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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롤러경기연맹, 뼈를 깎는 쇄신책만이 살 길이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알력다툼과 고질적관행 타파하고 선거제도 정비해야


지난 25일 치러진 제 15대 대한롤러경기연맹 회장 선거는 체육계에 시사한 바가 크다.

당초 유준상 회장 측은 10표 안팎의 득표로 싱거운 승리를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 총 13명의 대의원 중 7표를 얻은 유준상 회장이 6표를 얻은 코리아 진흥(주) 대표이사 홍광희 후보를 불과 1표 차로 제치고 힘겨운 승리를 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 대해 언론도 그렇고 체육계 내부에서조차 이런 박빙의 승부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필자 역시 이 선거를 관심있게 지켜본 당사자로서 이번 선거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초 연맹내부에선 유 회장에 맞설 후보가 나설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고 현 유준상 회장의 추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누가봐도 지난 4년에 걸쳐 유 회장이 이뤄낸 성과는 그 전에 비해 괄목할만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세계롤러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 대회에서 1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회 스피드종목 1위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이고 2011 여수세계대회 등 각종 국제·국내 대회도 성공리에 치렀다. 이런 노력 덕분에 한국 롤러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렸다는 것이 유 회장에 대한 체육계의 평가였다.

게다가 연맹발전을 위해 하나금융 등 우수한 스폰서쉽을 확보하고 각종 방송 신문을 통한 홍보활동도 두드러졌다.아시아롤러경기연합 수석부회장 당선과 한국-대만 친선교류전 개최로 국제무대에서의 활약상도 뛰어났다. FIRS 올림픽 특별위원 선정 등 롤러종목의 올림픽 진입을 위한 스포츠외교 활동도 눈에 띄었고, 지난해 말에는 롤러종목의 올림픽 진입에 대한 국민적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633km 국토대종주 마라톤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세계 스포츠계 정상들과 소통을 위해 4개 외국어를 공부하는 집념도 보여줬다.

여기에 새누리당 상임고문이라는 정치적비중과 여야를 넘어선 마당발 이라는 부지런함이 더해져, 연맹내부에선 그의 재추대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연맹 내부 임원들간 고질적인 알력다툼은 재추대가 아닌 선거판이 벌어지기에 충분했다.

연맹 내부 핵심인사가 세계스피드인라인연맹(CIC) 인사 추천이 배제되었다는 이유로 이를 불만삼아 다른 지방연맹 임원들을 부추켜 연맹과는 하등의 인연도 없는 인사를 회장 후보로 내세워 '선거판'을 만든 것이다.

한마디로 은밀하게 거사(巨事)를 꾸민 것이었다.

이런 거사는 아마도 13명에 불과한 지방연맹 대의원 표만 잡으면 누구를 내세워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이었을 것이다.지방연맹 회장 역시 이번 회장선거를 앞두고 거의 모두가 교체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런 어수선한 틈을 타 영문도 모른 채 선거에 참여했다. 2명의 대의원 추천서만 확보하면 된다는 내부선거규정을 이용해 후보등록을 하고 롤러와는 전혀 무관한 인사를 회장으로 옹립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불과 1표 차이이긴 했지만 이변은 없었고 이번 선거과정에서 연맹운영 알력다툼에서 불만을 품은 일부 임원들이 연맹을 쥐락펴락 하고 있는 내부 실상이 오히려 적나라하게 드러났다.이런 속사정은 롤러종목 뿐만아니라 아마도 다른 종목에서도 유사한 사정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선 드러난 허술한 선거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

실제로 대한롤러경기연맹은 이번 회장 선거를 앞두고 공정한 선거관리와 연맹발전을 위한 적합한 후보 선출을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제도를 도입했다. 선관위는 후보들의 기본 신상정보는 물론이고 후보의 출마동기, 공약, 포부 등을 대의원들에게 공개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또한 토론회를 통해 누가 진정 롤러연맹을 이끌 적임자인가를 전 롤러가족들에게 알릴 계획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특정 후보 측에서 이에 반발한 탓에 추진을 못하고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민주선거에서 후보들의 신상정보는 기본이다. 게다가 그 후보의 생각과 공약이 담긴 정책구상이 대의원뿐만아니라 롤러와 관계되는 모든 사람들에게 당연히 공개되어야 한다. 4년 동안 롤러연맹을 이끌 후보로 나선 인사에 대한 '알권리' 충족은 그야말로 선거의 상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당일까지 후보로 나선 인사가 도대체 누구인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노출되지 않았다. 선거당일 정견발표를 한 자리에서야 비로소 후보를 접한 인사도 상당수였고, 후보의 생각과 공약도 5분 동안의 정견발표를 통해 들은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해당 후보의 정견발표 내용 어디에도 구체적인 공약사항은 찾을 수 없었다.

후보가 차라리 유명정치인이나 유명기업인 이라면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유명세 때문에 신상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유명인사의 경우 설령 그가 체육계 인사가 아니더라도 이미 언론에서 그에 대해 검증한 전력도 있기 마련이고, 그런 전력을 통해 후보의 됨됨이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롤러연맹 회장 선거에 나선 모 후보의 경우 중소 무역업체 대표이사 라는 점 외에는 그가 무슨 이유로 출마한 것인지, 연맹발전을 위한 어떤 공약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전혀 알 길이 없었다.

그야말로 '깜깜이' 선거를 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자칫 돈 선거로 흐르기 마련이지만, 이런 문제를 떠나 '알권리' 충족이라는 기본적인 선거 원칙이 무시된 상황에서 후보로 나선 인사도 그렇고 이 인사를 회장으로 내세운 인사들이 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그 꿍꿍이 속을 알 길이 없다.

필자 역시 이날 선거 현장을 지켜보면서 여지껏 이런 잘못된 선거가 관행으로 자리잡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수 없었다.

선거에 참여한 대의원들의 월권행위, 선거를 앞두고 급조한 회장, 서울에 있으면서도 참여하지도 않은 회장의 이상한 처신, 어학실력이 없어 소통 못한 간부의 사욕이 빚어낸 조직 갈등, 선수육성을 하지도 않으면서 선수 몸값만 올려 놓은 지도자, 지방이든 중앙이든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깜깜이 선거로 회장을 선출하는 현실, 이런 고질적인 병폐를 뿌리 뽑지 않으면 롤러종목의 미래는 없고 후퇴와 쇠락만 있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유준상 회장은 이번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제반 문제점을 철저히 도려내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본인의 공약에서 밝혔듯이 외부인사들이 주축이 된 T/F팀을 만들어 3개월에 걸쳐 연맹 쇄신책을 만들어야만 한다. 뼈를 깎는 쇄신책만이 연맹발전은 물론 대한민국 체육계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유 회장은 T/F팀 가동을 통해 ▲돔 경기장 건설▲ 롤러저변 확대와 선수육성 ▲남북롤러교류 및 국제교류 추진 ▲40년 롤러사 편찬 등의 본인 공약사항의 큰 틀을 짜고 연맹운영의 큰 흐름을 체육계와 롤러인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중앙연맹기구의 조직도 새롭게 정비하고, 중앙과 지방연맹과의 협력은 기본이지만 최근에 불거진 지방연맹의 여러 문제점을 사전에 관리 감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대외협력과 홍보를 강화하고 각종 위원회 신설을 통해 외부의 유능한 인사를 영입해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한다.

능력 있는 인사를 쓰되 믿을 수 있는 인사를 써야 하며, 믿을 수 인사이되, 행정력과 협상력 그리고 추진력을 겸비한 인사를 써야 한다. '쇄신' 이란 용어는 정치권에서만 사용되는 게 아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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