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 전 의원, 김덕규 전 국회 부의장이 주도하는 정통민주당 창당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표로 추대된 한광옥 전 의원은 "총선 공천과정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친박과 친노계의 부활, 보복공천, 밀실공천 등으로 국민의 지탄과 함께 구태정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정치가 구태정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당자체의 과감한 혁신 없이 인적쇄신만으로는 한국정치에 관행처럼 이어져온 구태정치의 모순들을 결코 시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오랫동안 민주화와 민중생존권을 위해 헌신해 온 '정통민주당'이 녹색이념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며 오늘의 시대정신인 민주주의 발전과 서민경제 발전, 그리고 남북화해협력을 이룩할 가칭'정통민주당'을 출범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한광옥 등 구민주계가 정당개혁을 한다? 세상이 비웃는다
3일 전 새누리당의 전여옥 의원의 탈당 선언문과 비교하면, 무언가 중요한 내용이 빠져있다. 바로 노선의 문제이다. 전여옥 의원의 경우 새누리당이 보수의 주요 가치를 상실했다는 점을 주요 탈당 명분으로 들었다.
반면 한광옥 등 구 민주계는 현재의 민주통합당이 과거 전통적 민주당과 무엇이 달라서 탈당했는지 노선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밀실공천의 구태정치를 탈당의 이유로 삼고 있지만, 한광옥 등 구민주계야말로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돈공천, 계파공천, 밀실공천의 주범들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이다.
9년 전,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민주당을 깨고, 친노세력이 열린우리당을 창당할수 있었던 명분이 바로 돈공천 등 정당개혁이었다. 그 당시 호남까지 포함한 대다수의 국민들이 열린우리당 창당의 명분을 인정한 것도, 구민주계의 구태적인 정치 행태에 질린 탓이었다. 그런 구민주계가 9년이 지난 뒤 정당개혁을 모토로 창당을 한다?
솔직히 이야기해보자. 구민주계가 창당을 한 이유는, 바로 구민주계가 공천에서 심각한 불이익을 받았기 때문 아닌가? 같은 구 민주계라도 정균환 전 민주당 원내총무의 경우, 현재 경선을 치르고 있다. 한광옥이든 김덕규든, 정균환이든 공천만 받았으면, 앞장섰을 리가 없는 인물들이다. 국민들, 아니 당신들이 기대고 있는 호남인들이 이를 모르겠는가?
과연 한광옥, 김덕규 등이 말하는 민주당의 정통성과 혼, 맥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이나 할 수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럽다.
한명숙이 서민경제 발전과 남북화해협력 거부한 적 있나?
이들은 “민주주의 발전과 서민경제 발전, 그리고 남북화해협력을 이룩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가 언제 이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적 있는가? 노선이 똑같은데 정당을 하나 더 만들겠다면, 그건 결국 밥그릇싸움일 뿐이다.
한광옥, 김덕규 등은 이제부터 정확히 민주당의 역사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은 현 동아일보 창간자인 인촌 김성수 등 호남의 지주계급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창당한 한민당이 그 뿌리이다. 이에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건국 일등공신들인 신익희 전 국회부의장, 조병옥 전 경무대장이,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에 항거하며, 김성수 등 한민당 세력과 합당하여 1955년에 창당된 것이 바로 민주당이다.
이 민주당은 장면, 박순천, 유진산, 김영삼, 김대중으로 이어져 내려온다. 이러한 민주당이 역사적으로 종북주의 노선을 따랐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김대중의 민주당 시절에서도 현재의 종북세력과 손을 잡고 선거를 치른 적이 없다. 구 민주계가 비난하는 노무현조차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한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 집권 시절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스탠다드식 개방형 금융 및 경제개혁을 단행한다. 이는 군사정권 시절의 관치경제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방안이었다. 그래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시로 FTA를 연구를 시작했고, 이 연구보고서를 검토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미FTA를 추진한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근거로 볼 때, 민주당의 정통성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건국과, 4.19 등을 기점으로 한 민주화, 그리고 세계화를 위한 개방이다. 지금의 한명숙 체제의 민주당이 민주당의 정통성을 버렸다는 것은 바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종북세력과 손잡고, 김대중의 민주당의 최대 성과인 개혁개방을 뒤로 돌리고 있다는 뜻이다. 바로 한미FTA 폐기가 그 상징이다.
한광옥과 김덕규 등 구민주계는 이에 대해 당내에서 한번이라도 제동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현재 탈당설이 나도는 인물 중 이에 대해 문제를 삼았던 인물은 김대중 정권 시절 경제수석을 역임한 강봉균 의원 정도이다.
이미 “친노세력이 우리를 숙청했어요”라고 호남에 돌아다니면서 울고 불고 해도, 유권자들 눈 하나 깜빡 하지 않는다는 것, 2004년 총선에서 구민주계의 참패로 입증되었다. 현재 한광옥 등은 바로 그러한 참패를 또다시 반복하려 한다.
한광옥 등 구민주계, 억울하게 숙청되어도, 국익에 도움이 안 되는 인물들이면 도와줄 이유없어
국회의원직은 포상품이 아니다. 설사 친노계가 한광옥 등 구민주계를 부당한 방법으로 학살했다 해도, 국민입장에서, 한광옥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한, 그를 보호해줘야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전여옥은 자신의 지지층에 보수가치를 살려나가겠다고 호소했다. 그래서 보수세력은 전여옥을 지켜야 할 명분을 갖고 있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한광옥이 내세우는 노선과 한명숙의 노선에서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냥 낡은 구민주계 정계은퇴시켜도, 한명숙과 486세대가 그대로 추진하면 되는 일이다. 즉 이번에 창당된 정통민주당이 현재의 민주통합당의 종북노선과 차별화하지 않는 한, 지지세력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2003년 열린당 분당 때부터, 구 민주계의 설움을 이해하고, 늘 그들의 입장에서 글을 써왔다. 그런 나조차도 별로 돕고 싶지 않은 정당이라면, 일찌감치 정가 시끄럽게 하지 말고, 접으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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