “예를 들어 비노가 승리하면 안철수와 함께 하든 신당을 만들던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현재 하는 식으로 친노 대리자가 부상한다면 당은 바로 깨지는 것이다. 결국 당권의 문제인데, 누가 당권을 쥐는가는 즉 당의 노선을 말해주는 것이다. 중도좌편향이 친노의 노선이고 (친노의 부상은) 이런 이념성에 근거한 것인데 딴 길을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노 인사가 당권을 쥐게 된다면 좌편향된 당의 정체성을 유지한 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안 전 후보가 합류하는 것은 결국 그의 소신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양 회장은 박영선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게되는 것이 안철수 전 후보와의 연대가 아예 물 건너가는 것은 아니라는 유보적 입장도 함께 보였다.
양 회장은 “박영선 의원이 색깔이 강한 친노 인사는 아니기 때문에 박 의원 정치력에 따라 어느 정도 함수로서 달라질 수 있다”며 “옅은 색의 친노 인사라도 정계개편이 일어나게 된다면 안철수와 연대할 정치적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신 부회장이 친노가 장악한 민주당과 안 전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이 없다는 측면을 크게 본 반면, 양 회장은 그럼에도 박 의원이 비교적 친노 색이 옅은 인사이기 때문에 정치력에 따라 결합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본 것이다.
양 회장 “친노 주류의 자기 포기가 필수” 신 부회장 “친노의 극단적 좌파 고리 끊어내야”
특히 신 부회장은 민주당 친노 세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의 친노와 비노는 에너지가 다르다. 비노는 안철수에 가까운 중도층 에너지인 반면, 광장을 점령한 친노의 에너지는 우리 사회 극단적 좌파의 에너지가 강하다. 친노가 극단적 좌파와 함께 해왔기 때문에 고리를 끊기 어렵다”면서 “짬뽕식 혼재된 이념이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안 전 후보가 가기 어렵고, 어쩔 수 없이 봉합해 간다하더라도 언젠간 끊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분당 수순으로 가는 것이, 보궐선거나 총선을 통해 국민에게 심판받고 재기하는 것이 낫지 지금처럼 우왕좌왕 하는 것은 국민에게 실망만 더 안겨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양 회장도 “어쨌든 민주당이 대선 후유증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친노 주류가 자기를 포기하고 살신성인 격으로 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재기가 불가능하다. 비대위가 아니라 뭘 만들어도 힘들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분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민주당이 안철수의 새 정치 세력과 재편되었으면 되었지, 현재처럼 주류가 기득권을 행사하려한다면 민주당이 결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민주통합당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국회의원ㆍ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대선 패배에 빠진 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장에 5선의 문희상 의원을 만장일치로 합의 추대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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