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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논설위원 중앙일보 퇴사, ‘강제퇴사’로 확인

본인 의사에 반한 회사측 조치로 드러나...‘조중동’ 좌클릭 상징되나

좌클릭중앙일보가 보수우파 논객 김진 논설위원을 사실상 강제 퇴사시킨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이날 갑작스런 퇴사 사유에 대해 자진 퇴사는 아니다회사의 결정이라고 본지에 밝혔다. 자세한 배경에 대해선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로써, 유명 언론인이 본인 의사에 반해 강제로 퇴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언론사는 일반 회사와 달리 기자 개인의 양심과 소신을 보장하는 아량을 미덕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김 전 위원 퇴사는 일반에 아무런 설명이 없이 이뤄졌다. 신문 칼럼과 TV 출연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유명언론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김 전 위원은 어제 TV조선에 출연하면서 중앙일보 논설위원이라는 직함을 사용해 의문을 증폭시켰다. 곧이어 조갑제닷컴에는 김 위원이 지난 25일자로 퇴사했다는 짤막한 기사가 올라왔다. 필명 문무대왕은 소식을 전하면서 중앙일보가 김진 논설위원을 왜 퇴사시켰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자진해서 사표를 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며 중앙일보 측에 해명을 촉구했다.

 

중앙일보가 아직까지 해명하지 않는 가운데, 사측이 김 전 위원을 내친 배경에는 노선갈등, 의견갈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일보와 JTBC가 포함된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최근들어 최순실 사태 관련 보도를 쏟아내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김 위원은 대통령 퇴진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또 중앙일보를 포함한 주류언론이 앞장서온 퇴진 촉구 촛불시위 규모도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등 사측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 퇴사를 좌클릭 행보를 이어온 중앙일보가 진보좌파언론을 선언한 상징적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2013년 한겨레신문과 사설을 공유하는 공동지면을 기획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조중동으로 불리며 보수우파 3대 언론으로 불리던 중앙일보라는 점에 비춰 파격적인 조치였다. 이후 국정교과서, 백남기 씨 사망 등 다양한 현안에서 보수우파 언론과는 선을 긋고 오히려 진보좌파 언론과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특히, 중앙일보는 최근들어 최태민=라스푸틴이라는 초대형 왜곡보도를 비롯해 검증 되지 않은 카더라 통신을 대거 활자화하고, 14일자 1면기사로 ‘100만 함성 그들이 역사다라는 기사를 싣는 등 대통령 하야 정국을 전사적으로 이끌고 있다. 손석희 사장이 이끄는 JTBC 역시 방송시간 대부분을 최순실 게이트에 할애하는 등 노골적인 좌편향 편성을 내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 '[뉴스검증] 중앙일보 ‘최태민=라스푸틴’ 기사, 최악 오보로 판명되자 조용히 삭제')

 

이런 가운데 김 전 위원은 보수우파 논객으로서 흔들림 없는 발언을 이어왔다. 국정교과서와 사드배치에 찬성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14MBC 특별대담에서 분노한 여론을 무릅쓰면서 대통령 하야 주장에 반대한 발언은 널리 회자됐다. 김 전 위원은 모든 정권이 다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다며 역대 정부의 부정부패와 비리를 열거한 뒤 김대중 정권에서도 삼홍 비리 등  4가지의 중대한 범죄가 저릴러졌는데 그런 김대중 대통령도 하야하라고 한다면 국민에 잘못을 빌고 기회를 달라고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사의 이념적 편집방향과는 별도로 특정 사안에 대해 사측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기자를 내보내는 것은 편협한 조치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미국에서도 진보좌파적인 언론으로 손꼽히는 뉴욕타임즈는 보수우파 칼럼니스트를 많이 기용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작고한 윌리엄 새파이어(William Saphire)는 물론, 현재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 로스 다우닷(Ross Douthat) 등은 대표적인 보수우파 논객으로 분류된다. 물론 이들은 소속 기자가 아닌 외부 필진이지만 뉴욕타임즈는 보수우파 논객들의 기고에 상당한 자유를 부여한다. 총기를 규제해야 한다는 사설을 내보낸 다음날 진보좌파 세력의 총기 규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요지의 보수우파 칼럼니스트 칼럼을 게재할 정도다.

 

김 전 위원은 JTBC 뉴스현장의 월·금 패널로 활동했지만 최근엔 출연하지 않고 있다독자들은 TV조선과 MBC 100분 토론 등에서라도 김 전 위원을 계속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조중동을 포함한 주류 언론 대부분이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고 있어, 당분간 김 전 위원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은 서울 출생으로 장훈고,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한국일보사 코리아타임즈 사회부 기자로 언론에 입문했다. 이후 중앙일보에서 사회부 기자, 정치부 차장대우, 논설위원, 기획홍보팀 팀장, 워싱턴 특파원, 국제부 차장, 정치전문기자(부국장급),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병역은 1981년 육군 병장으로 만기제대 했다. 저서로는 청와대비서실 시리즈(중앙일보/1992)’, ‘대한민국의 비명(기파랑/2012)’, ‘2015년 김정은 급변 터질 것인가(늘품플러스/2014) 등이 있다.

 

한편, 대통령 퇴진을 주도하는 조선일보에서도 최근 최보식 기자가 사측과는 다른 논조의 칼럼을 써 화제가 됐다. 최 기자는 조선일보가 대통령, 헌법 71대통령 권한대행수용하길등의 사설을 통해 연일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지난 18 [최보식 칼럼] 멈출 줄 알아야 위험하지 않다제하의 칼럼에서 촛불 들고 나온 사람들만 국민이 아니고 그 외침만 여론은 아니다언론도 들떠 있고 의기양양한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다고 냉정하게 지적했다.


동아일보에서는 송평인 논설위원이 최순실 사태 초기부터 현재까지 헌법적 절차에 따른 해법을 일관되게 강조해 주목을 받았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질세라 대통령 하야와 촛불시위 100만명설을 거침없이 주장해온 사측과는 다른 태도다. 송 논설위원은 지난 16일 '반 헌법적 사고들' 제하의 칼럼에서 "최근 일각에서 정치적 해법(解法)으로 제기하는 ‘헌법 71조 대통령 권한대행 수용’은 반(反)헌법적이다 못해 억지에 가깝다"며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상황을 사고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의 실질적 2선 후퇴 주장 역시 반헌법적"이라며 "지금은 1987년 6·10항쟁 같은 상황이 아니다"고 냉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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