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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한국이 길들여질때까지 괴롭히는게 중국의 행동원칙”

“중국은 상대방 행동이 마음에 안 들면 바뀔 때까지 괴롭힌다. 그래도 안 바뀌면 상대를 개집에 가둬 벌을 준다. 그래도 여전히 변하기를 거부하면 적절한 처벌 기간을 둔 후 상대를 개집에서 꺼내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굴면서 상대가 고마워하길 바란다”

영국 유력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문재인 정권하 한국의 중국 속국화를 우려하는 사설을 내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사설은 이코노미스트지 북미판과 유럽판, 아시아태평양판에 전부 게재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일(현지시각) 한미 정상회담 직후 ‘재회한 중국과 한국, 불안한 동거(South Korea  is  making  up  with  China, but a sour taste remains)’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국이 ‘개집 접근 방식(doghouse approach)’ 외교로써 한국 길들이기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한국을 굴복시킨 전략은 손자병법 혹은 고상한 유교적 사상의 정수가 담긴 외교가 아닌 ‘개집 접근 방식(doghouse approach)’“이라고 기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개집 접근 방식’의 요령에 대해서 “중국은 상대방 행동이 마음에 안 들면 바뀔 때까지 괴롭힌다. 그래도 안 바뀌면 상대를 개집에 가둬 벌을 준다. 그래도 여전히 변하기를 거부하면 적절한 처벌 기간을 둔 후 상대를 개집에서 꺼내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굴면서 상대가 고마워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바꿀 때까지 괴롭힌다(it bullies you until you change)’를 한국에 대한 행동 교정 원칙으로 세웠다면서, “제주도, 서울 유수 관광지에서 중국 관광객을 전부 철수시켰다”고 사례를 들었다. 이와 함께 ‘K-POP 스타 중국 공연 금지’와 ‘한국 재벌인 롯데 마트에 대한 중국 시장 봉쇄 조치’ 역시 중국이 한국에 가한 징벌로 규정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민으로서는) 요란하고 북적거리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서 한결 좋았지만, 씁쓸한 것이었다”며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 금지와 함께 한국 내수 시장 구매력도 앗아 갔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현대경제연구소도 인용하며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해 올해 한국경제 피해액(추산) 79억달러, 이는 한국GDP의 0.5%에 육박 한다”며 “한국은 (중국에 대해서) 엄청난 중범죄를 저질렀다는 착각을 할 수 있으나, 사실 한국은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자위적 차원의 사드 포대를 배치했을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의 군사 시설를 감시하는 사드 레이더에 대한 불쾌감에 기인한다”며 “중국은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롯데를 ‘콕 집어서(singled-out)’ 징벌적 보복(punishment)의 표적으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유아적인 자기 중심적(self-serving) 이익이, 북핵으로 인한 한국의 실존(existential) 위협보다 훨씬 상위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국민들은 이것을 극단적이고 일방적인 괴롭힘이라 여긴다”며 “사실 따지고 보면 사드 문제는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 탈주 행보를 방조(blind eye)하고 유엔 제재로부터 북한을 보호해온 책임”이라고 상기시켰다.

이코노미스트는 개집 전략의 마지막 단계인 ‘개집에서 꺼내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굴면서 상대가 고마워하길 바란다’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를 들었다. 이코노미스트는 “북핵 제6차 핵실험과 예정된 마지막 사드 배치 완료 후,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여름 동안 강경화 장관을 거칠게 야단친(hectored) 모습이 사라진 채, 강 장관을 밝고 상냥하게(sweetness and light) 맞이하면서 양국 간 돈독한 우의를 다지는 진기한 풍경이 유엔에서 포착 됐다”며 “그리고 중국 시진핑 주석은 다낭 에이펙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양국간 새 출발을 위한 회담을 제의했다”고 서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다른 형태의 개집 전략은 승리의 축포를 먼저 쏘는 것으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한국이 통큰 양보하에 이른바 3不 정책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며 “이에 대해 한국측 고위 관계자는 완강히(adamant) 부인하는 실정이지만, 현재 추가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한미일의 반중 군사동맹에 관해서는 해결된 것이 없으며, 정상급 의제가 아니라고 일축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국은 여전히 승리를 자축을 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주석은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입장을 내놓았다”며 “중국의 온건하고 절제된 외교노선 변경은 한중 양국이 북핵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는 공통의 목표가 있고, 국빈으로 방한한 트럼프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국제 사회에서 ‘괴롭힘 골목대장(bully)’으로 비춰지면, 중국의 공동 운명체 제안은 조소의 대상이 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코노미스트지는 말미에 한국이 처한 입장에 대한 통찰의 실마리도 제공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The proverbial shrimp between whales)’라는 속담을 인용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한다. “한국과 중국의 온건한 관계가 얼마나 유지될까?”

일각에서는 중국의 무례한 외교 행보로 인해 한국인들은 비호감 순위에서 중국이 일본을 밀어 낼 것이라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연세대 존 듀리(John Delury) 교수는 사드 보복에 대한 한국민들의 중국에 대한 악감정은 과거사에 기반한 반일 감정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존 듀리 교수는 한국이 오랫동안 중국의 속국으로 살았기 때문에 중화 사대주의 사상이 심연 깊숙이 잠재해 있으며, 한국인들은 강대국이 한반도에서 충돌할 때 역사의 참혹함이 재현됨을 직관적으로 감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영화 ‘남한산성’을 소개하면서 결론을 맺는다. 이코노미스트는 “영화 남한산성은 명과 청 두 강대국이 한반도에서 충돌할 때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에서 벌어진 휴먼드라마”라며 “쇠락한 명나라를 위해 결사항전할 것인가? 부상하는 후금과 화친을 맺을 것인가? 선택의 딜레마를 겪는데, 이는 현재 한국인에게 평행이론처럼 그대로 적용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쇠락하는 미국(명나라)과 새로운 질서를 알리는 중국(후금)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한국민의 심경이 이 영화의 흥행 요소이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정통 경제 전문지답게 비교적 냉정한 논조를 유지하면서 이번 사설에서 한국 독자가 거부못할 예리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과연 이 묵직한 한반도 정세를 감당할 역량이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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