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지도부 없는 반중(反中) 자유화’ 시위의 승리 요인으로 암호화된 메신저 앱 ‘텔레그램(Telegram)'을 통한 정보공유를 꼽는 서방 언론과 현지 언론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포춘은 먼저 홍콩의 금번 시위에 대해서 지난 2014년도에도 홍콩을 80일 동안 떠들썩하게 했던 ‘우산혁명’의 2.0 버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음부터 전했다.
‘우산혁명’은 행정장관 직선제 실현을 목표로 20만명의 홍콩 학생들이 들고 일어이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던, 미완의 자유화 시위다. 하지만 이번 ‘송환법 반대’ 자유화 시위는 ‘우산혁명’보다 훨씬 진화했다. 그 진화는 특히 디지털적인 요소에서 두드러진다.
포춘은 이번 시위 사태와 관련 홍콩의 시위 진압 경찰들은 과거와 다름없이 전통적 진압 기법인 최루탄, 고무탄 등으로 대응하는 반면, 홍콩 시민들은 첨단 디지털로써 당국의 추적을 영리하게 회피 기동을 하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당국과 홍콩 시민들의 대치 국면에서 새로운 첨단 디지털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
포춘은 관련해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outh China Morning Post, 이하 SCMP)’紙의 보도도 인용했다. SCMP는 “20대 이하의 'IT에 능통한(Tech-Savvy)' 신세대 시위대들은 위치 추적을 당할 수 있는 ‘교통카드(Octopus cards)’를 버리고 지하철에서 현금 결제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계속해서 SCMP는 “홍콩 시민들은 ▲작업모(Hard Hat), ▲고글(goggles), ▲마스크 등을 착용하며 홍콩 경찰 당국의 감시 카메라를 피하고 있다"며 시위대의 기민함을 소개하기도 했다.
홍콩 시민들은 ‘집회 시위에 관한 행동 준칙’에 추가로 ‘배급품 공급’, ‘안전 수칙’, ‘은신처’ 등을 SNS상에서 전파하기도 했다. 포춘은 이번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가한 이들이 최근 계정 검열로 악평이 난 '트위터(Twitter)' 대신에 '트위치(Twitch)'로 시위현장을 생중계했다는 점도 전했다. 추가로 포춘은 홍콩 시민들이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Telegram), ▲왓스앱(WhatsApp), ▲(Signal) 등 최대 20만 명의 그룹 설정이 가능한 암호화된 메신저 앱을 통해서 일사불란하게 소통했다는 점도 짚었다.
홍콩 시민들의 기민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홍콩 실정법을 활용해 디지털 보안 대비책도 수립했다.
“홍콩 경찰은 ‘지문/안면 인식(Face ID, Touch ID)’ 기능을 이용해 체포한 소민들이 소지한 스마트폰을 강제로 열람하고 있다. 하지나, 시위대는 홍콩의 ‘개인 신상 보호법’상 스마트폰의 ‘비밀 번호’에 대해서는 당국의 요구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규정에 착안해 휴대폰의 보안해제 설정을 비밀번호 입력 방식으로 전환했다”
홍콩 시민들의 이러한 ‘대응책(counter-measures)’에 대해서 홍콩 행정 당국은 강경한 ‘맞-대응책(counter-counter-measures)’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목요일, 텔레그램의 설립자인 파벨 두로프(Pavel Durov)가 중국이 홍콩 시위대들의 메신저 서비스를 방해하기 위해서 디도스(DDos) 공격을 한 점을 비판했다. 홍콩 경찰은 지난 20일 ‘공공안전위해죄(public nuisance crime)'를 공모한 혐의로 텔레그램 홍콩 지사 직원(22)을 구속했다”
현재까지는 중가식 디지털 전체주의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의 마수가 ‘일국양제’로 인해 홍콩에까지 미치지는 않았다. 이에 텔레그램과 같은 암호화된 메시지 서비스가 아직 홍콩에서는 비교적 접속이 자유로운 편이다. 디지털 싸움에서는 이길 수 있는 기반이 홍콩에는 아직 있다는 것.
하지만 포춘은 베이징이 일대일로의 남방 사업 일환인 “‘대만구(大灣區· 다완취·Greater Bay Area)’가 홍콩-마카오-광둥성까지 확대 통합되면 홍콩 내에서의 ‘디지털 자유’ 역시 앞으로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라며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으며 기사를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