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과 소설가 이외수는 애국우파 진영과 이념적으로는 그리 가깝지 않은 인사들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이 두 사람의 건강에 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해철의 소속사인 KCA엔터테인먼트는 10월 23일 오후 공식입장이 담긴 보도자료에서 “신해철 씨가 입원 중에 있는 서울 아산병원 의료진의 공식 소견으로 신해철 씨의 수술 경과 및 현재 예후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라며 신해철의 담당 주치의가 밝힌 내용을 서술했다.
서울아산병원 담당의료진은 “신해철 님은 2014년 10월 22일 수요일 오후 2시경 서울아산병원 응급실 내원. 내원 당시 무의식이었으며 동공반사 및 자발호흡이 없는 위중한 상태였으며, 혈압은 고 용량의 혈압상승제가 투여되면서 유지됐음. 본원 도착 후 원인 파악을 위해 각종 검사를 통해 복막염, 복강내고압, 심장압전(심장을 싸고 있는 심막 내부에 액채 혹은 공기로 인해 심장압박) 상태를 확인하고 당일 오후 8시에 응급수술을 시행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복강 내 장 유착 및 장 손상을 확인 후 장절제 및 유착박리술을 시행하고 흉부외과와 협진 하에 심막을 열어주는 응급배액술 및 세척술을 시행하고 개방복부상태로 수술 종료함. 수술 후 혈압은 안정화돼 혈압상승제 없이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아직 의식은 전혀 없고 동공반사도 여전히 없는 위중한 상태”이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의료진은 “향후 수일 내에 추가적인 손상 부위 확인 및 열어놓은 복강을 폐복 또는 부분 폐복을 위하여 추가 수술을 계획하고 있음”이라면서 “향후 뇌손상 정도를 파악하고 최소화 하기 위해 여러 과의 협진을 받아 노력하고 있으며 회복 정도는 장기간의 경과 관찰이 필요한 상태임. 앞으로도 저희 의료진은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지속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상태를 전했다.
신해철 위독, 이외수 위암 2기.. 우파들도 쾌유 기원
소설가 이외수 또한 위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지난 22일 이외수는 자신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긴 투병에 들어갑니다. 검사 결과,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로 판명됐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다시 여러분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빕니다. 제게 오는 모든 것들을 굳게 사랑하며 살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그는 "위출혈로 입원해 있습니다. 어제부터 각종 검사 및 수혈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쓰러질 때마다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입원 사실을 알렸다. 현재 그는 위암 2기에서 3기로 넘어가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암학회(American Cancer Society)가 밝힌 연구 결과에 따르면, 2기 위암의 생존률은 33%에서 46%에 달한다. 3기로 넙어들 경우 생존률은 더 감소하지만, 노령 환자들의 경우 암이 자연적으로 소멸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간혹 있다.
신해철은 지난 2009년 4월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에 성공하자 ‘경축’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북한이 로켓 발사에 성공하였음을 민족의 일원으로 경축한다”며 “핵의 보유는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하는 약소국의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인 바 있다. 논란이 인터넷에서 확산됐지만, 그는 끝내 사과하지도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도 않았다.
소설가 이외수 역시 트위터에서 좌편향 폴리테이너로 유명세를 유지해 왔다. 친노좌익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두터운 팬층이 형성돼 있지만, 그만큼 안티도 많다. 특히 안보 문제와 관련한 그의 부실한 논리는 항상 논란거리였다.
이외수는 안보문제와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논리적 결함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민주당·민노당 등의 종북성향을 비판하는 우파 네티즌들을 향해 “지들(우파)은 국방의 의무인 군대를 가지 않는 인간들이 오히려 더 많으면서, 누구보고 빨갱이래”라고 종종 반박하곤 한다.
그러나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이다. 군대에 다녀왔다고 해서 이념성향이 ‘우파’로 굳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군대만 다녀오면 종북행위도 면죄부를 받는다’는 이외수식 논리라면, 6·25 직전 국군 내부에 잠입해 있던 일부 간첩들과 여수·순천 반란사건을 일으킨 좌익 군인들도 ‘빨갱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괴상한 결론이 성립하는 것이다. 국가 안보에 대한 이외수의 고찰과 이해력이 일반인들에 비해서도 턱없이 부족함을 입증하는 사례다.
그러나 현재는 두 사람의 정치적 성향과는 무관하게, 그들의 쾌유를 바라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학 무시한 이외수, ‘자연요법’ 택할지 관심거리
그런데 위암 3기를 앞둔 이외수가 과거에 과학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있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외수는 자신의 저서 ‘말더듬이의 겨울수첩’에서 “이 시대의 과학이야말로 이 시대의 바보들이 만들어낸 인류최대의 진부한 미신이며 지상최대의 굿거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황의원 원장은 “소설가들은 기본적으로 인문학적 생태주의나 낭만주의에 강하게 젖어있어, 사실을 추구하는 과학에 대해선 빈번히 열등감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의학은 가장 발전한 형태의 응용과학 중 하나다. 이외수가 위암 수술을 하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현대 의학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따라서 과학을 무시하고 조롱했던 이외수가 암 치료를 위해서 과연 과학의 힘이 아닌 자연요법, 아유르베다 등 다른 방법을 사용할 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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